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I, 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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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토일드라마 '웰컴투 삼달리'가 지창욱, 신혜선, 강영석까지 삼각관계마저 남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웰컴투 삼달리'는 한라산 자락 어느 개천에서 난 용, 삼달(신혜선 역)이 모든 걸 잃고 추락한 뒤, 개천을 소중히 지켜온 용필(지창욱 역)과 고향의 품으로 다시 돌아와 숨을 고르며 사랑도 찾는 청정 짝꿍 로맨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피 튀기는 경쟁이 아닌 착해서 더 짠한 삼각관계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조삼달 데이터를 1TB 보유하고 있는 전남친 조용필과 졸부로 돌아온 동네 친구 부상도(강영석 역)의 짠내 폭발 순애보는 각기 다른 재미로 주말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이에 그 관계를 본격적으로 분석해봤다.

지창욱·신혜선, 서로 좋아하지만 꾹 눌러둘 수밖에 없는 사이

용필과 삼달 사이에는 유구한 역사가 있다. 날 때부터 짝꿍처럼 붙어 태어난 이들은 무려 30년을 쭉 친구로 또 연인으로 함께 했다. 그 후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이별하게 된 이들은 8년 동안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가슴 한편에 서로를 묻어두고 있다는 사실만은 변함없었다. 삼달이 고향으로 다시 내려오게 되면서 '짝꿍의 역사'를 재가동시킨 이들은 좁은 동네에서 계속 마주쳤다.

그럴수록 지난날의 아련했던 추억들은 다시 생생하게 떠올랐고, 꾹 눌러두었던 감정들은 하루에도 수 십 번씩 튀어나왔다. 이제는 자신의 꿈을 지키려 삼달에게 다가가고 있는 용필은 부상도와 가까운 그녀를 대놓고 질투하고 싶고, 슬퍼하는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위로하고 싶지만 '전 연인'이라는 위치는 때때로 머뭇거리게 했다.

삼달 또한 둘 사이를 반대하는 그의 아빠 상태(유오성 역) 때문에 용필을 향해 샘솟는 감정을 꼭꼭 숨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용기를 못 내고 서로의 주위만 맴돌고 있는 용필과 삼달은 애틋함을 자아내고 있다.

강영석, 신혜선 향한 짠내 폭발 순애보

용필뿐만 아니라 상도 역시 어릴 때부터 삼달을 향한 지고지순한 마음을 품고 있다. 그렇지만 그 오랜 세월 키워온 마음을 삼달에게 표현하지 못한 건 독수리 오 형제의 우정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삼달이 용필과 헤어지고 8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은 그에게 기회였다. 하지만 용필과 삼달 사이에는 좀처럼 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에 관한 거라면 속속들이 다 알고 있는 용필 때문에 항상 한발 늦어 두 사람을 뒤에서 지켜볼 뿐이었다.

삼달에게 위로받는 게 아닌 위로 해주고 싶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지만, 돈 때문에 갈등을 빚는 집안 사정을 들키는 등 마음처럼 잘되지 않았다. 삼달을 위로하는 걸 마침내 성공했을 때도 그녀는 상도를 그저 어려운 집안 형편을 이겨내고 건실하게 자란 대견한 친구로만 생각했다. 용필과 삼달이 같이 서울에 갔다는 소식에 둘이 다시 사귄다는 소문이 동네에 퍼지자 "얘네도 친구다", "육지에 저도 갔다"라며 발끈해보기도 했다. 동네 사람들조차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하라"며 그의 순정을 몰라줬다. 삼각인 듯 삼각 아닌 삼각관계가 짠내를 유발한 대목이었다.

지창욱·강영석, 서로에게 켕기고 미안한 사이

상도는 삼달을 몰래 좋아하다가도 소꿉친구 용필을 보면 켕기고 못 할 짓 한 것 같은 미안한 마음에 결국 이실직고했다. 하지만 용필은 그의 마음을 진작 알고 있었다. 상도가 무려 18번이나 취중 진담으로 그에게 털어놓은 전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더 신경 쓰였던 용필은 "사람 좋아하는 거 남 눈치 볼만한 일 아니다. 더구나 남한테 허락받는 건 더더욱 아니다"라며 마음 가는 대로 하라 얘기했다.

그렇지만 상도는 "8년 동안 삼달이 한 번도 잊어 보려고 한 적 없다"라는 용필의 깊은 사랑을 알게 되자 자꾸 켕기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런 상도를 보며 또 미안해지는 용필이었다. 그렇게 삼달과 있는 서로를 신경 쓰고, 그녀의 엄마 미자(김미경 역)를 살뜰히 챙기는 등 서로 의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해하는 이들의 사이는 안방극장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착한 삼각관계를 완성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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