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제시/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두 번째 사과문에도 여론이 싸늘하다. 팬 폭행 방관으로 논란을 빚은 제시가 거짓말 의혹에 모르쇠 식 대응을 하기로 결정한 모양새다.

24일 제시는 여전히 비판받고 있다. 지난 23일 게재된 제시의 두 번째 사과문에 핵심이 빠져서다. 지난 12일 제시는 팬 폭행 방관 논란에 휩싸였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새벽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미성년자인 한 팬이 제시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다 제시 일행 중 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 함께 있던 제시는 싸움을 말리다 현장을 떠났다.

논란이 일자 제시는 SNS에 입장문을 올리고 "당시 갑작스럽게 발생한 상황에 저도 너무 당황해 그 팬분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 경위를 불문하고 저의 팬분께서 그와 같은 불의의 피해를 입으신 것에 대하여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제시는 해당 남성과 모르는 사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해당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정황이 나타나며 제시를 향한 여론은 악화했다.
제시, 코알라/ 사진=SNS
제시, 코알라/ 사진=SNS
제시는 1차 사과문에서도, 경찰조사 당시 취재진의 질문에도 일관되게 가해자와 모르는 사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를 폭행한 사람으로는 래퍼 겸 프로듀서 코알라도 함께 언급되고 있다. 코알라는 제시와 '눈누난나', '콜드블러드' 등 여러 곡 작업을 함께했다. 과거 제시가 코알라의 등에 업혀 찍은 사진에서 두 사람의 친분이 깊다는 점이 나타난다.

제시는 비난이 이어지자 두 번째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수천 번 수만 번 후회했다.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좋겠다. 피해자분과 사진을 찍었더라면, 더욱 적극적으로 피해자분을 보호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경찰서로 갔더라면, 제대로 된 사과를 했더라면, 피해자분이 이렇게까지 고통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너무 늦었지만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 제가 잘못했다"고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거짓말 의혹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12일 처음 전해진 소식이 이날까지 화제가 되는 이유는 제시의 거짓말 정황이 드러나서다. 그는 해명에 나서지 않고 입을 닫길 택하며 거짓말이라는 꼬리표 떼기를 포기했다.

올해에만 거짓말로 괘씸죄가 추가된 사례가 두 건이다.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와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다. 슈가는 지난 8월 6일 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근에서 음주 운전을 한 혐의로 입건됐다. 넘어지면서 경찰에 적발된 슈가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227%로, 면허 취소 수치인 0.08%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그룹 BTS 슈가-가수 김호중/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그룹 BTS 슈가-가수 김호중/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슈가와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사과문을 올렸다. 이들은 사과문에서 '전동 킥보드'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지만, 경찰 측 설명 등을 통해 '전동 스쿠터'에 가까워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슈가 측이 사건을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슈가는 '전동 스쿠터'라는 표현을 명확하게 사용한 2차 사과문을 게재하며 고개 숙였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밤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후 도주했다. 김호중은 음주 운전 사실을 부인했지만 폐쇄회로(CC)TV 영상 등으로 음주 정황이 드러났다. 그는 예정된 공연을 마치고 사고 후 열흘 만에 음주 사실을 인정했다. 김호중이 사고를 내고 잠적한 뒤 17시간이 지난 후 경찰에 출석해 사고 당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할 수 없었다. 검찰은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음주 운전 혐의는 배제했다. 김호중은 이 같은 꼼수로 음주 운전 혐의는 뺄 수 있었지만 동시에 가요계에서 방을 빼게 됐다.

신뢰를 쌓는 데는 오래 걸리지만 잃는 것은 한순간이다. 한 번 잃은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솔직하고 털털한 매력으로 특히 사랑받았던 제시이기에 이번 의혹은 더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거짓말 의혹이 연예계 활동 내내 꼬리표로 붙을 수도 있다. 2차 사과문까지 게시하면서 거짓말 의혹에만 침묵한 게 아쉬운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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