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거에 비해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야 할 것들이 많고요. 아직도 모르는 게 더 많아요. 개인적으로 연도 수를 따지고 싶지 않아요. 아직은 10년이나 했다는 것에 대해 외면하고 싶어요. 하하."
지난달 3일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속에서 배우 임시완이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 중이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내로라하는 선배들 사이에서도 눈에 띈다. 하지만 연기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는 연차를 외면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난해 제74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받은 작품. 특히 영화제 뺨치는 출연 라인업을 완성해 화제를 모으기도.
임시완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대단한 선배들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엄청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로서는 누구든지 상상해볼 법한 그런 기회이지 않을까 싶다. 엄청난 기회를 제가 갖게 돼서 늘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꿈 같기도 했다 실제로 모든 선배님과 연기 합을 맞춰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임시완은 송강호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무대인사에서도 낯부끄럽게 제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감사할 따름이다. 송강호 선배님과 작품에서 마주치는 장면이 없었다. 선배님은 지상에 계셨다. 제가 연기를 할 때 응원차 현장에 와주셨다. 그때도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그런 칭찬들이 힘이 많이 됐었다"며 "힘이 많이 된다. 배우로서 칭찬을 들으면 들을수록 늘 좋다고 생각한다. 저는 칭찬에 목말라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제가 생각하기에 연기를 세계에서도 손꼽히게 잘하는 분께서 '연기 칭찬해주신다'는 건 저한테 있어서 큰 의미가 있는 거다. 뿌듯함으로 느껴진다. 그 원동력으로 촬영장도 나가고 그러는 거 같다"고 전했다.
임시완은 극 중 진석으로 분했다. 진석은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공항에 온 승객. 그는 "이병헌 선배님과 처음 맞춰봤는데 연기를 하다가 '대단한 분들과 호흡을 맞춰 볼 수 있을까?'라는 생경함도 들었다. 그날 유독 기억이 난다. 이병헌 선배님과 처음 호흡을 맞춘 날도 기억난다. 저한테 있어서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웃었다. 또한 임시완은 "뭐라고 해야 할까. 선망하는 연예인을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느낌, 그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TV에서만 보다가 실제로 만나서 대화까지 하는, 제가 제 대사를 하고 선배님이 선배님의 대사를 하는데 무언가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지 않나. 그 느낌이 생경했다"고 했다.
'비상선언'에서 빌런으로 등장한 임시완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한재림 감독은 '미생'에 한동안 빠져 재밌게 봤다며 "사이코패스, 범죄자지만 아무렇지 않아 보이고 착해 보이는 사람이 하면 어떨까 싶어서 임시완을 떠올렸다. 임시완이 재난의 상징"이라고 말하기도. 임시완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진석 캐릭터 제안이 들어왔기에 오롯이 진석 위주로 읽었다. 진석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큰 부담도 있었겠지만, 동시에 기대감도 있었다"며 "저는 연기할 때 늘 당위성을 찾았다. 그 당위성이 흐리면 흐릴수록 연기하기가 힘들더라. 진석이는 아예 서사가 없었다. 그래서 백지가 됐고, 제가 자유롭게 채울 수 있는 자유로움이 생겼다"고 했다.
'빌런'인 임시완의 존재감은 짧은 등장에도 강렬하다. '비상선언' 예고편에도 등장하는 그의 눈빛이 돋보이는 것. 임시완의 눈빛은 일명 '돌아있는 눈'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임시완은 "표정 연기는 따로 무언가 준비해야겠다고 준비를 한 건 아니다. 표정은 감정이 수반되어서 표출이 된 것 같다. 진석 본인 딴에는 숭고한 실험 정신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알고 보니 '비상선언' 예고편에 등장하는 임시완의 모습은 슛이 아닌 리허설 당시 촬영한 것이라고. 그는 "리허설할 때 복장을 제대로 해서 실제 촬영과 비슷하게 해달라고 부탁받았다. 가볍기는 하지만 그래도 실제와 가깝게 리허설을 진행했다"고 했다.
