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예지의 옐로카드>>

또 자극적인 이혼 예능 나와
JTBC, 콘텐츠 저급화 논란
이혼숙려캠프
이혼숙려캠프
<<류예지의 옐로카드>>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가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연예계 사건·사고를 제대로 파헤쳐봅니다.



유행처럼 번진 부부 관찰 예능은 그간 수많은 문제점과 논란을 안고도 여전히 방송가에서 '시청률 흥행 수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부터 욕설이 남발하는 부부 리얼리티가 이대로 방송가를 장악해도 될지는 물음표다.

물론 결혼은 현실이기에 연애 시절과는 다르게 갈등이 더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다. 부부 관계를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속사정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주제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다소 개인적이고 깊은 교감을 그 모습이 어느 정도 카메라에 담긴다는 것도 이해는 한다.

그러나 최근 부부 관찰 예능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자극적인 소재를 일삼는 등 경쟁도 점점 과열되는 추세. 주 시청층이 아무리 청소년이 아니라 할지라도 방송이 한없이 폭력적으로 변질되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이혼숙려캠프
이혼숙려캠프
JTBC 예능국도 이혼 예능을 내놓았다. 프로그램명은 '이혼숙려캠프'다. 타 방송사와 이름만 다를뿐, 알맹이는 똑같다. 부부가 다투고, 싸우고, 갈등을 보이고, 눈물을 흘리고, 상처받는다.

약간의 차별점을 꼽으라면 위기의 부부들이 소송이혼의 과정을 현실과 똑같이 가상 체험하며 이혼을 고민해 보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라는 것. 부부들이 이혼 소송을 하러 법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부부캠프와 같은 관계 회복 프로그램, 이혼의 여정을 보여준다는 게 제작진의 주장이다.
이혼숙려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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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첫방송한 '이혼숙려캠프'에서는 남편의 알코올 의존증으로 인해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가 출연했다. 남편은 “7년 동안 하루 평균 3병의 소주를 마시며 경제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증거 영상 속 남편은 아침 7시부터 사과 하나에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고, 하루 종일 소파에서 씻지도 않고 내내 술만 마셨다.
이혼숙려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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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영상에서는 술만 먹으면 폭언과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남편과 이혼을 결심한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협의 이혼 신청 후 이혼 숙려 기간을 갖고 있는 8살 연상 아내 박소유는 남편 이재윤의 막말과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이혼을 결심했다. 이재윤은 아내에게 "싸가지 없다. 개기지 마라"라며 폭언을 일삼았다.
이혼숙려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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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계속해서 술을 마시고 폭력성을 보이자 박소유는 "나는 진짜 너랑 살기가 싫어 이래서"라고 했고 이재윤은 "너 진짜 마약 하냐고. 아 잠깐만! (카메라) 끊어봐. 너 왜 이러는 거야 오늘. 적당히를 몰라"라며 때릴 듯 달려들려고 했다. 두 사람이 웃고 있는 결혼사진 뒤에는 폭력의 증거들이 가득했다. 부서진 식탁을 비롯해 냉장고 문에도 폭력적인 행동의 결과가 담겨 있었다.

부부 문제를 다루는 솔루션 프로그램이라는 포장지를 두르고 있지만 실상은 갈등만 부각하고 자극적인 요소들만 나열했다. JTBC 드라마국은 지난해에도 이준호, 엄정화 등 작품의 성공으로 부와 영광을 누리지만 그렇지 못한 예능국은 욕을 먹더라도 화제성을 키우려는 속셈처럼 보인다. 아슬아슬한 수위의 경계를 언제까지 잘 탈 수 있을까. 선을 넘는 건 한순간이다.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 고민을 나누고 솔루션을 찾아준다는 의도로 만들었다면 그 의도에만 집중하길 바란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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