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픈 더 도어' 장항준 감독, 송은이 제작자 인터뷰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두 사람, 장항준 감독과 송은이다. 서울예전 선후배로 시작해 동료, '오픈 더 도어'를 통해 영화 감독과 제작자로 만나기까지. 장항준 감독과 송은이의 무려 '32년 우정'은 보기 좋게 영글었다. '오픈 더 도어'로 첫 영화 제작을 도전해봤다는 송은이는 장항준 감독의 신뢰를, 장항준 감독은 송은이 제작자의 솔직함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동안 활동하던 영역은 방송과 영화로 달랐지만, '이야기'에 대한 탐구만큼은 두 사람 모두 놓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픈 더 도어'(감독 장항준)는 미국 뉴저지 한인 세탁소 살인 사건 이후 7년, 비밀의 문을 열어버린 한 가족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연출과 각본을 맡은 장항준 감독은 영화 '기억의 밤', '리바운드' 등을 제작한 바 있으며, 송은이는 '오픈 더 도어'에서 처음으로 제작을 맡았다. '오픈 더 도어' 개봉 소감이 어떤가.
장항준 감독 2년 전에 촬영을 마친 작품이었는데 CG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요즘 한국 영화 상황도 안 좋고 극장도 위기이지 않나. 많이 떨린다.
송은이 제작자 감독님은 아티스트로서 셀럽으로 함께 하신다. '팟캐스트 씨네마운틴' 이후, 첫 번째 영화 제작이라서 많이 설렌다. 개봉 자체가 요즘은 불투명하지 않나. 기쁜 일이다.
지난 5월 영화 '리바운드'로 관객들을 만났다. 흥행 실패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장항준 감독 스포츠 경기이든 뭐든 연패를 끊어야 하지않나. 작품 중에 흥행을 못 했던 것이 없었는데 예상과 많이 달라서 울었다.
송은이 제작자 장항준 감독의 전작 '리바운드' 흥행 실패에 놀랐다. 이렇게 좋은 영화도 성적이 이런 것은 시장이 안 좋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우리 영화는 어떻게 개봉할지에 대한 학습이 되어서 일반적인 홍보보다는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지점들을 공부했다. 한인 세탁소 살인사건의 실화를 모티브로 이야기를 시작한 계기가 따로 있나
장항준 감독 교민 사회에서 나올 수 있는 가족들의 갈등과 미국 자본주의 사회의 욕망이 충돌하는 지점들이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면서 몇천개 이상의 문을 들락날락한다. 중요한 문을 열 것인가 혹은 말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원래는 단편을 15분~20분 분량이었다. 송은이 씨한테 술자리에서 이야기했는데, 너무 재밌다고 하더라. 단편은 부담이 없으니 비보에서 제작하고 싶다고 했다.
초기에 기획했던 20분가량의 단편에서 장편으로 확장됐다. '감독'과 '제작자'로서 따로 부담은 없었나.
장항준 감독 PD랑 나는 노 개런티로 참여했다. 대신 스태프나 배우들은 표준근로계약서에 의해서 임금을 받았다. 작은 영화는 주 52시간 적용이 잘 안 되는데, 비보 이미지가 너무 좋아서 시간을 지켰다. 지인들한테 밥차를 당당하게 요구하면서 식대를 줄일 수 있었다. 제작비를 가치 있게 썼다(웃음)
송은이 제작자 제작비가 늘어난 부분보다는 콘텐츠의 본질에 집중했던 것 같다. 잘 몰랐달까(웃음) 영화를 위해서 돈을 써야 한다면, 그게 맞다. 돈을 적게 해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면 그래야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예산으로 최대 퀄리티를 뽑았다. 대학교 선후배부터 소속 아티스트까지 '32년 우정'을 자랑하는 만큼, 함께 협업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장항준 감독 간혹 감정이 상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직설적으로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해'라고 하니까 편하더라. 둘 다 성격이 독하거나 공격적이지 않아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송은이 씨는 대학교 1학년 때, 복학하고 처음 만나서 친하게 만났다. 나랑 놀아주는 아이들이 많이 없어서 둘이 많이 친했다. 관계는 거의 변한 것은 없고, 각자의 직위가 변한 것 같다.
송은이 제작자 감독님이 예능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다였다면, 고민했을 것 같다. 감독님을 존중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더라. 만약 예능이 웃음을 준다면, 영화는 질문을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팬데믹 이후, 극장가를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한국 영화 '위기론'이 제기됐다. 1990년대부터 영화 작업을 시작한 입장에서 어떤가.
장항준 감독 90년대부터 2000년대 당시, 한국 영화는 르네상스였다. 눈부신 산업적 성장을 했고, 전 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것을 하지 않았나. 하지만 코로나와 겹치면서 한국 영화가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자들은 계속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우리는 항상 배가 고팠다. 가난함이 대명사였던 것 같다. 오롯이 영화가 좋아서 했던 사람들이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갈구하고 탐구하고 싶다. 개그맨 출신 영화 감독도 많다. 앞으로 그들과 협업하는 방향으로 갈 생각도 있는가.
송은이 제작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내가 하는 방향성과 잘 맞으면 좋겠다. 박성광 감독은 최근 '웅남이'를 연출했는데,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할지 알기에 박수 쳐주고 싶다. 기성 감독님과 할 수 있어도 좋지만, 그게 신인이어도 좋다.
기존 상업영화의 흥행 공식을 따르지 않고 독립 영화만의 신선한 이야기가 돋보인다. '오픈 더 도어'가 지닌 자부심이 있다면 무엇인가.