임시완은 "아무래도 리허설이라는 단어가 주는 긴장감 해소가 있다. 슛이라면 제대로 해야 할 거 같은 압박감이 배우로서 있기 마련이다. 저는 그런 압박감이 좀 있다. 그런데 리허설 때는 잘하지 못해도 되니까 마음은 편하다. 다음이라는 기회가 있지 않나"라며 "비교적 편하게 했었던 거 같다. 스스로 긴장감을 느끼지 않으니까 그 모습을 보고 감독님이 되게 좋아해 주셨다. 시사회 때 제게 '리허설을 쓴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렇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임시완은 악역에 대한 걱정이 별로 없었다고 했다. 그는 "악역 이미지가 굳혀지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었다. 만약 악역 이미지로 굳혀져서 악역만 들어온다면 다른 역할이 들어올 때까지 쉬겠다. 그러다 보면 다른 것들을 주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진석이로 일탈은 하지 할 수 없었지만, 연기적으로는 해방됐다. '악역은 배우로서 축복'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선역은 지켜야 할 범주가 정해져 있다. 어느 정도의 차이다. 악역은 반드시 어떻게 해야 한다는 프레임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이 든다. 연기하면서 해방감을 많이 느끼면서 찍었다"고 했다. 임시완은 "소위 배우 이미지에 속하고, 부합하는 정확한 기준이 아닌 사람"이라고 자기를 소개했다. 그는 "체구가 큰 것도 아니고 작은 편이다. 개인적인 콤플렉스는 운동을 안 하면 살이 더 빠진다. 운동해야 그나마 지금보다 살이 붙는 편이다. 체구가 작은 것이 저한테는 콤플렉스"라며 "역으로 반대 캐릭터로 조합시키면 이질적인 생경함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안목이 좋은 많은 감독님이 역으로 잘 이용하는 의외성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의외성 들이 저한테 있어서 잘 작용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2010년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한 임시완. 2년 뒤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연기를 시작했다. 올해로 연기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그는 "10년이라는 숫자가 굉장히 부담인 것 같다. 한 것에 비해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해야 할 것도 많고, 아직도 모르는 게 더 많다. '연기는 도대체 무엇일까?'라고 스스로 답을 내리지도 못한 상태"라며 "개인적으로 연도 수를 따지고 싶지는 않다. 아직은 외면하고 싶다. 10년이나 했다는 것에 대해 외면하고 싶다"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지난달 3일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속에서 배우 임시완이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 중이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내로라하는 선배들 사이에서도 눈에 띈다. 하지만 연기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는 연차를 외면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난해 제74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받은 작품. 특히 영화제 뺨치는 출연 라인업을 완성해 화제를 모으기도.
임시완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대단한 선배들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엄청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로서는 누구든지 상상해볼 법한 그런 기회이지 않을까 싶다. 엄청난 기회를 제가 갖게 돼서 늘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꿈 같기도 했다 실제로 모든 선배님과 연기 합을 맞춰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임시완은 송강호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무대인사에서도 낯부끄럽게 제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감사할 따름이다. 송강호 선배님과 작품에서 마주치는 장면이 없었다. 선배님은 지상에 계셨다. 제가 연기를 할 때 응원차 현장에 와주셨다. 그때도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그런 칭찬들이 힘이 많이 됐었다"며 "힘이 많이 된다. 배우로서 칭찬을 들으면 들을수록 늘 좋다고 생각한다. 저는 칭찬에 목말라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제가 생각하기에 연기를 세계에서도 손꼽히게 잘하는 분께서 '연기 칭찬해주신다'는 건 저한테 있어서 큰 의미가 있는 거다. 뿌듯함으로 느껴진다. 그 원동력으로 촬영장도 나가고 그러는 거 같다"고 전했다.
임시완은 극 중 진석으로 분했다. 진석은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공항에 온 승객. 그는 "이병헌 선배님과 처음 맞춰봤는데 연기를 하다가 '대단한 분들과 호흡을 맞춰 볼 수 있을까?'라는 생경함도 들었다. 그날 유독 기억이 난다. 이병헌 선배님과 처음 호흡을 맞춘 날도 기억난다. 저한테 있어서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웃었다. 또한 임시완은 "뭐라고 해야 할까. 선망하는 연예인을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느낌, 그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TV에서만 보다가 실제로 만나서 대화까지 하는, 제가 제 대사를 하고 선배님이 선배님의 대사를 하는데 무언가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지 않나. 그 느낌이 생경했다"고 했다.
