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
원준 역 양세종 인터뷰
양세종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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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양세종이 주변에서 자신에 대해 상남자라고 한다고 했다.

양세종은 27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앞서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 역)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POP 아이돌 시절을 뒤로하고 은퇴한 두나(수지 역)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현실적인 인물 원준의 시선을 따라가면서도 두나만의 세상에서 그녀가 느끼는 외로움을 동시에 그려내 서툴렀던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다가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극 중 양세종은 이원준 역을 연기한다. 이원준은 아버지 없이 혼자 생계를 책임지는 엄마와 아픈 동생 때문에 긴 통학을 하다 마침내 자취를 결심한 원준은 학교 근처 셰어 하우스에 입주한다. 눈에 밟히는 두나를 돌봐주고 스토커와 악플로 고통받는 두나를 지켜주고 싶어 하는 인물.

이날 양세종은 '이두나!'에 대해 "저는 두나 입장 그리고 원준이 입장 그 어느 입장에서 봐도 뜻깊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 보고 나면 언젠가 한 번쯤 겪어봤을, 사랑에 대한 향수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또 이런 두나와 원준이에 대한 관계가 깊어지면서 여러 가지 감정 변화와 사람이 성숙해져 가는 과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저도 정주행을 두 번 했는데,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더라. 힐링 되는 부분도 있었다. 울컥하지 않을 것 같은 장면에서도 울컥 울컥하더라"고 했다.
양세종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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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종은 2019년 방송된 드라마 '나의 나라' 이후 4년 만에 '이두나!'로 복귀했다. 그사이 군대도 다녀왔다. 그는 "(길어진 텀을) 기다리면서 겁이 나 두려움은 느끼지 않는다. 제가 느끼는 건 다음 캐릭터를 맡았을 때 잘 소화하지 못하면 어떡하냐는 그런 두려움은 있다. 캐릭터를 잘 소화해야 하는데, 이 캐릭터에 온전히 빠져야 하는 데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 잊히는 것에 대해 걱정한다. 걱정한 만큼 '이두나!' 속 원준이에 대해 집중을 많이 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과거 양세종은 골방에 자신을 가두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연습실이 생겼다. 그때 골방 작업을 왜 했었는지, 군대에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때는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까 캐릭터에 접근하는 방식, 루트를 잘 몰랐던 것 같다. 그걸 알고 싶어서 일부러 그런 환경으로 꾸며놓고 골방 작업을 했다. 지금은 다가가는 방식에 대해 정서적인 여유도 생겨서 골방 작업은 안 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군대에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고 밝힌 양세종. 그는 "지금 가장 떠오르는 건 '연기는 뭐지?', '연기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매일 했다. '내가 시상식에서 왜 이렇게 떨지?'라고 깊이 생각해봤는데, 답을 찾았다. 제가 중학교 때 부모님과 사장님께 허락받고 비디오 대여점에서 중학교 때부터 일했다. 그때는 배우에 대한 꿈이 없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없었다.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생이 되기까지 거기에 조그마한 TV가 있다 보니 거기에 있는 영화들을 봤다. 영화에서 보던 선배님들을 실제 시상식에서 보니까 엄청나게 떨리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연병장에서 많이 걸었다. 전역하기 6개월 전부터 시나리오를 받는데, 보면서 그 주에 내가 보고 있는 캐릭터들 생각하면서 걸었다. 연기는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고 생각했다. 주로 연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나는 누구인가', '세종이는 누구인가' 이런 생각도 했다. 온전한 나의 모습은 무엇인지 생각했다. 저에 대한 매력을 잘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지인들이 나에 대해 말했을 때 진지한 건 사실인데, 주위에서 저를 이야기하는 건 상남자라고 한다. 감독님들도 저한테 '세종 씨 사랑의 온도 속 온정선을 닮은 줄 알았는 데 전혀 아니네요'라고 하시더라. 다 그렇게 이야기하셨다"라고 덧붙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양세종은 누군가의 팬이었던 적이 없었다고. 그는 "저는 29살 때 군대에 갔다. 그러다 보니 군대 동기들이 저보다 어리지 않나. 휴식 시간에 TV를 틀어놓는다. TV 속에 아이돌분들 나와서 무대 하는데, 저는 그 휴식 시간에 전화하러 나갔다. 전화도 하고, 연병장에서 가만히 앉아서 살았다. 군대가 저에게 가져다준 게 많다. 온전히 연예인 양세종, 배우 양세종이 아니라 그냥 양세종으로 있는 시간이었다. 어떤 걸그룹의 팬이었던 적은 없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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