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홀릭>, 즐겨찾기를 누르기엔 아쉬운 블로그
, 즐겨찾기를 누르기엔 아쉬운 블로그" /> 채널A 밤 10시 20분
홍보를 필요로 하는 신작은 계속 개봉을 을 하고, 지난 개봉작은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유난히 못 만들기도, 특별히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기도 어려운 종류의 방송이다. 섭외와 자본의 절대적 필요가 적지만, 그만큼 기획 자체가 발휘하는 힘이 두드러지는 콘텐츠인 까닭이다. 채널A의 은 이러한 프로그램의 특징을 간파한 듯 재기발랄한 접근법을 방송의 고유한 태도로 삼는다. 예고편과 본편의 간극을 설명하면서 개봉작을 소개 하거나 영화의 애정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은 직관적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참신한 발상이다. 더욱이 김태훈을 중심으로 다섯 명의 고정 패널이 방담을 나누며 진행하는 방식은 직설적인 평가를 끌어내고, 영화와 무관한 웃음을 유발하는 등 ‘이야기 하기’ 자체가 발휘하는 매력을 활용한다.

그러나 다른 프로그램의 코너 하나에 해당될 이러한 접근법이 한 시간 내내 지속되는 것의 효과에 대해서는 재고의 여지가 필요하다. 윤세아의 엉뚱함이나 장항준, 허지웅 사이의 긴장감은 효과적인 양념이지만, 이는 자칫 프로그램의 산만함을 조장하는 위험요소이기도 하다. 같은 접근이 반복되면서 캐릭터는 금방 식상해지고 코너간의 차별 점은 희미해진다. 소개된 작품들이 뚜렷한 선정의 이유나 균형감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 역시 고민할 지점이다. 노골적인 토크를 기획하면서 ‘섹스’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합의점을 만들지 못한 채 전반부에서는 묵음처리를 했다가, 후반에서는 이를 허락하는 태도는 자연스럽기 보다는 기획과 연출의 불일치를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 요컨대, 은 신경 쓴 블로그를 보는 기분이다. 쉽게 술술 읽히는 것은 장점이지만, 다양한 동시에 전문적인 매거진에는 못 미친다. 즐겨찾기에 등록할 치명적 매력의 블로그, 재기발랄한 매거진, 앞으로 가능성은 다양하지만 무엇에 도달하든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만은 분명한 출발이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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