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대한민국, 읽기 혁명> 2부
KBS1 수 밤 11시 30분

책을 읽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기에는 현대인들이 너무나 바쁘고 정신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부제는 ‘한 살 아기에게 책을 읽혀라’였지만, 책을 지나치게 많이 읽어 정신적으로 장애를 겪게 된 아이들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어 책을 읽히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헷갈리는 느낌을 주었던 1부에 비해, 2부에서는 읽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읽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현대인들에게 집중한다. 현대인들이 생활하며 만성적으로 겪고 있는 스트레스가 읽는 행위 자체를 못하도록 막고 있다는 사실은 새롭지 않지만, 책을 읽는 행위가 스트레스를 가중 시키지 않고 도리어 심적인 여유와 집중력 상승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스트레스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주고,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기도 하며, 승리를 위한 비법을 찾는 데도 도움을 주는 책 읽기. 단, 책 읽기가 강요가 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이 있는 다큐멘터리였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을 알고 있다면 굳이 찾아서 볼 것을 권하지는 않는다. 지나치게 많은 에피소드를 나열하여 정확히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웠으며, 책읽기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해외의 사례는 ‘기적의 도서관’ 시절부터 무수히 TV에서 보아오던 이야기였다. 1부에서는 도무지 내용과 상관없어 보이는 정부의 정책 홍보도 잠깐 등장하니, ‘오늘 뭘 볼까?’에서 한 마디 빌려오자면, “이 방송을 볼 시간에 책 한자 더 읽는 것이 ‘읽기 혁명’에 좀 더 다가서는 지름길”이 확실해 보인다.
글 윤이나

<그저 바라보다가> KBS2 수-목 밤 9시 55분
<그저 바라보다가>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향해 곧장 직진하는 드라마다. 평범한 소시민과 연예계 톱스타라는, 전혀 다른 세계의 거주민인 남녀 주인공은 드라마가 시작되자마자 간단하게 마주쳤고 3회 만에 계약 결혼에 이르렀다. 화려한 수사도, 잔재주도 없이 다만 하고픈 이야기를 정직하게 풀어놓는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구동백(황정민)의 캐릭터와도 닮아 있다. 스타와 일반인의 사랑이라는 익숙한 설정 안에서 예상 가능한 전개를 충실히 따르는 대신 이 작품이 긴장 요소로 아껴두고 있는 것은 지수(김아중)라는 캐릭터다. ‘복잡한 내면 때문에 마지막 회에 가서야 다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작진의 의도는 어제 그녀에게 “조금은 지수 씨를 알게 된 것 같습니다”라고 했던 동백의 대사에도 잘 나타나 있다. 처음부터 모든 진심을 내보이는 동백과 달리 사생활도 연기를 해야 하는 지수를 그가 서서히 이해해가는 과정에 시청자들도 동참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인물이 복합적 내면으로 신비한 매력을 지니는 것과 애매모호해지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톱 여배우라는 설정이 무색할 만큼 직업 세계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거의 없다는 점과 “배우 한지수가 아니라 여자 한지수를 아는 사람은 그 사람밖에 없으니까”라는 대사로도 이해되지 않는 순종적인 사랑은 이 캐릭터가 앞으로 이야기에 긴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의심하게 만든다. 동백만큼은 아니어도 지수라는 인물은 좀 더 정직해질 필요가 있다.
글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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