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감독 황병국)은 대한민국 마약 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강하늘이 야당인 이강수, 유해진이 야욕에 찬 검사 구관희, 박해준이 집념의 마약수사대 형사 오상재를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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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 정치적 이슈가 쏟아지는 요즘인데 여당도 아니고 야당? 정치 영화인 줄 알았더니 범죄 액션 영화라니, 제목부터 반전의 매력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텐아시아 DB
'야당'이란 법에 어긋나는 약물을 유포하다가 걸린 범죄자 중 수사기관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부류를 뜻하는 은어다. 마약 관련 범죄 특성상 일반적인 수사 방법으로는 정보를 얻기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야당의 협조가 무척 요긴하게 쓰인다. 특히 수감자의 경우 보통은 그 대가로 형량을 감경받는 등의 혜택을 얻게 된다.
전직 대리운전기사인 강하늘, 선물 받은 박카스 한 병을 시원하게 마셨을 뿐인데 정신이 몽롱하고 어지럽다. "너 임마, 야당한테 당한 거야." 누명을 뒤집어쓴 채 그대로 감옥살이를 시작하게 된다.
억울함을 풀고자 강하늘 역시 야당의 길을 걷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은 사람이 바로 검사 유해진이다. 유해진은 강하늘을 이용해 일명 '약쟁이'들을 소탕하고 두 사람은 각자의 길에서 승승장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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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라며, 나보고 약은 절대 하지 말라며." 영원할 것만 같았던 두 사람의 우정에 금이 가는 사건이 발발한다. 유해진은 결국 마약밀매업자를 이용해 강하늘의 뒤통수를 친다. 한 달 동안 가둬놓고 마약을 투약하며 그렇게 강하늘을 진정한 약쟁이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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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야당'의 명장면이 탄생한다. 마약에 중독된 강하늘, 마약을 이겨내려는 강하늘, 중독된 상태를 즐기고 싶은 강하늘까지. 마약 앞에서 스스로와 혼란스럽게 싸우는 과정을 표현하며 신들린 듯한 연기력을 보였다.
유해진에게 버림받고 비참한 인생을 사는 순간부터, 재기를 위해 다시 야당이 되기까지 강하늘은 극과 극을 달리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야당일 때는 등장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를 조성했고, 약쟁이일 때는 리얼한 감정선으로 생활 연기의 진수를 보여줘 극 전체의 몰입감을 높였다.
'야당' 포스터.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베테랑'(2015) 유아인의 약 빤 듯한 연기가 종종 그리울 때가 있다. 새로운 미치광이가 탄생하기까지 자그마치 10년이 걸렸다. 10년 만에 유아인의 해롱한 연기를 잇는 명장면을 강하늘이 만들어 냈다. 사탄들의 업장에 약쟁이 야당의 등장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