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포스터.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CJ ENM
배우 이선균,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포스터.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CJ ENM
'마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48)이 오늘(27일) 사망했다.

경찰은 이선균이 오늘(27일) 오전 10시 30분 즈음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 주차장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선균이 탑승했던 차량 안에는 번개탄 1점도 함께 들어있었으며, 경찰은 이선균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선균이 오늘(27일) 사망하면서 그가 남긴 유작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의 개봉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마약 혐의' 조사를 받으며 이미 두 작품 모두 개봉이 무기한 연기된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올해 제76회 칸 영화제 비경쟁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었으며, 해당 영화는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예기치 못한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다.

'행복의 나라' 역시 모든 촬영을 마쳤으나 개봉 일자를 잡지 못하고 연기됐다. '행복의 나라'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 속에 휘말린 한 군인과 그를 살리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변호사의 치열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영화의 촬영은 모두 마쳤지만,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로 개봉 일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오늘 이선균이 사망하면서 유작으로 남게 된 두 작품은 모두 무기한 개봉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부터 이선균은 마약류 관리법상 대마와 향정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어 조사받았고, 10월 28일 1차 소환되어 약 1시간 남짓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10월 25일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이선균에 대한 신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28일 시약 검사를 진행했고 '음성'을 받았다.

이후, 이선균은 11월 4일 2차 소환됐다. 11월 3일, 국과수 감정 결과 이선균의 모발에서 음성이 나온 바. 11월 4일 경찰 조사에 앞서 포토라인에 섰던 이선균은 "조사 과정에서 모두 성실하게 말씀드리겠다"라고 언급했다. 2차 소환이 이뤄지고, 이선균에 대한 갑론을박이 대두되기도 했다. 또한, 마약 복용을 주장하며 3억 5000만원가량을 갈취하고자 협박한 유흥업소 여실장과의 통화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나도 너 되게 좋아해, 그거 알아?" 등의 사적인 대화가 포함되어 있었다.

12월 23일 3차 소환받은 이선균은 오전 10시부터 24일 새벽까지 19시간 동안 강도 높은 밤샘 조사를 받았다. 이선균은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오늘 (공갈 사건) 피해자로서 고소인 조사까지 마쳤다. 이제 앞으로 경찰이 저와 공갈범들 가운데 어느 쪽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잘 판단해 주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선균은 26일(어제) 오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제출했다. 또한, 이선균은 A씨가 준 약을 먹었지만, 그게 마약인 줄을 몰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영화계는 이선균의 사망 소식에 황망함을 감추지 못하며 공식 일정들이 순차적으로 취소했다. 오늘(27일) 진행되기로 했던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의 김성규 인터뷰와 내일(28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의 무대 인사가 취소되며 추모에 동참했다.

한편, 오늘(27일) 오후 이선균의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측은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부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억울하지 않도록 억측이나 추측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 및 이를 토대로 한 악의적인 보도는 자제해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장례는 유가족 및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입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