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 토 저녁 6시 30분
명절 날 TV앞에 몇 시간 앉아 있으면 누구나 멍해지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이에 <무한도전>은 명절 특집편성을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보여주었다. 이는 숱한 재방과 깨방정스럽게 명절의 기쁨을 전하는 급조된 ‘대잔치’풍 쇼에 대한 반란일 수도 있고, 정말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던 제작진이 마음먹고 다양한 패러디에 도전한 것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명절을 소재로 삼는 방식에 일대 혁명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꼭지들 자체가 늘어지는 감이 있었고, 가짓수에 비해 웃음 타율은 높지 않았다. 나름 많은 찬사를 받은 <취권>은 그간 박명수가 발을 동동 굴리며 그리도 원하는 상황극을 마음 놓고 펼칠 무대였지만 빈 공간이 많아 웃음 포인트가 집약되지 못했다. 아닌척하면서 카메라워크와 편집을 이용해 쿵푸영화의 정수를 보여주며 패러디 하거나 대련 신에서 코믹 액션 합을 좀 더 정교하게 짜 넣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다른 꼭지도 그렇지만 남기남식 제작이 낄낄거리는 웃음을 줄 수도 있지만 종이 한 장 차이로 짜증 혹은 지루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았어야 했다. 한편 패러디의 끝을 보여준 <황금어장>은 ‘라디오스타’가 아니라 ‘무릎 팍 도사’ 패러디라서 볼만했다. 처음으로 박명수가 촬영 빨리 끝내자, 못 하겠다, 미국 이민설 등으로 <무한도전>내에 일으킨 내홍을 담담하게 공개했고 이젠 그런 일없이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들려줘서 ‘무릎 팍 도사’ 특유의 웃음과 눈물, 희망이란 삼박자 토크를 제대로 구현해냈다.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 주는 대서사시 <스타워즈>와 <밥줘>가 기다리고, 빵 터뜨릴 수 있는 쇼와 스포츠 채널도 편성되어 있다니 다시 한 번 기대 해봐야겠다.
글 김교석

SBS 토 밤 11시 20분
SBS ()는 현재 예능에 출연 가능한 거의 모든 아이돌 그룹은 물론 아이돌에 가까운 입지를 구축한 이승기까지 등장시킨 실로 ‘거대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는 초반의 MC 멘트대로 “온 가족이 함께 할만한” 쇼는 아니었다. 자신들의 히트곡보다는 강렬한 팝을 중심으로 펼쳐진 걸 그룹의 댄스 무대들은 대중적이라기보다는 팬들이 그들의 새로운 모습에 열광할 만한 팬 서비스에 가까웠고 카라의 숙소나 소녀시대의 연습실 공개 역시 비슷한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아이돌 스타들이 서로에게 궁금한 것을 묻는 인터뷰는 흥미로운 기획이었지만 질문과 답변은 싱거웠고, 샤이니와 2PM등 다른 남성 아이돌 그룹들이 없는 무대를 모처럼 독점하며 ‘샤방샤방’과 ‘아브라다카브라’로 흡인력 있는 무대와 폭발적인 예능감을 동시에 보여준 2AM과 발랄한 트로트, 섹시한 댄스, 사랑스런 ‘쌩얼’ 공개 등 다양한 매력을 어필한 카라가 비교적 강렬한 인상을 남겼을 뿐이다. MC까지 여럿이 돌아가며 볼 정도로 기획사별, 그룹별 균형을 유지하려 애쓰던 의 균형이 무너진 것은 후반이었다. G-드래곤은 2NE1과 합주실에서 연습하며 랩을 ‘만드는’ 장면을 보여준 뒤 솔로 앨범에 수록된 노래 3곡을 부르며 단독 쇼케이스에 가까운 무대를 누볐고 2NE1의 ‘마지막 인사’에 이어 무대에 등장한 것은 빅뱅이었다. 물론 G-드래곤의 새 앨범은 핫이슈고 빅뱅은 톱스타다. 하지만 의 엔딩이 2NE1과 빅뱅의 합동 무대라는 것은 역시 어색했다. 모든 출연진이 손에 손잡고 ‘십오야’ 를 불러야 제 맛은 아니겠지만 이렇게까지 눈에 띄는 불균형은 ‘한가위 스피릿’에 어긋나 보인다.
글 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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