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방송화면
‘미생물’ 방송화면
‘미생물’ 방송화면

tvN 금토드라마 ‘미생물’ 1회 2015년 1월 2일 오후 9시 50분

다섯줄 요약
아이돌 지망생이었다가 데뷔를 하지 못하고 미생물로 전락한 장그래(장수원)의 참혹한 직장 적응기. 장그래로 분한 ‘로봇 연기의 달인’ 장수원을 비롯해 황현희(오차장), 이진호(김대리), 장도연(안영이), 황제성(장백기), 이용진(한석율)이 원작의 임시완·이성민·김대명·강소라·강하늘·변요한을 대신했다.

리뷰
배우가 연기를 잘하면 어쩌나, 마음 졸이며 보는 드라마라니. 백승룡 PD의 말대로 ‘미생물’은 장수원 아니면 시작하기 힘든 프로젝트였을지 모른다. KBS2 ‘사랑과 전쟁’에서 보여준 경악스러운 ‘발연기’를 통해 도리어 인생의 화려한 ‘생물(?)’ 시기를 연 장수원이란 실제 캐릭터야 말로 ‘미생물’에 더없는 적역이니.

장수원 연기의 결과는 못내 아쉽다. ‘미생물’에서 연기 못하는 연기를 하는 장수원은 그다지 웃기지 않았다. 연기가 늘었다고 말하기도 애매하고, 꽁트의 기준에서 보면 잘한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조금은 애매한 구석이 있는 연기였다. 장수원식 메소드 연기에 기대를 품었던 시청자라면 적지 않게 실망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미생물’은 장수원에게만 기대서 달리는 프로젝트는 아니다. 이 기획의 배경에는 ‘미생’이라는 굉장히 잘 만들어진 콘텐츠가 있다. 워낙 명대사와 개성 강한 캐릭터가 많았던 작품이었기에, 크게 힘주지 않고 비틀기만 해도(물론 이게 더 힘들다) 웃음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실제로 ‘제1국’을 변형한 ‘제1물’이라는 타이틀로 ‘어이없는’ 웃음을 안기며 시작한 ‘미생물’은 “우리 애” “괜찮아요?” 등 명대사와 명장면을 절묘하게 패러디 하며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장수원의 일취월장한 연기의 아쉬움을 달랠 카메오들의 위용이 좋았다. 유세윤이 ‘나쁜 녀석들’ 김상중을 패러디 한 오구탁 반장으로, 지오디 박준형이 장그래의 어릴 적 안무 선생님으로, 박과장의 요르단 중고차 사업 파트너로 곽한구가 카메오 출연해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특히 개그맨 곽한구는 자신의 지난날 과오를 ‘셀프디스’하며 풍자의 묘를 알렸다. 그는 휴게실에서 놓인 외제차(茶)를 훔치며 과거 차(車)를 절도한 과거의 과오를 패러디했다. 장백기(황제성)가 변태 행각을 벌일 때마다 등장, “내일 봅시다”를 연발한 ‘미생’의 진짜 강대리 오민석의 존재감도 컸다. 특별히 웃기려 한 것이 아닌데, 원작 그대로의 캐릭터가 콩트로 오니 그 재미가 배가 됐다.

무엇보다 ‘미생물’은 원작이 신드롬을 발 빠르게 취합한 기획물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생물’이 진짜 대단한 지점은 우리 방송가의 유연해진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에 있지 않을까. 앞으로는 이런 다양한 ‘스핀오프’가 많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수다포인트
– 안영이의 90프로 부족한 매력, ‘가슴 뽕’이라뇨.
– 자신의 과오를 ‘셀프디스’하는 곽한구의 살신성인의 정신
– 장수원, 초심을 잃었어!

글. 정시우 siwoorain@tenaisa.co.kr
사진. ‘미생물’ 방송화면 캡처

[SNS DRAMA][텐아시아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EVENT] 뮤지컬, 연극, 영화등 텐아시아 독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 클릭!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