마지막 회 토 온스타일 밤 11시 10분
마지막 회에 이르기 전까지, (이하 )는 잘 다듬어진 캐릭터 쇼였다. 방송은 도전자 한명 한명의 캐릭터를 꼼꼼하게 쌓아올렸으며, 우승자와 관계없이 풍성해진 캐릭터는 매회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입만 열면 눈물을 터뜨리는 강초원과 야무지고 욕심 많은 고소현, 경쟁심이 많은 이나현을 비롯해 모든 이들의 색깔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관계망까지 구축한 것은 이 쇼를 매주 지켜보게 하는 힘이었다. 때때로 은 뮤지컬 넘버를 개사해서 부르거나 황당한 설정에 맞는 포즈 취하기 등 생뚱맞은 챌린지 미션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이 또한 캐릭터의 옷을 입히는 데 살뜰히 사용됐다는 점에서 납득할 수 있는 장치였다.

다만, 최종회는 이 프로그램의 캐릭터 운용 방식이 ‘서바이벌’이라는 특성과는 밀접하게 연결되지 못했음을 깨닫게 했다. 수많은 도전자 중 단 한 명의 우승자를 선발하는 서바이벌 쇼에서는 그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며, 이는 개인의 성장 서사를 그려냄으로써 가능하다. 방송은 무덤덤했던 김진경이 승부욕을 불태우고, 건방져 보이던 여연희가 미션을 위해 아픔도 감수하는 과정을 담아내며 이들의 성장을 증명했다. 반면 최소라는 얄미운 행동으로 따돌림을 당하다 점점 존재감이 없어진 도전자로 그려지며 공감의 여지를 마련하지 못했다. 의기소침하던 그가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까지의 과정을 생략한 방송 때문에, 최소라의 우승은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서바이벌 쇼의 피날레를 위해선 성장 드라마의 완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한 시즌의 아쉬운 마무리였다.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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