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이시네요> 6회 SBS 목 밤 10시
“거의 다 왔었는데…….” 오랜만에 ‘고미녀’로 돌아가 명동 거리를 구경하는 미남(박신혜)을 따라다니며 ‘운수 좋은 날’을 만들어 주던 신우(정용화)가 탄식처럼 그 말을 내 뱉는 순간, 신우의 쓸쓸한 표정 위로 <쾌도 홍길동>의 창휘(장근석)가 겹쳐진다. 흥미롭게도 <쾌도 홍길동>에서 마음에 상처를 안은 아름다운 공자를 연기했던 장근석은 <미남이시네요>(이하 <미남>)에서 숨겨진 히로인 미남의 가슴에 전기가 오르게 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고, <쾌도 홍길동>에서 창휘의 몫이었던 가슴 시린 외사랑은 신우에게로 넘어갔다. 과거 ‘홍자매’ 작품들의 인물들이 주인공들에게 겹쳐질 만큼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 겉으로 드러났고, 이제 <미남>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킬 준비를 마쳤다. <미남>이 아이돌을 재현하는 방식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유헤이(유이)를 구해준 뒤 ‘동종업계 종사자’로서의 배려를 말하는 태경(장근석)을 보면, 서로에게 가장 하고 싶은 질문에 “행복하세요?”를 적는 진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떠오른다. 이는 <미남>이 가볍기는 해도 가짜는 아니라는 증거다. <미남>에는 화려한 볼거리, 스펙터클한 액션, 판타지 같은 베드 신 대신, 귀여운 캐릭터, 두근거리는 심장, 진짜 전기가 오르는 베드 신이 있다. 그간 본성을 드러내지 않고 있던 ‘공갈요정’ 유헤이가 ‘고미남은 여자다’라는 카드를 이용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인물들의 감정과 생활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 흔들림은 ‘남장 여자’가 만드는 소소한 에피소드들로 채워지던 <미남>을 ‘갈등의 드라마’로 만들게 될 것이다. 이 갈등을 빚게 될 이들의 감정에 억지나 허세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미남>은 같은 순정만화계의 <꽃보다 남자>보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간 것 같다.
글 윤이나

KBS2 목 밤 11시
시국에 김제동이 출연한다. 박명수는 출연료 이야기를 하며 또 자신이 구설수에 오를 것을 걱정한다. 놀랍게도, 이 모든 내용은 KBS 에서 방송됐다. 자극이 덜한 소소한 토크가 주무기였던 이 프로그램이 가장 민감할 법한 소재를 끌어들인 셈이다. 하지만 의 미덕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유재석을 비롯한 의 출연진들은 김제동과 박명수에게 그들의 일에 대한 답변을 원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김제동이 과거 유재석과 KBS 에서 호흡을 맞추던 시절을 보여주며 좋은 추억을 되새기게 해줬고, 그렇게 많이 받는 줄 몰랐다며 놀리는 박미선에게 “얘(유재석)는 두 개 한 거고 나는 코피 터지면서 일한 거야”라며 울컥하는 박명수를 토닥여줬다. 는 게스트에게 센 토크를 요구하거나 지나칠 만큼 사생활을 파고들지는 않는다. 대신 늘 판을 벌여놓고 게스트가 수다도 떨고, 게임도 하고, 장기자랑도 하면서 편하게 놀다 가도록 만든다. 김태우가 자신의 노래 ‘사랑비’를 좋아하는 서우를 위해 그의 코앞에서 사우나복을 입고 ‘사랑비’의 무대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 와중에 김제동은 자신이 이승엽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서우는 자신의 작은 키에 대해 유쾌하게 인정한다. 는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오랫동안 반복되면서 다소 식상한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게스트들이 ‘이건 뭐’에 들고 나올 물건도 거의 없을 듯하다. 하지만, 모든 출연자들을 ‘해피투게더’하게 만드는 이 프로그램의 매력은 여전하다. 상처 받은 사람도, 할 말 많은 사람도 에 오라. 가 너희를 평안케 할 것이다.
글 강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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