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MBC 토 오후 6시 30분
우리는 뻔한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읽어내는 걸 상상력이라고 부르며, 그걸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일상은 권태가 되기도 미지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가장 오래된 리얼 버라이어티인 <무한도전>이 여전히 가장 참신한 기획들을 선보이는 건 주류적 사고방식, 지배적 통념 등에 잠식당하지 않고 다양한 시선과 태도로 삶을 구성해볼 줄 알기 때문이다. 인생 자체를 하나의 대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제작진의 배포야말로 상상력의 원천이다. 지난 주 무도의 여섯 멤버는 국내에서 세계일주를 했다. 이것은 세계의 국기를 모으기 위해 서울 거리를 돌아다녔던 옛 예능프로그램과는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다. 숨겨진 실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실재하는 것 속에서 가상의 이미지를 찾은 뒤, 마치 진짜인 것처럼 상황을 조작해 사진이라는 거짓 실재를 남긴다. 비록 헐렁하지만 이건 유재석의 말처럼 사기다. 그러나 철학적이고 발칙한데다 뻔한 일상을 새롭게 재배치시키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재기 발랄한 사기극이기도 하다. 미친 재개발로 넘쳐나는 서울이지만, 이 도시에서 뭘 볼 수 있느냐는 내 깜냥에 달렸다. 강강술래를 하는 아주머니들을 ‘한국문화에 심취한 파리지앵’으로 읽어내는 무도의 유머러스한 세계관이야말로, 삶이 풍요롭길 소망하는 사람들이 가장 배워봄 직한 가치는 아닐는지.
글 정진아

<스친소 시즌 2> MBC 토 오후 5시 15분
케이블의 독하고 자극적인 소재의 연애 버라이어티가 범람하던 시기에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이하 <스친소>)는 공중파 연애 버라이어티로서 ‘스타와 일반인 친구’라는 소재를 선택했다. 연애 버라이어티답게 설레는 소개팅의 느낌을 살리되, 친구를 위해 노력하는 스타의 모습을 통해 대중성도 잡으려던 초반의 시도는 일정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스타들의 친구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던 모양인지, 친구들의 개인기가 식상해질 무렵 <스친소 클리닉>으로 변화를 꾀했지만 이 포맷도 딱히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한 채 <스친소> 시즌2가 시작되었다. 2일, 시즌2로 새롭게 시작된 <스친소>는 소개팅 중심의 시즌 1의 포맷과 새롭게 변화를 시도했던 <스친소 클리닉>의 포맷을 본 딴 두개의 코너로 구성되었다. 그러니 당연히 어느 쪽도 신선함이란 찾아 볼 수가 없다. <스친소 클리닉> 때부터 투입된 정형돈과 시즌2에 맞추어 등장한 은지원이 일반인 여자 출연자를 소개하고, 남자 연예인들의 친구와 미팅을 하게 되는 첫 번째 코너에서 볼 만한 것은 일반인 여자 출연자가 대체 어떤 연예인을 얼마나 닮았나하는 것뿐이다.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문제를 고발하는 두 번째 코너 ‘스친소 법정’은 사소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기 위해 법정이라는 지나치게 거창한 틀을 갖다 씌운 느낌이다. 초심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스친소> 시즌2는 달콤하지도, 살벌하지도 않다.
글 윤이나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