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라면가게>, 순정을 향한 마음의 소리
, 순정을 향한 마음의 소리" /> 최종회 tvN 밤 11시
‘꽃미남 라면가게’는 망하고 모두가 뿔뿔이 흩어졌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였다. 군 입대 후 2년 만에 양은비(이청아)와 재회한 차치수(정일우)는 여전히 느끼하고, 윤소이(호수)는 크리스마스에 남자친구인 김바울(박민우)을 내버려두고 다른 남자를 만나며 여전히 쿨한 연애를 지향한다. 결혼을 포기하고 정규(김일웅)와 연애하는 강동주(김예원) 역시 전처럼 툴툴거리기만 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변화가 감지된다. 제대 후 연락도 없었던 옛 남자친구에게 쩔쩔매던 은비는, 이제 치수에게 왜 2년 동안 연락하지 않았는지 당당하게 묻는다. 소이 때문에 늘 속만 썩던 바울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마음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정규 또한 가벼운 뽀뽀로 동주를 달래준다. 이들의 순정은 변하지 않되, 그 방식은 적극적인 것으로 변했다.

재벌 2세와 평범한 여자의 사랑, 출생의 비밀 등 온갖 클리셰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식상하지 않았던 건 바로 그 때문이었다. 어떤 장치를 끌어오든 는 순정에 대한 이야기를 우직하게 밀고 나갔고, 결국 그 정의까지 새로이 써냈다. 라면가게와 은비를 위해 조용히 떠나준 치수가 아닌 “피칠갑 하러” 차성그룹 사장실로 쳐들어간 은비로 인해 둘의 사랑이 결실을 맺은 것처럼, 순정은 “포기할 것도, 책임질 것도 없는 사람들이나 가지는” 순진한 사치가 아니라 사랑을 위해 진창에 발을 들일 수 있는 사람들의 힘인 것이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건, 지금 자신의 욕망에 귀 기울이며 충실히 따르는 것뿐이다. 막힌 변기를 뚫다가, 또는 신부대기실에 앉아 있다가 문득 마음의 소리를 듣고 각각 치수와 정규에게 달려간 은비와 동주처럼. 는 이 쿨한 연애시대에 보내진 가장 “핫”한 러브레터였다. 그리고 “라면은 타이밍이 중요”하듯, 순정에 대해 꼼꼼히 써내려간 이 편지 역시 제때에 당도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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