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일요일 밤에> vs < SBS 스페셜 >
vs < SBS 스페셜 >" /> MBC 일 오후 5시 20분
(이하 )는 감성, 눈물, 감동, 계몽 코드로의 회귀를 선언했다. 예능이라고 100% 웃고 떠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눈물이 있는 스토리를 만나는 것과 눈물을 짜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글로벌 봉사활동 프로그램인 ‘단비’와 아버지에게 힘을 드리고 희망을 찾아준다는 ‘우리 아버지’ 모두 눈물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다른 이유다. ‘우리 아버지’는 아버지의 눈물과 애환을 시장통에서만 찾으려고 하는 무언의 이미지화가 불편하다. 네댓 명의 아버지에게 슬픈 사연을 듣고 그중 1등을 골라 냉장고를 선물하는 구성은 더 큰 눈물을 노골적으로 강요한다. ‘헌터스’의 경우 이금희의 안쓰러워하는 내레이션, 멧돼지 관련 통계와 주민들의 증언을 교차 반복하며 멧돼지 사냥의 당위를 세뇌시킨다. ‘농민을 도와 드린다’는 대의 아래 사냥개도 도우미견이 되고, 엽사도 자원봉사자가 되며 총은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한 호신용품이 된다. 멧돼지 사냥의 당위에 대한 강박적인 연출과 멧돼지라는 거대하고 난폭한 동물을 찾아서 사냥하는 모험과 스릴이 킬링 포인트라는 것을 애써 숨기는 모습에서 ‘불도저 계몽’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출연진과 제작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시청자가 카메라 안에 들어온 리얼 버라이어티의 세상에 은 이른바 ‘주입식 예능’으로 돌아왔다. 이 장르가 망한 이유는 명확하다. 온갖 무리수로 짜낸 눈물과 억지의 식상함 때문이다. 게다가 방법론적으로 먼저 울어서 온 국민을 울릴 줄 아는 MC는 현재 강호동과 김제동 밖에 없다. 과연, 도 처럼 이에 대한 답변이 준비되어 있을까?
글 김교석
<일요일 일요일 밤에> vs < SBS 스페셜 >
vs < SBS 스페셜 >" />< SBS 스페셜 > SBS 일 밤 11시 20분
한눈에도 낯익은 풍경이 있다. 키 작고 푸른 풀밭과 그 사이로 저 멀리부터 이어져 난 작고 길고 구부러진 길. 한 가족이 그를 따라 걸으며 무언가를 흉내 내고 유쾌하게 웃는다. 아리아리랑~ 노래를 흥얼거리며. 여기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가족이 재연하고 있는 풍경은 영화 의 그 눈부시던 롱테이크 신이다. 외로운 소리꾼 가족이 걷던 소리길을 지금 다시 수많은 이들이 걷고 있다. 제주 올레에서 시작된 길 걷기 열풍이 이곳 남도의 끝까지 불어와 푸르고 조용하던 섬은 손님맞이로 기분 좋은 활기를 띠게 되었다. “다른 여행과 다르게 이렇게 길을 걸으면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아요.” 한 가족여행객의 말이다. ‘길, 매력을 팔다’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 SBS 스페셜 >은 우리나라 여행 트렌드를 바꿨다는 제주 올레의 대성공 이후 전국 곳곳으로 뻗어나가는 길 가꾸기 운동을 조명한 기획이다. 산과 들과 바다를 모두 담은 생태탐방로 변산 마실길, 독특한 문화와 트렌드의 신사동 가로수길, 도심 속의 거리 박물관 북촌 한옥마을 등 다채롭고 풍성한 길들의 향연이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풀이며 들꽃이며 혹은 커피를 내리는 카페며 옷을 고르는 사람이며… 카메라가 길마다 고유하게 품은 풍경을 포착하는 동안 “길 위에는 걸어서 가야만 눈을 맞출 수 있는 것들이 철마다 지천”이라고 말을 건네는 서정적인 내레이션이 그 길을 함께 걷는 듯 마음을 흔들었다. 길 사업은 단지 경제적 효과만을 노리기보다 “발걸음마다 사연이 있는 골목들”, 그 구석구석 서려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오래되고 소박한 삶의 가치들을 함께 품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 또한 시사 하는 바가 있었다. “길은 앞서간 이들의 흔적이며 그래서 모든 이들의 역사”라는 마지막 인사를 듣는 동안 어느 책의 한 대목이 함께 떠올랐다. “함께 걷는다. 단지 그것뿐인데 어째서 이렇게 특별한 느낌인 걸까.” 바로 길이 특별해서였다.
글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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