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신선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고소가 트리거가 됐다. 옥주현의 감정배설과 법적 대응이 뮤지컬계 부조리가 담긴 판도라의 상자를 열였다. 주어 없는 저격이었던 김호영의 '옥장판' 사태는 뮤지컬 배우들의 성토로 이어졌다. 뜬구름 잡는 소리 같았던 인맥 캐스팅. 배우가 캐스팅에 관여하고 제작사는 권한도 행사하지 못하고 줏대 없이 흔들렸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입장이 나왔다.
1세대 뮤지컬 배우 남경주, 최정원과 연출 및 음악감독 박칼린이 호소문을 발표했다. 옥주현이 김호영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을 두고 일어난 업계의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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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됩니다.
② 스태프는 배우들의 소리를 듣되, 몇몇 배우의 편의를 위해 작품이 흘러가지 않는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또한 모든 배우들을 평등하게 대해야 합니다.
③ 제작사는 함께 일하는 스태프와 배우에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해서는 안 됩니다. 공연 환경이 몇몇 특정인뿐 아니라, 참여하는 모든 스태프 배우에게 공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입장문 발표 뒤 신영숙, 차지연, 정선아, 김소현, 최재림, 박혜나 등 업계에서 유명한 배우들이 동참하며 힘을 실었다. 일부 배우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못하는 사진을 함께 업로드하며 진실은 은폐하려 해도 숨길 수 없음을 우회적으로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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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옥주현은 "'엘리자벳' 캐스팅과 관련한 억측과 추측에 대한 해명은 제가 해야 할 몫이 아니다. 수백억 프로젝트가 돌아가는 모든 권한은 그 주인의 몫"이라며 해명을 해도 제작사에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관계없이 주둥이와 손가락을 놀린 자는 혼나야죠"고 고소를 예고하더니 지난 20일 김호영을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배우들의 입장문과 동참은 단순히 SNS 업로드가 아니다. 이들이 성토하고 있는 대상은 옥주현의 배경으로 자리잡은 대형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 EMK는 캐스팅 문제가 되고 있는 '엘리자벳' 뿐만 아니라 '모차르트' '레베카' '마타하리' '엑스칼리버' '팬텀' 등 대극장 뮤지컬 제작사. 배우들은 무대라는 생계를 걸고 소신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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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장판'이라는 단어에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발끈한 옥주현. 걸그룹 출신이라는 타이틀과 실력으로 자타공인 티켓 파워 1등이란 타이틀을 얻은 그. 객석을 가득 채우는 그의 힘은 배우의 권한을 넘은 칼자루를 손에 쥐어줬을 수 있다. 인기는 곧 돈이고 산업이 되버린 뮤지컬은 돈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것.
옥주현의 행보가 아쉬운 점은 업계를 대표하는 스타로써의 여유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법적 대응은 부정적인 이슈를 낳았고, 자신의 기반인 인기를 침식할 수 있는 위험요소로 떠올랐다. 김호영이 SNS에 쓴 글에 화제성을 부여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옥주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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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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