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개그맨 김용이 고(故) 최진영과 양종철의 죽음에 죄책감을 털어놨다.

지난 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 607회에서는 13년째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개그맨 김용의 사연이 공개됐다.

20살 나이에 최연소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던 김용은 요식업 사업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이후 사업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잃었다. 피해 금액은 지금으로 따지면 10억 원 이상이었다.

김용은 "망할 때마다 점점 내려간다. 지하까지 내려갔다가 나중에는 서울역 가봤고 용산역까지 가봤다. 우울증, 공황장애, 대인 기피, 조울증 등을 앓았다”며 극단적인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날 김용은 경기도 양평의 한 공원 묘지를 찾았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형이 너무 늦게 왔다. 네가 왜 거기있냐. 내가 있어야지"라고 말했다. 이 묘소는 최진영이 누나 최진실과 함께 잠들어 있는 곳이었다. 김용은 "미안하다. 13년 만에 왔다. 내가 너 못 지켜줘서 마지막에 미안했다. 지켜주지 못해서 진짜 미안하다"고 고백했다.

군대 선후임으로 인연을 맺었다는 김용은 "제일 고민을 많이 들어줬다. 친형 같았다. 나를 만나면 그렇게 즐거워했다. 나도 무슨 사고를 치면 꼭 진영이에게 전화했다. 잘 맞았던 것 같다. 반쪽이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묘소를 한 번도 찾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밤 12시가 조금 넘었던 것 같다. 느닷없이 전화가 '최진영'이 뜨니까 받으면서 불안하더라. '형 어디야?'라고 그러더니 '나 지금 택시 타고 갈게'라고 하고 왔다. 웃으면서 '형 나 좀 웃겨주면 안돼?'라고 하더라. 재밌게 깔깔대고 웃었다. '형 고마워. 항상 힘들 때마다 웃겨줘서 고맙다'고 했다. 얘가 갑자기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더니 탁 나갔다"고 회상했다.

그 다음날이 최진영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날이었던 것. 김용은 "그냥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진짜 미안한 거는 내가 못 잡았다는 거지"라며 자책했다.

그는 개그맨 양종철의 죽음도 자신의 탓으로 여겼다. 그는 "양종철 형도 마찬가지다. 마지막까지 나랑 술 먹고 다음날 사고가 났다. 그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죄책감 아닌 죄책감이 밀려왔다"고 고백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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