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닥터 차정숙' 종영, 불륜남녀 해피엔딩 '갑론을박'
'닥터 차정숙' 종영, 불륜남녀 해피엔딩 '갑론을박'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결말은 없다지만, 주제 의식에만 집중한 나머지 대중적인 기대를 무너트려 버렸다. 뜨거웠던 인기만큼이나 실망은 더 크게 다가오는 법. JTBC 드라마국을 살려 놓은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닥터 차정숙'까지 잇따른 용두사미 결말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닥터 차정숙'은 불륜 남녀의 해피엔딩으로 '불륜 미화'라는 꼬리표를 면치 못하게 됐다.
지난 4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결말은 모두가 행복을 찾은 해피엔딩이었다. 차정숙(엄정화 분)은 간 이식 재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뒤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되어 '차정숙 의원'을 개원했고, 서인호(김병철 분)는 차정숙과 이혼 후 최연소 병원장이 됐다. 500억 유산을 물려받은 최승희(명세빈 분)는 요양병원을 인수했고, 로이킴(민우혁 분)은 새로운 사랑을 만나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았다. 그러나 이들의 '완벽한' 결말에 응원이 쏟아지지 않는 이유는 서인호와 최승희는 20년간 불륜 관계를 이어온 내연관계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불륜을 저지르며 철저하게 차정숙을 기만했고, 혼외자까지 낳아 기르고 있었다. 서인호는 차정숙이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도 최승희와 여행을 떠났고, 레지던트 생활을 하는 아내에게 병원을 그만둘 것을 계속해서 종용했던 나쁜 남편이었다.
물론, 서인호의 허당스럽고 코믹한 모습을 부각해 미워할 수 없는 '마성의 하남자'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졌고, 최승희가 가진 가족에 대한 결핍과 모성애를 드러내 입체적인 감정을 그려냈다고 하지만, 바뀌지 않는 사실은 두 사람 모두 용서받지 못할 불륜남, 불륜녀라는 거다.
그러나 인물들의 '성장'으로 맞춰진 결말은 서인호, 최승희에게 면죄부처럼 작용했고, 권선징악은커녕 '잘 먹고 잘사는' 엔딩이 돼버렸다. 서인호는 이혼당하긴 했지만, 3년 후 차정숙과 같이 봉사활동을 다닐 정도로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로 그려졌다. 여기에 차정숙을 포기하고 갑작스럽게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긴 로이킴의 결말은 다소 황당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불륜 미화는 앞서 TV조선 '빨간 풍선'에서도 논란이 됐다. 한 가정을 파탄 낸 상간녀 조은강(서지혜 분)가 친구에게도 용서받고 사랑했던 남자와도 재회하고, 하고 싶었던 꿈도 이루는 해피엔딩을 맞으면서다. 가족 사기극에 불륜을 저지른 가해자가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둔갑해버린 결말에 비난이 쏟아졌기에 시청률 20%에 육박하며 큰 인기를 얻었던 '닥터 차정숙'의 이러한 결말이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JTBC는 앞서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도 용두사미 결말로 뭇매를 맞았다. 원작의 결말이 아닌 진도준(송중기 분)이 죽고 윤현우(송중기 분)가 깨어나면서 진도준이 순양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을 한순간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돈과 권력을 이용해 순양을 사는 것이 아닌 진실과 정의로 경영권을 내려놓게 한다는 주제 의식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 패착이 된 거다. 세계관은 무너졌고, 개연성도 허술해지면서 2022년 최악의 결말 드라마 1위로 선정되는 굴욕을 겪었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높을수록 결말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의 기대치와 수준이 높아진 만큼 결말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리 현실적인 결말이라 해도, 대중에게 불편함을 안길 수 있는 전개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다. 공들여 쌓은 탑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결말은 없다지만, 주제 의식에만 집중한 나머지 대중적인 기대를 무너트려 버렸다. 뜨거웠던 인기만큼이나 실망은 더 크게 다가오는 법. JTBC 드라마국을 살려 놓은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닥터 차정숙'까지 잇따른 용두사미 결말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닥터 차정숙'은 불륜 남녀의 해피엔딩으로 '불륜 미화'라는 꼬리표를 면치 못하게 됐다.
지난 4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결말은 모두가 행복을 찾은 해피엔딩이었다. 차정숙(엄정화 분)은 간 이식 재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뒤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되어 '차정숙 의원'을 개원했고, 서인호(김병철 분)는 차정숙과 이혼 후 최연소 병원장이 됐다. 500억 유산을 물려받은 최승희(명세빈 분)는 요양병원을 인수했고, 로이킴(민우혁 분)은 새로운 사랑을 만나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았다. 그러나 이들의 '완벽한' 결말에 응원이 쏟아지지 않는 이유는 서인호와 최승희는 20년간 불륜 관계를 이어온 내연관계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불륜을 저지르며 철저하게 차정숙을 기만했고, 혼외자까지 낳아 기르고 있었다. 서인호는 차정숙이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도 최승희와 여행을 떠났고, 레지던트 생활을 하는 아내에게 병원을 그만둘 것을 계속해서 종용했던 나쁜 남편이었다.
물론, 서인호의 허당스럽고 코믹한 모습을 부각해 미워할 수 없는 '마성의 하남자'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졌고, 최승희가 가진 가족에 대한 결핍과 모성애를 드러내 입체적인 감정을 그려냈다고 하지만, 바뀌지 않는 사실은 두 사람 모두 용서받지 못할 불륜남, 불륜녀라는 거다.
그러나 인물들의 '성장'으로 맞춰진 결말은 서인호, 최승희에게 면죄부처럼 작용했고, 권선징악은커녕 '잘 먹고 잘사는' 엔딩이 돼버렸다. 서인호는 이혼당하긴 했지만, 3년 후 차정숙과 같이 봉사활동을 다닐 정도로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로 그려졌다. 여기에 차정숙을 포기하고 갑작스럽게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긴 로이킴의 결말은 다소 황당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불륜 미화는 앞서 TV조선 '빨간 풍선'에서도 논란이 됐다. 한 가정을 파탄 낸 상간녀 조은강(서지혜 분)가 친구에게도 용서받고 사랑했던 남자와도 재회하고, 하고 싶었던 꿈도 이루는 해피엔딩을 맞으면서다. 가족 사기극에 불륜을 저지른 가해자가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둔갑해버린 결말에 비난이 쏟아졌기에 시청률 20%에 육박하며 큰 인기를 얻었던 '닥터 차정숙'의 이러한 결말이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JTBC는 앞서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도 용두사미 결말로 뭇매를 맞았다. 원작의 결말이 아닌 진도준(송중기 분)이 죽고 윤현우(송중기 분)가 깨어나면서 진도준이 순양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을 한순간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돈과 권력을 이용해 순양을 사는 것이 아닌 진실과 정의로 경영권을 내려놓게 한다는 주제 의식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 패착이 된 거다. 세계관은 무너졌고, 개연성도 허술해지면서 2022년 최악의 결말 드라마 1위로 선정되는 굴욕을 겪었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높을수록 결말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의 기대치와 수준이 높아진 만큼 결말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리 현실적인 결말이라 해도, 대중에게 불편함을 안길 수 있는 전개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다. 공들여 쌓은 탑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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