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트>, 현실 정치의 거울
, 현실 정치의 거울" /> 9회 수-목 KBS2 밤 9시 55분
“그럼 우리 쪽의 화력을 키워야죠.” 장일준(최수종)이 대선 후보 경선의 라이벌인 김경모(홍요섭)에게 처가인 대일그룹의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로 덜미를 잡히자 아내 조소희(하희라)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대일그룹이 김경모의 아내와 비서에게 넘겼던 떳떳치 못한 돈의 기록을 무기로 장착한다. 내가 청렴해질 수 없다면 상대방의 비리를 더 캐내야 한다. 그것이 에서 벌어지는 정치 공학이다. 이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 현실 정치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조태호(신충식) 대일그룹 명예회장은 사위 장일준의 경선 승리에 보탬이 되기 위해 검찰에 자진출두하고 장일준은 대일의 비리를 공론화해서 자신의 청렴함을 더욱 강조한다. 물론 장일준은 경영권 세습에 대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분노할 정도의 도덕적 품성을 갖췄다. 처와 비서의 비리는 자기와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억울해하는 김경모의 성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정치란 결코 한 개인의 순수한 행동일 수 없다. 수많은 사람들과 얽히고 다양한 행위가 누적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유권자 역시 죄와 결백의 단순한 프레임으로 누군가를 선택할 수 없다. 가 괜찮은 정치극인 건, 후보 간 공방을 박진감 있게 묘사할 뿐 아니라 이러한 정치의 어려움을 환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가 순수할 수 없다는 것이 불순한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제법 정의로운 의지를 정치라는 맥락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펼쳐 좀 더 옳은 결과를 만드느냐다. 장일준은 경선 승리를 위해 청와대를 해킹했고, 김경모의 참모는 상대편 캠프 팀장을 회유해 정보를 빼냈다. 과연 는 이 복마전 안에서 한 줌의 순수함을 지키는 방식까지 보여줄 수 있을까.

글. 위근우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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