'비상선언'에서 빌런으로 등장한 임시완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한재림 감독은 '미생'에 한동안 빠져 재밌게 봤다며 "사이코패스, 범죄자지만 아무렇지 않아 보이고 착해 보이는 사람이 하면 어떨까 싶어서 임시완을 떠올렸다. 임시완이 재난의 상징"이라고 말하기도. 임시완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진석 캐릭터 제안이 들어왔기에 오롯이 진석 위주로 읽었다. 진석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큰 부담도 있었겠지만, 동시에 기대감도 있었다"며 "저는 연기할 때 늘 당위성을 찾았다. 그 당위성이 흐리면 흐릴수록 연기하기가 힘들더라. 진석이는 아예 서사가 없었다. 그래서 백지가 됐고, 제가 자유롭게 채울 수 있는 자유로움이 생겼다"고 했다.
'빌런'인 임시완의 존재감은 짧은 등장에도 강렬하다. '비상선언' 예고편에도 등장하는 그의 눈빛이 돋보이는 것. 임시완의 눈빛은 일명 '돌아있는 눈'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임시완은 "표정 연기는 따로 무언가 준비해야겠다고 준비를 한 건 아니다. 표정은 감정이 수반되어서 표출이 된 것 같다. 진석 본인 딴에는 숭고한 실험 정신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알고 보니 '비상선언' 예고편에 등장하는 임시완의 모습은 슛이 아닌 리허설 당시 촬영한 것이라고. 그는 "리허설할 때 복장을 제대로 해서 실제 촬영과 비슷하게 해달라고 부탁받았다. 가볍기는 하지만 그래도 실제와 가깝게 리허설을 진행했다"고 했다.
임시완은 "아무래도 리허설이라는 단어가 주는 긴장감 해소가 있다. 슛이라면 제대로 해야 할 거 같은 압박감이 배우로서 있기 마련이다. 저는 그런 압박감이 좀 있다. 그런데 리허설 때는 잘하지 못해도 되니까 마음은 편하다. 다음이라는 기회가 있지 않나"라며 "비교적 편하게 했었던 거 같다. 스스로 긴장감을 느끼지 않으니까 그 모습을 보고 감독님이 되게 좋아해 주셨다. 시사회 때 제게 '리허설을 쓴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렇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임시완은 악역에 대한 걱정이 별로 없었다고 했다. 그는 "악역 이미지가 굳혀지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었다. 만약 악역 이미지로 굳혀져서 악역만 들어온다면 다른 역할이 들어올 때까지 쉬겠다. 그러다 보면 다른 것들을 주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진석이로 일탈은 하지 할 수 없었지만, 연기적으로는 해방됐다. '악역은 배우로서 축복'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선역은 지켜야 할 범주가 정해져 있다. 어느 정도의 차이다. 악역은 반드시 어떻게 해야 한다는 프레임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이 든다. 연기하면서 해방감을 많이 느끼면서 찍었다"고 했다. 임시완은 "소위 배우 이미지에 속하고, 부합하는 정확한 기준이 아닌 사람"이라고 자기를 소개했다. 그는 "체구가 큰 것도 아니고 작은 편이다. 개인적인 콤플렉스는 운동을 안 하면 살이 더 빠진다. 운동해야 그나마 지금보다 살이 붙는 편이다. 체구가 작은 것이 저한테는 콤플렉스"라며 "역으로 반대 캐릭터로 조합시키면 이질적인 생경함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안목이 좋은 많은 감독님이 역으로 잘 이용하는 의외성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의외성 들이 저한테 있어서 잘 작용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2010년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한 임시완. 2년 뒤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연기를 시작했다. 올해로 연기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그는 "10년이라는 숫자가 굉장히 부담인 것 같다. 한 것에 비해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해야 할 것도 많고, 아직도 모르는 게 더 많다. '연기는 도대체 무엇일까?'라고 스스로 답을 내리지도 못한 상태"라며 "개인적으로 연도 수를 따지고 싶지는 않다. 아직은 외면하고 싶다. 10년이나 했다는 것에 대해 외면하고 싶다"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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