장항준 감독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이 얼마 안 된다. 그나마 전 세계에서 몇 개의 나라만 영화 산업이 돌아간다. 잘 이겨내면 좋겠다. 좋지 않은 환경 안에서. 영화를 개봉하고 도전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사실 상업 영화들은 직관적이지 않나. 그런 환경 안에서 반대의 길을 걸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뭔가 해석해볼 만한 여지가 있는 작품이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오픈 더 도어'(감독 장항준)는 미국 뉴저지 한인 세탁소 살인 사건 이후 7년, 비밀의 문을 열어버린 한 가족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연출과 각본을 맡은 장항준 감독은 영화 '기억의 밤', '리바운드' 등을 제작한 바 있으며, 송은이는 '오픈 더 도어'에서 처음으로 제작을 맡았다. '오픈 더 도어' 개봉 소감이 어떤가.
장항준 감독 2년 전에 촬영을 마친 작품이었는데 CG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요즘 한국 영화 상황도 안 좋고 극장도 위기이지 않나. 많이 떨린다.
송은이 제작자 감독님은 아티스트로서 셀럽으로 함께 하신다. '팟캐스트 씨네마운틴' 이후, 첫 번째 영화 제작이라서 많이 설렌다. 개봉 자체가 요즘은 불투명하지 않나. 기쁜 일이다.
지난 5월 영화 '리바운드'로 관객들을 만났다. 흥행 실패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장항준 감독 스포츠 경기이든 뭐든 연패를 끊어야 하지않나. 작품 중에 흥행을 못 했던 것이 없었는데 예상과 많이 달라서 울었다.
송은이 제작자 장항준 감독의 전작 '리바운드' 흥행 실패에 놀랐다. 이렇게 좋은 영화도 성적이 이런 것은 시장이 안 좋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우리 영화는 어떻게 개봉할지에 대한 학습이 되어서 일반적인 홍보보다는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지점들을 공부했다. 한인 세탁소 살인사건의 실화를 모티브로 이야기를 시작한 계기가 따로 있나
장항준 감독 교민 사회에서 나올 수 있는 가족들의 갈등과 미국 자본주의 사회의 욕망이 충돌하는 지점들이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면서 몇천개 이상의 문을 들락날락한다. 중요한 문을 열 것인가 혹은 말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원래는 단편을 15분~20분 분량이었다. 송은이 씨한테 술자리에서 이야기했는데, 너무 재밌다고 하더라. 단편은 부담이 없으니 비보에서 제작하고 싶다고 했다.
초기에 기획했던 20분가량의 단편에서 장편으로 확장됐다. '감독'과 '제작자'로서 따로 부담은 없었나.
장항준 감독 PD랑 나는 노 개런티로 참여했다. 대신 스태프나 배우들은 표준근로계약서에 의해서 임금을 받았다. 작은 영화는 주 52시간 적용이 잘 안 되는데, 비보 이미지가 너무 좋아서 시간을 지켰다. 지인들한테 밥차를 당당하게 요구하면서 식대를 줄일 수 있었다. 제작비를 가치 있게 썼다(웃음)
송은이 제작자 제작비가 늘어난 부분보다는 콘텐츠의 본질에 집중했던 것 같다. 잘 몰랐달까(웃음) 영화를 위해서 돈을 써야 한다면, 그게 맞다. 돈을 적게 해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면 그래야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예산으로 최대 퀄리티를 뽑았다. 대학교 선후배부터 소속 아티스트까지 '32년 우정'을 자랑하는 만큼, 함께 협업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장항준 감독 간혹 감정이 상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직설적으로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해'라고 하니까 편하더라. 둘 다 성격이 독하거나 공격적이지 않아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송은이 씨는 대학교 1학년 때, 복학하고 처음 만나서 친하게 만났다. 나랑 놀아주는 아이들이 많이 없어서 둘이 많이 친했다. 관계는 거의 변한 것은 없고, 각자의 직위가 변한 것 같다.
송은이 제작자 감독님이 예능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다였다면, 고민했을 것 같다. 감독님을 존중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더라. 만약 예능이 웃음을 준다면, 영화는 질문을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팬데믹 이후, 극장가를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한국 영화 '위기론'이 제기됐다. 1990년대부터 영화 작업을 시작한 입장에서 어떤가.
장항준 감독 90년대부터 2000년대 당시, 한국 영화는 르네상스였다. 눈부신 산업적 성장을 했고, 전 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것을 하지 않았나. 하지만 코로나와 겹치면서 한국 영화가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자들은 계속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우리는 항상 배가 고팠다. 가난함이 대명사였던 것 같다. 오롯이 영화가 좋아서 했던 사람들이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갈구하고 탐구하고 싶다. 개그맨 출신 영화 감독도 많다. 앞으로 그들과 협업하는 방향으로 갈 생각도 있는가.
송은이 제작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내가 하는 방향성과 잘 맞으면 좋겠다. 박성광 감독은 최근 '웅남이'를 연출했는데,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할지 알기에 박수 쳐주고 싶다. 기성 감독님과 할 수 있어도 좋지만, 그게 신인이어도 좋다.
기존 상업영화의 흥행 공식을 따르지 않고 독립 영화만의 신선한 이야기가 돋보인다. '오픈 더 도어'가 지닌 자부심이 있다면 무엇인가.
장항준 감독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이 얼마 안 된다. 그나마 전 세계에서 몇 개의 나라만 영화 산업이 돌아간다. 잘 이겨내면 좋겠다. 좋지 않은 환경 안에서. 영화를 개봉하고 도전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사실 상업 영화들은 직관적이지 않나. 그런 환경 안에서 반대의 길을 걸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뭔가 해석해볼 만한 여지가 있는 작품이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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