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수' 조춘자 役 김혜수 인터뷰
'밀수' 7월 26일 개봉
배우 김혜수/사진 = 호두앤뉴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혜수/사진 = 호두앤뉴엔터테인먼트
남색 반다나 두건을 두른 배우 김혜수(52)는 커다란 눈을 더 크게 뜨고, 시원한 입매를 활짝 열어 미소 지었다. 습한 폭염이 가득한 날이었지만, 김혜수의 인터뷰는 대청마루 위 선풍기 바람처럼 하늘거렸다.

김혜수는 19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인터뷰에 나섰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을 그린다.

'밀수'에서 김혜수는 14살에 식모살이부터 시작해 돈이 되고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온 춘자 역을 연기했다. 작은 밀수를 계기로 벌어진 충격적 사건 이후 군천을 떠난 춘자는 다시 돌아와 친구 진숙(염정아)과 거대한 밀수판을 짠다.

김혜수는 대찬 카리스마와 호쾌한 연기로 극의 중심에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수중 액션을 비롯해 깊이감 있는 감정연기까지 자신의 이름값을 해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김혜수는 "헐, 이걸 우리가 한다고?"였다고 했다. "해녀라는 직업이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 밖에 없잖아요. 해녀 액션으로서는 최초죠. 처음엔 정말 '헐'이었어요. 우리가 이걸 한다고? 하면서 놀랐죠. 처음인 만큼 기술적인 것들도 잘 준비되어야 했고, 우리가 가늠하고 예상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준비에 준비, 대비에 대비, 보안에 보안이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김혜수는 이번 '밀수' 현장을 통해서 "생애 처음 느끼는 일체감을 느꼈다"며 인터뷰 내내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물 공포에 대한 공황장애를 비롯해 촬영 말미 물 속에서 이마가 찢어지는 사고를 겪기도 했지만, 그것들을 거뜬히 이겨낼 만큼 촬영 현장이 좋았다. "이건 누군가 잘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좋은 사람들만 모였다고 늘 좋은 시너지가 나는 것도 아니잖아요. 현장의 분위기와 배우 간의 호흡은 알 수 없는 영역이고, 이거야 말로 운인 거 같아요. 정말 여러 번 일체감을 느꼈고, 그 느낌을 항상 유지하면서 연기했어요."
'밀수' 스틸/사진 = NEW
'밀수' 스틸/사진 = NEW
영화 '밀수' 스틸/사진 = NEW
영화 '밀수' 스틸/사진 = NEW
'여성 투톱'이라는 영화의 수식어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밀수'를 여성 투톱 영화로 한정하고 싶지 않다"는 김혜수는 "캐릭터의 앙상블이 굉장히 관건이겠다고 생각했다. 각자의 영역들이 중요했고, 서로 시너지도 기대 됐다"며 "서로와 시너지가 빛을 발해야지 이 영화가 제대로 잘 돌아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염)정아와는 정말 좋은 기억이 가득해요. 둘이 같이 물에 들어가서 수중신을 하는데, 최대한 호흡을 같이 하고 사인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연기했어요. 메가폰이 '배우들 준비되면 들어가겠다'고 하고 우리가 서로 사인을 주고 받는데, 그게 정말 좋았어요. 눈으로 대화를 나눴고, 그 순간 만큼은 온전히 내가 정아고 정아가 나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죠. 춘자와 진숙보다 더 진할 수도 있었을 거에요. 그 때가 정말 좋았어요. 그 건 살면서 처음 경험하는 순간이었던 거 같아요."

'밀수'로 어떤 평가를 듣고 싶냐는 질문에 김혜수는 "관객들이 보고 느낀대로의 평가를 바란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저는 이렇게 했지만, 제 느낌을 관객들이 다 받을 수는 없겠죠. 보시는대로, 느낀대로 봐주시길 바라요. 다만, 상업 영화는 재미있게 보자고 티켓값을 지불하시는 거니까 보시고 즐거우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모두의 호흡이 영화에 잘 나타났으면 해요."

'밀수'는 오는 26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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