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vs <북극열전>
vs <북극열전>" /> MBC 월 밤 11시 5분
1990년대를 풍미한 뮤지션들이 나와 토크를 한다. 그들이 아끼는 노래의 순위를 정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MBC 의 ‘라디오 스타’가 아니라 MBC 다. 어제 윤종신, 유영석, 주영훈, 김현철이 출연한 에 기시감을 느꼈다면 이 때문일 것이다. 이들 중 주영훈을 제외한 세 사람은 이미 ‘라디오 스타’에서 음악과 추억에 대해 숱하게 얘기했고, 그들 스스로가 뽑은 최고의 자작곡도 ‘라디오 스타’에서 했던 것들이다. 게다가 윤종신과 패널로 출연한 임형준의 사연은 ‘라디오 스타’에서 나왔고, 주영훈의 히트곡 ‘사랑스러워’를 김종국이 부르기까지의 사연은 여러 토크쇼에서 되풀이 됐다. 이전의 가 같은 뮤지션이라도 김태원-신해철-김종서의 ‘로커 특집’처럼 다른 토크쇼에서 발굴하지 못한 이야기거리로 차별화가 가능했다면, 어제의 는 기획과 토크를 위한 취재 모두 안일했다. 물론 모든 방송마다 웃길 수는 없다. 하지만 엇비슷한 게스트를 놓고 그들의 노래에 관한 사연들을 롱테이크처럼 보여주는 진행은 ‘라디오 스타’에서 20여분이면 될 내용을 한 시간으로 늘인 듯한 지루함을 보여줬다. 새로운 토크 거리가 없다면 다양한 코너라도 마련해 그들에게 무언가 꺼내야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메인 MC들이 던지지 못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길과 이하늘이 있고, 게스트간의 공간적 거리를 좁히며 더 빠른 토크를 유도하는 ‘골방토크’의 부재는 더욱 눈에 띄었다. 물론 메인토크는 ‘골방토크’와의 차별화를 위해 보다 정제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겠지만, 기획이 뒷받침 되지 않을 때 이런 콘셉트는 오히려 토크를 가로막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의 기획이 한창 때보다 기세가 꺾였다는 얘기다. 아무래도 유재석이 회의를 할 때가 된 듯하다.
글 강명석
<놀러와> vs <북극열전>
vs <북극열전>" /> 1부 EBS 밤 9시 50분
이른바 ‘지상파 3사’의 규모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지난 수년 동안 EBS 다큐멘터리는 다양한 형식적 실험과 깊이를 향한 꾸준한 탐구의 양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왔다. 가 보인 파격의 파장은 컸고 은 대중적으로 성공했으며 는 ‘작가주의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모델을 보였다. 그런 면에서 봄 개편을 맞아 EBS가 야심차게 내놓은 5부작 은 상당한 기대작이었다. 2008년 히트했던 MBC 과 비슷해 보이는 주제를 다루지만 급변하는 국제관계 안에서 북극의 가치와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 등을 시사적으로 접근한다는 방향성 또한 흥미롭다. 그러나 프롤로그인 ‘위기의 북극을 가다’는 쇄빙선 루이스호의 여정, 각 국가의 북극 연구 내용, 북극 얼음의 종류와 성질, 지구온난화가 물범과 이누이트에 미치는 영향 등 다채로운 재료를 산발적으로 건드렸을 뿐 명확한 첫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북극의 얼음을 가르는 쇄빙선 위의 연구에서 한국의 온난화 부작용으로 건너뛰는 과정은 거칠었고, 딱딱한 내레이션과 인터뷰이의 답변 외에 아무런 시각적 정보도 주어지지 않는 지극히 ‘전통적인’ 방식의 구성도 아쉬웠다. 만약 98년 이후 우리 바다에서 명태를 잡지 못했다는 선장으로부터 출발해 북극으로 이야기를 확장시켰다면 어땠을까. 북극도 온난화도 멀게만 느끼는 시청자에게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대기권, 역학 작용, 기후변화 같은 단어들을 보다 직접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했을까. 모든 다큐멘터리가 두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방송 다큐멘터리에서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필요하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당위성이 뚜렷하다면 더욱 그렇다.
글 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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