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MBC, KBS 드라마 침체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 건 사극이다. MBC는 상반기 '꼭두의 계절', '조선 변호사', '넘버스:빌딩 숲의 감시자' 등을 방송했지만, 최고 시청률이 5%도 넘지 못했다. 허덕이고 있던 MBC 드라마 판을 구원해준 건 '연인'이었다.

현재 방영 중인 연인의 후속작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역시 사극이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1회부터 동시간대 금토드라마 1위에 등극하며 쾌조 출발을 알렸다. 최고 시청률 9.6%를 기록, 1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세영이 남궁민의 '연인' 흥행 바통을 잘 이어받았다. MBC는 '연인','열녀박씨 계약결혼뎐'으로 '2023 MBC 연기대상'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 놨다.

'고려 거란 전쟁'은 정통 사극이다.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극 필승' 배우 최수종의 10년 만에 대하사극 도전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며 그 기대에 부응했다.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하는 조정석도 사극을 선택했다. tvN '세작, 매혹된 자들'은 높은 자리에 있지만 마음은 비천한 임금 이인과 그를 무너뜨리기 위해 세작(첩자)이 된 여인의 잔혹한 운명을 담았다. 상상력에 기반을 둔 픽션 사극이다. 조정석뿐만 아니라 '뿌리깊은 나무','육룡이 나르샤'등 사극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온 신세경이 여주인공으로 나선다.
이외에도 2024년 KBS 드라마계 첫 포문을 여는 '환상연가'도 판타지 사극이다. '약한 영웅'으로 눈도장을 찍은 박지훈이 다중인격 캐릭터로 분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사극을 연이어 선보이는 이들의 선택이 옳았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남궁민의 '연인'처럼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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