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김혜수의 '팩트 폭행'이 통쾌함을 안긴다. 디즈니+ 시리즈 '트리거'를 통해서다. 탐사보도 프로그램 '트리거'팀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김혜수는 액션부터 코믹까지 소화해내며 '트리거'를 힘 있게 이끌어가는 주축이 되고 있다. 활력 넘치는 연기는 54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트리거'는 지난 15일 1~2회 에피소드 공개 이후 4일 연속 한국 디즈니+ 콘텐츠 종합 1위를 이어가고 있다. 홍콩 디즈니+ TV쇼와, 대만 디즈니+ TV쇼에서도 각각 3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외에 튀르키예, 싱가포르, 일본 등 6개 국가에서 TOP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OTT 검색 및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에서도 4일 연속 '오늘의 디즈니+ 랭킹' 1위를 기록했다. 현실감 있는 메시지와 스피드한 전개가 몰입감 있다는 호평이다.

김혜수가 연기한 오소룡 PD는 트리거 팀의 팀장으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성격이다. 카리스마와 취재력, 위기 상황에서 발휘되는 예리하고 민첩한 모습은 시선을 끌었다.

에피소드로 구성된 '트리거'인 만큼 뚝뚝 끊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전체 이야기를 아우를 수 있는 배우가 필요하다. 주인공인 김혜수는 묵직하게 그 역할을 해내줬다.
'54세' 김혜수, 근육 파열 올 만한 독기…'팩트 폭행' 따끔한데 시원하네[TEN피플]
'54세' 김혜수, 근육 파열 올 만한 독기…'팩트 폭행' 따끔한데 시원하네[TEN피플]
사진제공=디즈니
사진제공=디즈니
'트리거'는 사이비 종교, 동물 학대 등 소재를 다뤄 사회고발극의 형태도 띠고 있다. 개연성, 논리성이 중요한 이유다. 김혜수는 내외형 모두 실제 PD 버금가는 모습으로 이야기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김혜수는 시사 프로그램, 탐사 보도 프로그램 관계자들에게 자문을 받았다고. 그는 "실제 취재 현장에 가는 분들이 입는 옷을 빌려입기도 했다. 그분들은 장기 출장을 대비해 미니 트렁크, 촬영 장비 등이 차에 구비해 놨더라. 그런 점을 드라마에 녹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혜수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도 현실감을 더했다.

극 중 오소룡 PD는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무거운 사건 사고를 파헤치고 다닌다. 자칫 무거울 수만 있는 '트리거'. 김혜수는 일상에서는 유쾌한 직장인이자 비정규직 후배를 걱정하는 선배로서 오소룡의 또 다른 모습도 표현하며 진지함과 웃음의 균형감을 가져갔다.

김혜수는 이번 '트리거'에서 거침없이 현장을 누비는 캐릭터답게 액션을 소화하다 허벅지 근육 파열 부상도 입었다. 그는 "평소에는 겁이 많고 몸 사리고 골골거린다. 연차 그대로 느껴진다. 하지만 신기하게 카메라가 돌아가면 배우들은 체력적으로도 막강해지는 것 같다. 신기하다. 이런 작품을 하면서 액션 경험하고 내가 다루지 않았던 몸을 쓰게 되는 작업이 아직까지는 꽤 즐겁다"고 말했다.
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김혜수는 그간 끊임없이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해왔다. '타짜', '도둑들'에선 관능적인 매력을, '직장의 신'에서는 현실 직장인의 애환을, '하이에나'에서는 성공 지향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유서 한 장 남기고 사라진 소녀를 추적하는 이야기인 '내가 죽던 날'에서는 섬세한 감정으로 인물의 절박함과 영화의 묵직함을 전달했다. '슈룹'에서는 사고뭉치 왕자들을 자식으로 둔 중전 역할을 통해, 애틋한 모성애를 보여주며 뭉클함을 자아냈다. '밀수'에서는 굴곡 많은 여성의 삶을 진정성 있으면서도 유쾌하게 표현했다. 이처럼 김혜수는 하나의 장르과 캐릭터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연기로 대중들에게 희노애락을 선사했다.

김혜수는 후배 배우들이 '가장 존경하는 배우'로 자주 언급되기도 한다. 장르를 가리지 않은 도전정신뿐만 아니라 도회적인 겉모습과 달리 털털한 성격, 따뜻한 인품 덕분이다. 기부 활동에 더해 1997년부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친선대사로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54세의 나이에도 20~30대 배우 못지않은 현역으로서 막강한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김혜수. 연기자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대중에게 귀감이 되는 배우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