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프린세스>, 그 많던 박해영은 어디로 갔을까
, 그 많던 박해영은 어디로 갔을까" /> 7회 MBC 밤 9시 55분
방송 4주째, 아직도 황실재단 발족식을 발표하는 자리이자 황실과 황궁의 모습을 대중에게 처음 선보이는 기자 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6회처럼 느슨한 스토리의 공백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기자 회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 인물들의 본심과 욕구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설(김태희)은 박해영(송승헌)에게 “박해영 씨가 제일 미운 적이 아니”라고 고백하면서도 “친아버지 누명 벗기자고 우리 가족들 상처주는 일 절대 싫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고, 황실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오윤주(박예진)는 그동안 눈엣가시였던 이설을 본격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박해영이다. 오윤주와 박해영은 둘 다 ‘황실 재건과 대한종합그룹의 재산 환원을 막아야한다’는 동일한 목적을 추구하는 인물임에도 각각의 존재감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오윤주는 현재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고 누구와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지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반면, 공주를 보호해야 할지 재산을 지켜야할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박해영은 기껏해야 남정우(류수영) 교수 앞에서 이설을 망신주거나 유치하게 시비를 걸고 있을 뿐이다. 이설에 대한 박해영의 감정이 모호한 것과 캐릭터가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게다가 이설은 “어허, 무엄하도다!! 다 너 때문이다!”라는 미실 성대모사 등으로 빈약한 이야기를 개인기로 지탱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으니 이대로라면 남자 주인공의 존재감이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건 시간 문제다. 다만 희망이 있다면, SBS 를 마친 김은숙 작가가 이 작품의 크리에이티브 작가로서 본격적으로 대본 작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과연 그는 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줄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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