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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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크리처의 시작을 알렸던 '스위트홈'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의 여정을 돌아봤다.

17일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작부터 피날레까지의 여정'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이기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디렉터, 하정수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션 총괄이 참석했다.

이기오 디렉터는 '스위트홈' 제작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2019년 초에 처음 대본을 접했다. 이야기가 너무 재밌고 새로웠다. 어느 날 갑자기 괴물화 현상이 시작되고, 개개인의 욕망이 발현된 괴물이 된다는 점이 신선했다. 주인공이 괴물화되는 전개도 흥미로웠다. 원작의 힘이 어마어마했다"며 "그 당시만 해도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이 많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해보지 않았다고 해서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도전해야겠다는 확신이 섰다. 현실적인 상황이 이상적이지는 않았지만, 잘하면 사랑받을 작품이 될거라 믿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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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수 총괄은 "'크리처를 어떻게 구현해야지?'가 고민의 시작이었다. 크리처 장르의 시리즈는 '스위트홈'이 처음이라 굉장한 도전이었다. 최대한 VFX를 많이 경험한 분들을 제작에 투입시켰고, 넷플릭스의 리소스를 활용하려고 했다. 그게 버추얼 프로덕션이다. 생소한 영역이기도 했지만, 처음 시도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보니 전문가들을 미국에서 초빙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입사 전 봉준호 감독 영화 '옥자' 조연출로 참여했던 하정수 총괄은 "'옥자'는 돼지 한마리, 네 발 동물을 크리처로 표현하는 거였는데, '스위트홈'은 괴물이 너무 많이 나오는거다. 한 마리 만드는 것도 어려웠는데, 제한된 시간에 크리처를 구현하는 게 물리적으로 어려웠다"며 "크리처마다 구현하는 방식이 다르다. 크리처를 만들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게 사실적인 표현이다. 실제와 VFX를 잘 섞어서 표현했다"고 말했다.

'스위트홈'은 넷플릭스 안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이기오 디렉터는 "얻은 게 많다. 시청자는 늘 새로운 것을 원한다는 확신을 다시금 확인시켜줬고, '스위트홈'에서 쌓인 노하우가 다른 작품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던 주춧돌이 됐다. 한국 작품 최초로 글로벌 TOP10에 진출했던 작품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잘 만들면 어디서든 사랑 받을 수 있다는 목표 의식을 깨닫게 해준 작품"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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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시즌1 공개 당시 신인 배우였던 송강, 이도현, 고민시, 박규영, 고윤정 등은 4년 만에 스타급으로 성장했다. 이기오 디렉터는 신인 발굴의 장이 된 '스위트홈'에 대해 "작품이 들어왔을 때는 캐스팅이 하나도 정해져 있지 않았다. 스타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응복 감독님이 젊고 비주얼 좋은 참신한 조합으로 가면 어떻겠냐고 했다. 신인 배우여도 작품과 잘 어울리고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면 괜찮겠다 싶었다. 과감한 캐스팅을 하면 재밌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넷플릭스의 거의 첫 시리즈였던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송강, 고민시와 함께 했던 작업이 너무 좋았다. 또 '인간수업'을 하면서 신인 배우의 가능성을 봤기에 이런 캐스팅을 선택할 수 있었다"며 "캐스팅으로 보여줄 수 있는 즐거움이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스타 캐스팅, 연기 맛집도 있지만,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재미도 줄 수 있는데 '스위트홈'은 발견의 재미가 좋았던 것 같다. 지금은 한국 콘텐츠에서 없으면 안 될 배우로 성장해서 뿌듯한 감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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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많은 제작비를 감당하고 있는 플랫폼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작품 수에 예전만 못한 흥행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에 대해 하정수 총괄은 "산업을 헤치는 건 안된다고 생각한다. 책임감 있는 투자를 하려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창작자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구현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만드는 환경, 그 환경을 위해서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기오 디렉터는 "넷플릭스에서는 여전히 한국 업계 덕분에 상당 수의 양질의 콘텐츠가 전세계에 공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규모도 변함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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