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신>, 위기관리의 신
, 위기관리의 신" /> Mnet 수 밤 11시
불미스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고영욱의 출연 분량을 편집하느냐 마느냐의 논란 속에 시작한 5회 오프닝, 빌딩 옥상에 올라간 이상민은 영화 의 명대사를 빌어 절규한다. “영욱아 미안해. 나도 어쩔 수가 없나 봐. 정말 미치겠다. 5회 다시 다 찍어야 되잖아. 이 XX 안 걸리는 신이 없어.” 이상민의 긴 몰락과 초라한 현재를 적나라하게 전시하는 것은 을 이루는 코미디의 요체였고, 제작진은 늘 하던 대로 치부를 거침없이 까발림으로써 출구를 만들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 방송된 MBC ‘라디오 스타’ 역시 김구라의 부재를 굳이 감추려 애쓰지 않았다. 사건이 터진 뒤에야 비로소 입증된다는 것이 씁쓸하지만, 과하다 싶을 정도의 솔직함은 종종 쇼의 내구성에 도움이 된다.

에서 고영욱이 차지하던 비중은 제작진의 주장처럼 보조 MC 격에 그치진 않았다. 고영욱은 이상민이 화려한 과거 운운할 때마다 표절, 이혼, 부도, 도박 등을 논하며 그의 과거를 폭로하는 코미디를 이끌었다. 그래서 평소 고영욱이 할 법한 신랄한 폭로전을 샵의 이지혜가 벌일 때, Mnet 부산 예선을 마친 이상민에게 농을 걸어줄 이가 아무도 없을 때, ‘고영욱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은 그 빈 자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LSM 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은 “고 이사님 때문에” 실의에 빠진 이상민에게 ‘아빠 힘내세요’를 불러주고, 그 와중에 눈치 없는 매니저는 “고 이사님께 5만원 꿔드렸는데 어떻게 받아야 하나” 고민한다. 채리나는 대놓고 고영욱의 안부를 묻고, “난 (룰라) 오빠들 기사 나오는 거 보면 심장이 벌렁거”린다며 오랜 마음고생을 토로한다. 치부를 감추는 게 아니라 드러내는 쇼이기에 사건이 터져도 정면으로 대응할 수 있다. 씁쓸함은 여전하지만, 이만하면 준수한 위기관리다.

글. 이승한(자유기고가) 외부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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