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보다는 사람의 감정에 더 집중했다. 인공지능으로 죽은 사람을 시스템 안에 살아있게 한다는 설정에 거부감을 다소 낮출 수 있던 이유다. 인공지능이라는 차가운 기술을 빌려 영화 '원더랜드'가 담고자 했던 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 뜨끈한 마음이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소통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기술적으로 원더랜드 서비스를 설명하고 보여주는 과정은 줄이고 인물들의 서사와 감정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간다. 2020~2021년 촬영된 '원더랜드'는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이제야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박보검은 입대 전 이 작품을 촬영했는데, 작품은 제대한 지 2년이 지나서야 개봉하게 됐다. 하지만 4~5년의 시간이 오히려 '원더랜드'에게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 듯하다. 영화가 촬영될 당시보다 대중들에게 AI가 익숙해졌기 때문. 공상 과학, 판타지 장르는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는데, 오히려 이러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극 중 바이리(탕웨이 분)는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다. 실제로 딸아이의 엄마인 탕웨이의 연기에 진한 모성애가 담겼다. 감정 표현이 자연스럽고 담백하다. 탕웨이는 특별 출연한 공유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공유가 연기한 성준은 원더랜드 서비스 내에서 인공지능으로 구현된 사람들을 모니터링하는 인물. 극 중 바이리가 처한 상황을 좀 더 극적으로 이끌기도 하고 관객들에게는 설명적 역할도 한다. 승무원 정인(수지 분)은 의식불명인 남자친구 태주(박보검 분)을 그리워하며 원더랜드 서비스를 이용한다. 태주는 기적적으로 깨어나지만 일상생활에 적응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한 상태. 정인은 다정했던 과거의 태주, 원더랜드 속 태주와 지금의 태주를 보며 혼란스러워한다. 수지와 박보검은 원더랜드로 인해 발생한 극 중 연인의 묘한 균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수지와 박보검은 이번 영화를 통해 연인으로 처음 연기 호흡을 맞췄다. 훈훈한 비주얼 합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해리(정유미 분)와 현수(최우식 분)는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래너다. 해리는 어린 시절부터 원더랜드 속 인공지능 부모님과 교감해왔다. 원더랜드 서비스 이용자들을 세밀히 케어하지만 정작 자신은 사용자로서 원더랜드에 너무 익숙해진 인물인 것. 현수는 뜻하지 않게 가족의 비밀을 알아차리기도 한다. 둘을 통해 이런 인공지능 서비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가벼운 해프닝부터 심각한 부작용도 엿볼 수 있다. 영화는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구현될 수 있는 서비스를 두고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극 중 인공지능으로 구현된 '네모 세상'은 결국 현실은 아니다. 오히려 점차 현실을 외면하게 한다.
영화는 보고 싶은 것, 원하는 것만이 삶이 아니라 이별, 슬픔과 같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 역시 삶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스펙터클하고 드라마틱한 오락적 요소는 무난한 수준이다. 'AI를 소재로 한 영화'라는 겉포장은 관객들을 극장에 데려오기까지 허들로 작용할 수 있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소통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기술적으로 원더랜드 서비스를 설명하고 보여주는 과정은 줄이고 인물들의 서사와 감정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간다. 2020~2021년 촬영된 '원더랜드'는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이제야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박보검은 입대 전 이 작품을 촬영했는데, 작품은 제대한 지 2년이 지나서야 개봉하게 됐다. 하지만 4~5년의 시간이 오히려 '원더랜드'에게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 듯하다. 영화가 촬영될 당시보다 대중들에게 AI가 익숙해졌기 때문. 공상 과학, 판타지 장르는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는데, 오히려 이러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극 중 바이리(탕웨이 분)는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다. 실제로 딸아이의 엄마인 탕웨이의 연기에 진한 모성애가 담겼다. 감정 표현이 자연스럽고 담백하다. 탕웨이는 특별 출연한 공유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공유가 연기한 성준은 원더랜드 서비스 내에서 인공지능으로 구현된 사람들을 모니터링하는 인물. 극 중 바이리가 처한 상황을 좀 더 극적으로 이끌기도 하고 관객들에게는 설명적 역할도 한다. 승무원 정인(수지 분)은 의식불명인 남자친구 태주(박보검 분)을 그리워하며 원더랜드 서비스를 이용한다. 태주는 기적적으로 깨어나지만 일상생활에 적응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한 상태. 정인은 다정했던 과거의 태주, 원더랜드 속 태주와 지금의 태주를 보며 혼란스러워한다. 수지와 박보검은 원더랜드로 인해 발생한 극 중 연인의 묘한 균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수지와 박보검은 이번 영화를 통해 연인으로 처음 연기 호흡을 맞췄다. 훈훈한 비주얼 합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해리(정유미 분)와 현수(최우식 분)는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래너다. 해리는 어린 시절부터 원더랜드 속 인공지능 부모님과 교감해왔다. 원더랜드 서비스 이용자들을 세밀히 케어하지만 정작 자신은 사용자로서 원더랜드에 너무 익숙해진 인물인 것. 현수는 뜻하지 않게 가족의 비밀을 알아차리기도 한다. 둘을 통해 이런 인공지능 서비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가벼운 해프닝부터 심각한 부작용도 엿볼 수 있다. 영화는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구현될 수 있는 서비스를 두고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극 중 인공지능으로 구현된 '네모 세상'은 결국 현실은 아니다. 오히려 점차 현실을 외면하게 한다.
영화는 보고 싶은 것, 원하는 것만이 삶이 아니라 이별, 슬픔과 같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 역시 삶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스펙터클하고 드라마틱한 오락적 요소는 무난한 수준이다. 'AI를 소재로 한 영화'라는 겉포장은 관객들을 극장에 데려오기까지 허들로 작용할 수 있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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