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도롱 또?
맨도롱 또?
MBC ‘맨도롱 또?’ 15회 2015년 7월 1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백건우(유연석)는 1년만에 제주에 온다. 리조트에서 우연히 아기를 안은 이정주(강소라)를 보고 아기엄마가 된 줄 알고 놀란다. 정주의 조카임을 알고 둘은 오해를 풀지만, 현재 잘 지내는 모습만 확인한다. 공정배(이한위)는 건우에게 건우의 아버지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다 던졌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아버지의 진심을 전해보려 한다. 건우와 황욱(김성오)은 둘만의 술자리를 갖게 되는데, 만취한 건우는 맨도롱 또?으로 정주를 찾아와 사랑을 고백한다.

리뷰
드라마 속 시간은 1년을 건너뛰었건만, 건우와 정주는 오늘도 초반부터 계속 엇박자였다. 둘의 눈치 없음은 여전했다. 1년 서로 못 봐서 더 심해졌나 싶었다. 한두 달 후쯤의 제주 나들이면 딱 맞을 상황인 듯했는데, 그리 오래 건너뛴 이유는 따로 있었다. 최소 9개월인 인간의 오랜 임신기간을 ‘트릭’ 혹은 사랑의 장애물로 쓰기 위한 장치였나 보다. 건우는 정주가 한솔이를 안고 있는 모습에 말도 제대로 못 붙이고 마는데, 순간의 오해라기엔 너무 어마어마한 스케일이라 시청자야말로 깜짝 놀랐다.

한솔이가 떨어뜨린 딸랑이를 두고 고민하는 건우. 설마 이름이 ‘황한솔’일까를 추측하며 황국 읍장과 그새 결혼해 아기엄마가 된 정주를 상상하는 건우는 정말 바보 같았다. 그 말도 안 되는 오해의 비현실성에 시청자는 할 말을 잃었다. 그렇게까지 연연해하면서도 꼬박 1년 간 전에 쓰던 핸드폰을 꺼두고 켜보지 않았다는 건우, 이게 말이 되니? 한 술 더 떠 1년 전에 보낸 수신 안 된 문자 말고는 연락도 안했다는 정주. 요즘 세상에 1년이면 얼마나 긴 긴 시간인데, 이렇게 건너뛴 365일 핑계를 대며 손 놓은 청춘남녀가 있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을 지경.

공정배는 건우를 만나 아버지가 꼭 해실의 남편을 죽게 한 사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을 조심스레 전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칠 수도 있는 남자였다면서, 여전히 엄마의 기일에 장미를 두고 가는 진태용의 한결같음을 얘기한다. 시청자가 서운한 것은, 부모 세대의 엄청난 오해와 출생의 비밀을 그런 양념으로 밖에 활용 못한데다가 끝내 스쳐가는 이야기처럼 다룬다는 데 있다. 역시 지나가듯이 “미스 리는?”이라고 묻는 정배에게, 건우는 “정주가 너무 잘 지내고 있어서…”라며 혼자 다시 미국으로 가겠다고 한다. 아오, 저 답답이!

정주는 오늘 드디어 지원을 확실히 제압했다. 약혼자 따로 있고 제주에서 결혼식 하러 온 것이면서, 지원은 정주를 보고 마치 건우와 자기가 연인인 듯이 떠보는 말투를 쓴다. 바로 그때 터진 정주의 반격! “너… 누구랑 결혼하는데? 너 건우랑 결혼하는 거 아니잖아. 근데 왜 그딴 식으로 말하는데! 너 내가 오해하니까 재밌지? 니가 건우 방에서 이런다고 내가 오해할 거 같아? 건우가 날 얼마나 좋아하는데! 어제도 둘이 이 방에서 같이 있었다구! 어디서 수작질이야? 나가. 안 나가!” 그러면서 지원을 복도로 내쫓는데, 속이 다 시원했다는! 통쾌했다. 정주가 진작부터 이런 모습이었으면 이 드라마 얼마나 은근 재미있었을까. 이제 와서 물어 봐야 아쉬움만 남겠지만, 왜 정주는 진작 저런 식으로 가지 않았을까.

결혼 1년을 맞은 송씨와 해실은 여전히 예쁜 커플이었다. 사랑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정근과 세상에서 제일 큰 보석 ‘흑진주’를 여전히 아끼는 해실. 정근은 해실에게 “당신은 정말 노력한 보람이 있게 해주는 여자요”라며 기뻐하는데, 시청자도 같은 마음이라는 것.

황욱 읍장은 건우와 ‘1년 절주’를 풀겠다며 둘이 마시자고 술상까지 차려온다. 둘이 술 마시며 지난 힘들었던 얘기를 나누는 동안 건우는 만취하는데, 맨도롱 또?에서 꿈인지 잠결인지 모를 순간에 정주의 얼굴을 보고 ‘사랑해’라고 말한다. 아무리 답답하게 굴어도, 건우가 정주를 바라보는 장면들은 정말 그림이 좋다. 술이 깬 뒤 잠깐 엇박자 상황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그 모든 오해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마주앉았고 건우가 맨정신으로 사랑을 고백했다. 둘의 활짝 웃는 얼굴만은 달덩이 같더라.

수다 포인트
- 여전히 눈치 없는 건 안타깝지만, 건우는 오늘 서 있는 것만으로도 멋있었다. 백건우 씨, ‘1년’ 건너뛰더니 패션 센스가 더 좋아지셨더군요.
– 흑진주와 해실은 여전히 알콩달콩 사랑하는 보람이 있는 사이로군요. 시청자에게도 시청한 보람이 있게 해 주는 커플이었어요.
– 이정주 씨, 사람 애먹이는 훼방꾼들에겐 진작부터 그렇게 단호했어야죠. 오늘 지원에게 쏘아붙이는 거 속이 다 시원했어요.
– 희라와 읍장님이 ‘찢어진 가슴’과 술 탓에 썸을 타게 된다고? 이집 삼형제는 그놈의 사랑과 배우자들 때문에, 서로 멀리멀리 떨어져 살아야 할 팔자인 건가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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