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아름다웠던 바르샤와 아스날
아름다웠던 바르샤와 아스날" /> 바르셀로나 VS 아스날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말했다. “단 5분 만이라도 승리에 관계없이 피치 내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구사 하는 게 내 꿈이다.” 그 꿈은 아스날의 홈 경기장에서 이미 일주일 전에 이루어졌다. 문제는 그 완벽한 팀이 아스날이 아니라 상대 팀이었던 FC바르셀로나라는 것이었지만. 유럽 챔피언스리그 09-10시즌 8강 1차전의 전반전, 세계의 축구 팬들은 ‘꿈의 팀’을 보았다. 1차전 초반 20분 동안 바르셀로나는 전 시즌 세계 최초 6관왕을 거둔 팀의 진짜 실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 1차전에서 2골을 기록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부상으로 빠졌지만, 바르셀로나의 홈 ‘Camp Nou’에는 메시가 있었다. 홈-어웨이 두 경기의 결과로 승패가 결정되는 챔피언스 리그의 룰에 따라 1차전을 전반전, 2차전을 후반전에 비유한다면 메시는 서태웅처럼 “전반은 버린 것”이었다. 1차전에서 주춤했던 메시가 날아오르자, 경기력과 상관없이 1차전의 2:2라는 스코어로 끈질기게 이어갔을 아스날 팬들의 희망고문도 거기까지였다. 메시는 전반에만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후반전에 한 골을 더 넣으며 한 경기에 4골로 단숨에 득점왕으로 올라섰다. 성장 호르몬이 불균형해 키가 크지 않는 병을 앓던 아르헨티나의 축구 신동을 바르셀로나로 데려가 치료비를 책임지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시킨 동화 같은 이야기는, 이렇게 신화로 완성되었다. 공은 둥글기에 바르셀로나가 과연 챔피언스 리그 최초로 2연패를 이룰 수 있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리오넬 메시의 축구를 지켜보는 것은, 오래 전 펠레와 마라도나 같은 선수와 동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그들의 전설 같은 경기를 추억하듯 앞으로도 오래도록 자랑할 일이 되리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이 소년을 메시아(Messiah), 신이라고 부른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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