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2’, 사서하는 고생으로 인생을 배우다
‘정글의 법칙2’, 사서하는 고생으로 인생을 배우다
‘정글의 법칙2’ SBS 일 오후 5시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 같아요.” 직접 몸을 움직여 힘으로 야생 멧돼지를 잡은 추성훈은 덫을 이용한 김병만과의 차이를 말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정글의 법칙2’ 안에서 멤버들이 맡은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 김병만은 뛰어난 적응력과 판단력으로 멤버들을 리드하고 추성훈과 리키 김은 함께 힘을 써야 하는 일을 담당한다. 노우진과 광희는 이들을 보조하며 팀의 분위기를 좀 더 즐겁게 만들고, 바누아투 편에서 가장 돋보였던 박시은은 멤버들 모두를 감싸 안는 역할이다. 이 모든 것이 “각자 할 수 있는 일”이고 이 일들 사이에 우열은 없는 것이 ‘정글의 법칙2’에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다. 시즌1이 대자연 속에서 악전고투하며 갈등하는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면, 시즌2는 힘든 상황이 닥쳐도 자신의 역할에 충실함으로서 병만족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과정이 담겨 있다.

그래서 병만족은 말말족과 마찬가지로 부족이기보다 가족에 가깝다. 같은 환경 속에서 같은 음식을 나누어 먹고, 삶에 닥쳐온 위기는 힘을 합쳐 이겨내고 기쁨은 함께하는 소규모 공동체로서의 가족이다. 병만족이 바투아누에서 알게 된 정글의 법칙은 생존의 기술만이 아니다. 이들은 정글이라는 대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면서도 그 안에서 관계 맺기를 포기하지 않고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인간 사회의 법칙을 배운다. 부족의 의식에 예를 갖추기 위해 그들과 마찬가지로 상체를 탈의하고 악수를 나누는 식의 배려를 한다든가, 그들의 문화에서 오늘의 우리와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정글에는 예상치 못한 위험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고, 혼자서는 한 발자국 나아가는 일 조차 쉽지 않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인생도 그렇다. ‘정글의 법칙2’가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정글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그것이 아닐까. 사서하는 고생을 통해서 인생을 배우는 방법을 ‘정글의 법칙2’가 찾아가고 있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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