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토크의 주체 김제동을 만나다
, 토크의 주체 김제동을 만나다" /> 화 KBS2 밤 11시 5분
“도시에 나와 있다가 시골집에 돌아갈 때는 뭐가 없어도 옷이라도 입고 가야…” KBS 출연으로 1년 만에 KBS에서 얼굴을 볼 수 있게 된 김제동의 첫마디였다. 상황이 어찌 되었든 자신이 데뷔했고,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얻었으며, 대상을 받기도 했던 방송사를 고향이라 말하고, 그 앞에서 단정한 옷을 입고 예의를 갖추는 사람. 김제동은 그런 사람이었고, 그런 토크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사실 가 던진 질문들도, 그에 대한 김제동의 답변도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산에 대한 이야기도, 매형에 대한 추억도, 김제동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된 뒤로 오히려 더 자주 만날 수 있었던 지면 인터뷰에서 보아온 내용이었다. 하지만 활자로 인쇄된 글을 읽을 때와 직접 이야기를 들을 때 받게 되는 느낌은 전혀 다른 것이고, 김제동은 그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방송인이다. 김제동이 순간 먹먹해지는 마음을 숨기듯 잠시 사이를 두고, 돌아가신 매형의 “철사 사온나”라는 한마디가 자신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마디라고 말하는 순간, 김제동의 진심은 브라운관 너머로 전달된다. 그래서 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김제동에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득을 본 셈이다. 무대 왼편에 나란히 앉아 있던 네 명의 MC는 기계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 말고는 거의 관객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관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나은 진행을 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김제동은 그 거리를 좁히고 간극을 메워 주었다. 김제동은 어느 순간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했고, 토크의 주체가 되었다. 그래서 가 지금과 같이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더 나은 변화를 꾀하고자 한다면, 김제동은 그 힌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제동 같은 게스트는 많지 않다. 그게 의 딜레마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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