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독전2' 백감독 인터뷰
백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백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독전2' 감독 백종열의 이력은 특이하다. SSG닷컴, 네이버, SU: M37 등의 숱한 광고 연출을 한 베테랑 감독이자 동시에 2015년 개봉한 '뷰티 인사이드'로 영화계에 발을 내디딘 신인 감독이기 때문이다. 차기작으로는 구교환, 신승호, 강기영이 출연하는 영화 '부활남'이 기다리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독전2'는 2018년 개봉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독전1'의 미드퀄이다. 1편에서 풀어나간 이야기 중 용산역 혈투와 노르웨이 사이의 공백을 채우는 형식. 스타일적으로 다른 느낌을 주려고 했다는 백감독은 1편의 색깔이 강렬하고 콘트라스트가 강한 느낌이 아닌 인물의 서사를 더욱 강조하는 연출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독전2'가 공개된 이후, 예상치 못한 혹평에 고민이 많고 복잡한 마음이라는 백종열 감독을 만나봤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지난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독전2'는 전작과는 다른 설정과 매력으로 인해서 관객들의 평가가 좋지 못한 상황이다. 백감독은 작품이 공개되고 어느 정도 평을 찾아봤다고 밝히며 "관객들 평가가 좋지 않았다. 생각과 고민이 많았고 복잡한 마음이다. 그분들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딘가에서 실력의 한계가 있었나 보다'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매력적인 출발 지점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변함은 없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독전2'는 일반적인 형태의 시리즈가 아니라 '독전1'(2018)의 용산역과 노르웨이 혈투 사이의 이야기를 담은 일명 미드퀄(Midquel)이다. 미드퀄은 전작이 다루고 있는 시간대 중간에 일어났던 일을 다루는 구조. 초기부터 어려웠던 기획이었음에도 '독전2' 연출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호기심을 자극했던 문장이 있었다. '혹시 서영락이 이선생이 아니라면 어땠을까'가 미드퀄을 만들어낸 계기였다. 1편에서 진하림과 이선생이 거래하는 과정이 나온다. '만약 진하림이 이선생을 찾아내기 위한 작전이었다면 어떨까'라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출발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독전1', 서영락(류준열), '독전2' 서영락(오승훈) 스틸컷. /사진제공=(주)NEW, 넷플릭스
영화 '독전1', 서영락(류준열), '독전2' 서영락(오승훈) 스틸컷. /사진제공=(주)NEW, 넷플릭스
◆ '독전1'과 달리 뒤바뀐 이선생의 정체와 류준열 아닌 오승훈이 연기한 서영락

전작에서 배우 류준열이 맡았던 서영락 캐릭터가 배우 오승훈으로 대체되면서 몰입이 어렵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류준열이 연기했던 캐릭터의 잔상이 워낙 짙었었기 때문. 서영락 역에 1000명 정도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는 일화처럼 백감독은 서영락 역에 오승훈 배우여야 했던 이유를 밝혔다. 백감독은 "마지막에 드라마를 완성하려는 목적이 캐스팅에서부터 있었다. 이 드라마를 가장 적합하게 표현하는 분을 집중적으로 캐스팅하려고 했다. 오승훈 배우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가능성을 느꼈다"고 했다.

'독전2'에는 실제로 이선생이 등장하며 닫힌 엔딩을 보여준다. 중국인 배우 티지마(TZTMA)를 최종적으로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이선생이 중국인일 것이라는 설정은 이미 초반부터 있었다. 그렇기에 진하림, 큰칼이 한 테두리에 모여야 하는 것이었다. 캐스팅에 정말 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최종적으로 티지마라는 배우를 한효주 배우에게 소개받았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선하게 생기신 부분이 있었다. 오히려 이선생의 매칭이 잘 되었다. 돌출되는 효과 없이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진입하기를 바랐다"라고 소개했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 초반부터 지녔던 고민인 진하림 캐릭터의 구현과 큰칼 캐릭터가 필요했던 이유

故 김주혁이 연기했던 진하림 배역은 '독전2'에서 배우 변요한이 연기한다. 변요한의 출연 비하인드에 대해 백감독은 "'독전'을 하면서 넘었어야 했을 허들이 여러 개 있었다. 서영락과 진하림이었다. 이건 사실 서영락보다 먼저 시작한 고민이었다. 딥페이크로 살릴까도 생각했다. 이게 무산이 됐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진하림의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변요한 씨와 회의하면서, 깊게 고민을 해주셨다. ('독전2'에서는) 10여 년 전의 진하림이다. '독전1'에서 진하림이 원색적인 성격을 지니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라고 고민했던 지점을 털어놨다.

시나리오상에서 원래 큰칼 캐릭터는 남자였다고. 백감독은 시나리오를 수정하면서 큰칼 역을 여자 캐릭터로 바꾸고 영화 '뷰티인사이드'를 통해 함께 호흡을 맞췄던 한효주 배우를 캐스팅했다. 워낙 비주얼적으로 강렬함이 요구되는 캐릭터 탓에 걱정은 없었느냐고 묻자 "단 하나 걸렸던 것은 '실물이 지나치게 예쁘게 생겼구나'였다.영화적으로 해석해서 여러 차례 의논했던 부분이 있다. 덜 씻었으면, 관리를 덜 해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다"라고 답변했다.

큰칼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인상이 있었다는 백감독은 "큰칼도 그렇고, 서영락도 그렇고, 이선생도 그렇고 가족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고 싶었다. 큰칼은 가족으로서 인정받고 싶어 한다. 차별받고 질투가 삐뚤어져서. 또한, 서영락도 왜 본인이 이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 고민한다. 궁극적으로 본인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거다. 이선생도 본인의 세계를 떠나고 싶지만, 아직 미련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독전1'의 조진웅, 차승원 배우와 '독전2'에서 함께 작업하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다고. 백감독은 "두 사람 연기를 보면서, 현장에서 많이 배웠다. 원호는 리더로서 무모한 판단을 하면서 희생하지 않나. '이런 상태에 이런 상황이'라는 세세한 디테일의 연출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브라이언 같은 경우는 그렇게 할 줄 알았다. 사석에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서영락에게 왜 내가 이런 일을 했는지, 힘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라고 언급했다.

'독전2'의 엔딩크레딧은 스타일리시한 광고를 연상시킬 정도로 독특하다. 광고 감독으로 이력을 시작한 만큼 신선한 매력이 돋보인다. 백감독은 "일종의 커튼콜처럼 해보고 싶었다. 마지막 분장도 지우지 않고 다시 한번 관객들과 눈을 마주치고 캐스팅을 소개하고 여운을 주고 싶었다. 원호가 지닌 여운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효과를 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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