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 했어요> vs <하땅사>
vs <하땅사>" /> MBC 토 오후 5시 15분
“설마, 정말 이것도 가상으로만 받아들이는 건가?” 케이블TV에서의 가상 연애와 데이트에 대해 “그건 가상이잖아”라고 변명한 조권에게 화를 내면서, 가인이 했다는 생각이다. 가인의 이 고민은 (이하 )가 탄생되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현재의 포맷이 유지되는 한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고민이다. 태생적으로 이 고민에서 한 발 비켜서 있을 수 있었던 김용준-황정음 커플이 하차한 뒤, 지금의 을 지탱하고 있는 ‘아담커플’(조권-가인)은 이 고민을 가장 가볍고 솔직하게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이 처음 방영되었던 때에는, 제작진과 출연진만이 아니라 시청자들까지도 가상과 현실, 프로그램을 위한 연기와 진심 사이를 갈팡질팡 했었다. 하지만 가상의 데이트, 연애, 동거가 TV 속에서 일상화가 된 지금, 거의 ‘미션 수행기’ 수준이었던 이전 커플들, 그리고 현재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이선호-황우슬혜 커플과는 다르게, 순간에 충실하며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아담커플은 신선하다. 이들은 지나치게 진심을 강조해 보는 사람을 부담스럽게 만들지도 않고, 가상의 커플인 것을 잔뜩 티내며 산통을 깨 놓지도 않는다. 아담커플은 미션 수행 과정에서 티격태격하면서 사소하게라도 스스로 ‘추억’이 될 만 한 이벤트를 반복해서 만들면서 이들이 어떤 ‘관계’ 속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만든다. 조권의 마트 고백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미션이 주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이들이 서로에게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면서 내기를 걸었기 때문이다. 감동의 이벤트나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는 감정적 소모 없이도, 사소한 일상으로 재미를 주는 아담커플은 마치 ‘우결월드’의 신인류처럼 느껴진다. 실제 커플이었던 김용준-황정음 커플의 하차 이후, 다시 예전과 똑같은 딜레마로 빠져들 것 같았던 은 의외로 ‘어떻게’가 아닌 ‘누가’의 방식으로 프로그램의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쓰고 있다.
글 윤이나
<우리 결혼 했어요> vs <하땅사>
vs <하땅사>" /> MBC 일 오후 4시 10분
이번 주에도 의 MVP는 ‘괜한 자존심’이었다. MC들은 3주 연속 MVP의 영광을 칭찬하며 ‘처음 있는 일’을 강조했지만, 치열하지 않은 라이벌들 덕분에 이들의 선전이 조금 바래진 것도 사실이다. ‘괜한 자존심’만 놓고 보자면, 코너는 생각보다도 빨리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각자의 캐릭터는 확고해 졌으며 초반에는 미묘하게 자존심을 세우는 분위기를 확실하게 깔아 놓고 후반으로 가면서 막무가내 난장이 시작되는 타이밍은 절묘하다. 셋의 호흡 역시 명불허전이다. 내러티브와 캐릭터, 그리고 유행어까지도 아우르는 잘 만든 코너의 요소들을 두루 챙기고 있으니 가 아닌 프로그램에 섞어 놓더라도 우등코너로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MVP를 제외한 나머지 코너들은 아무래도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양희성의 임신 덕분인지 역동성이 사라진 ‘네바퀴’는 장삼란 혼자만의 분투로 코너를 이끌어 나가기에는 힘에 겨워 보이며, 지나친 역동성에 기대고 있는 ‘안녕’은 반복되는 패턴을 뛰어 넘어 ‘허를 찌르는 한 수’가 아쉽다. 신동엽에 버금가는 연기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손헌수의 ‘CSI 과학 수사대’는 회를 거듭할수록 산만함을 더하고 ‘좀비’로 악전고투하고 있는 이재형은 차라리 개인기인 고릴라, 송아지 흉내를 코너에 접목시켰으면 할 정도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결국 이번 주에도 에서는 폐지 코너가 탄생하지 않았다. 출연자들은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 내렸지만 제작자와 시청자에게는 이것이 꼭 해피엔딩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글 윤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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