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가 떴다’ vs <아마존의 눈물>
" /> ‘패밀리가 떴다’ SBS 일 오후 5시 10분
패밀리의 마지막 여행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패밀리들은 여전히 게임을 했고, 새벽일을 걸고 사랑의 작대기를 이어갔으며, 좁은 방에서 복작거리며 자고 일어나 아침밥을 만들어 먹었다. 마지막 아침식사였던 팥 칼국수를 스태프들에게 대접한 것을 제외하면, 늘상 보던 아침 풍경이었다. 출연자의 투입과 교체, 그리고 연이은 논란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패밀리가 떴다’는 뚜렷한 장점을 가진 프로그램이었다. 유재석과 이효리, 윤종신을 제외하면 예능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멤버들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로 신선한 재미를 주었고, 남녀멤버가 섞인 리얼 버라이어티로서 새로운 권력구도나 관계의 긴장감 또한 부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정된 형식 속에서 역시 고정되어버린 캐릭터들이 주는 재미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멤버들 간 캐릭터가 겹치고, 이미지가 소진되면서 ‘X맨’의 야외판에 가까워졌던 ‘패밀리가 떴다’는 결국 1년 8개월 만에 마지막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리얼 버라이어티 전성기 프로그램 중 가장 빠른 퇴장이며, 꽤 오래 전부터 예정되어 있었기에 생각보다 조용한 퇴장이기도 했다. 설 특집으로 ‘패밀리가 떴다’ 1기 멤버들의 패밀리 어워드가 진행되고 나면, 새로운 멤버들로 꾸려진 ‘패밀리가 떴다’ 시즌2가 시작된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으로 보았을 때, 멤버들 전부가 바뀌는 것을 제외하면, 배경과 형식은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는 한계처럼 보였던 고정된 형식을 유지하고, 그 틀 안에서의 작은 변화를 선택했다. 과연 국민남매 유재석과 이효리 없이도 패밀리는 패밀리일 수 있을까.
글 윤이나
‘패밀리가 떴다’ vs <아마존의 눈물>
" /> 에필로그 MBC 금 밤 10시 55분
이 날을 위해 눈물을 아껴뒀던 것일까. 아름다운 아마존과 원주민들의 모습 그리고 그곳의 비극을 카메라에 담으면서도 묵묵한 관찰자의 태도를 유지하던 은 에필로그의 마지막 이별 부분에서야 눈물을 보이는 것을 허락했다. ‘250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마침내 비행기에 오르는 제작진들을 향해 와우라족의 귀여운 소녀 야물루가 “여러분을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라며 울먹인다. 한 부족민은 촬영감독의 손을 꼭 붙들고 걷는다. 여기저기에서 이별의 포옹이 목격된다. 5부작 동안 우리에게도 잊지 못할 기억을 안겨준 원주민들의 모습은 그렇게 끝까지 순수한 민낯으로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스스럼없이 먼저 다가와 쓰다듬고 어루만지는 조에족, 마루보족의 고아 소녀 릴리아니가 외롭게 밥을 먹는 모습, 간염에 걸려 죽어가는 마티스족의 비나가 아들에게 사냥법을 가르치는 장면 등 그간의 인상적인 순간들이 제작진의 시선으로 다시 한 번 환기된 ‘에필로그’는 그들에게 답하는 제작진의 인사였다.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거친 야생의 땅을 뒤로 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그들의 표정에선 시원함보다 무거움이 느껴졌다. 공중에서 보면 푸르고 광활한 밀림 여기저기에 불타고 있는 숲의 연기가 한눈에 들어온다고 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방화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20년 뒤에는 약 절반이 사라진다는 원시의 땅. 그곳의 마지막 순수가 어찌 눈에 밟히지 않을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 궁금해질 것 같아요. 잘 살고 있을까.” 송인혁 촬영감독의 마지막 소감이 바로 시청자들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글 김선영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