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방송사 자율에 맡긴 '시청 등급'
창의적이고 새로운 콘텐츠 '발목'
방송국, OTT·유튜브에 밀려 제자리걸음 중
창의적이고 새로운 콘텐츠 '발목'
방송국, OTT·유튜브에 밀려 제자리걸음 중
≪서예진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이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시청 수위 등급이 시청자와 방송국 사이 혼란을 낳고 있다. 프로그램 시청 등급을 방송사의 자율에 맡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이하 방심위) 포괄적이고 불명확한 기준 때문이다.
방송 심의 제도의 자율 규제는 창의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모호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심의 규정이 되려 방송사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첫 방송 된 IHQ 데이팅 예능프로그램 '에덴'은 수위 논란에 휩싸였다. 15세 관람가인 해당 방송에는 8명의 남녀가 등장해 수영복 차림의 노출과 신체 접촉, 혼숙 데이트 등 시각에 따라 다소 수위 높은 장면이 그려졌다.
일부 시청자는 '에덴'의 높은 수위와 함께 시청 등급을 지적했다. "심의 규정에 따라 편집했다"는 제작진의 설명에도 자극적인 수위에 따른 불편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 '에덴' 측 역시 답답하긴 마찬가지일 터. 사실상 심의 규정을 따르는 데 있어 참고할 만한 기준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에덴' 측은 17일 텐아시아에 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에덴'은 사회적 조건을 배제하고 만나 만남 뒤에 사회적 조건이 추가되면 관계가 얼마나 달라지는가를 보려고 만든 프로그램"이라며 "타 연애 프로그램과 큰 차이점이 없다고 생각해서 15세 관람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사 데이팅 프로그램을 참고했을 때 15세 관람가인 것을 확인하고 그 기준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지적이 많았던 '혼숙' 역시 오해를 벗을 전망이다. 한 침대에는 동성끼리만 자야된다는 것과 침대를 옮기려면 상대방 동의가 무조건 있어야 한다는 등의 규칙으로 출연자와 청소년 시청자를 보호할 예정. 이날 방심위 측은 텐아시아에 "방송 등급은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메기는 것"이라며 "만약 방송 내용이 심의에 관한 규정에 어긋난다면 등급 조정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덴'의 시청 등급 역시 "단정적으로 내용에 문제가 있다, 없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위원을 구성하고 심의 규정에 따른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에덴'은 심의 규정을 설정하는 데 있어 방심위 규정이 아닌 타 프로그램을 참고했다. 방심위는 재허가·재승인으로 규제하는 데다, 심의 규정을 근거로 위원들이 자의적으로 심의하기 때문에 그 기준이 까다롭고 모호하다.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 환경 등의 균형을 갖추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자율'이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발목이 붙들린 방송사는 구체적이지 않은 심의 규정을 따를 바엔 유사 프로그램의 심의를 참고함으로써 '안전'을 챙긴 셈이다.
하지만 타 프로그램을 참고해 제작했다고 해도 방심위 측의 자의적 심의는 어떻게 판가름 날 지 예상할 수 없다. '에덴' 제작진이 최대한 안전한 방향으로 심의를 규정하고도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콘텐츠를 위한 '방송 등급 자율 제도'가 유명무실하다. 방심위 제도 안에 있는 방송국은 OTT와 유튜브에 밀려 제자리걸음 중이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이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시청 수위 등급이 시청자와 방송국 사이 혼란을 낳고 있다. 프로그램 시청 등급을 방송사의 자율에 맡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이하 방심위) 포괄적이고 불명확한 기준 때문이다.
방송 심의 제도의 자율 규제는 창의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모호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심의 규정이 되려 방송사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첫 방송 된 IHQ 데이팅 예능프로그램 '에덴'은 수위 논란에 휩싸였다. 15세 관람가인 해당 방송에는 8명의 남녀가 등장해 수영복 차림의 노출과 신체 접촉, 혼숙 데이트 등 시각에 따라 다소 수위 높은 장면이 그려졌다.
일부 시청자는 '에덴'의 높은 수위와 함께 시청 등급을 지적했다. "심의 규정에 따라 편집했다"는 제작진의 설명에도 자극적인 수위에 따른 불편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 '에덴' 측 역시 답답하긴 마찬가지일 터. 사실상 심의 규정을 따르는 데 있어 참고할 만한 기준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에덴' 측은 17일 텐아시아에 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에덴'은 사회적 조건을 배제하고 만나 만남 뒤에 사회적 조건이 추가되면 관계가 얼마나 달라지는가를 보려고 만든 프로그램"이라며 "타 연애 프로그램과 큰 차이점이 없다고 생각해서 15세 관람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사 데이팅 프로그램을 참고했을 때 15세 관람가인 것을 확인하고 그 기준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지적이 많았던 '혼숙' 역시 오해를 벗을 전망이다. 한 침대에는 동성끼리만 자야된다는 것과 침대를 옮기려면 상대방 동의가 무조건 있어야 한다는 등의 규칙으로 출연자와 청소년 시청자를 보호할 예정. 이날 방심위 측은 텐아시아에 "방송 등급은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메기는 것"이라며 "만약 방송 내용이 심의에 관한 규정에 어긋난다면 등급 조정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덴'의 시청 등급 역시 "단정적으로 내용에 문제가 있다, 없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위원을 구성하고 심의 규정에 따른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에덴'은 심의 규정을 설정하는 데 있어 방심위 규정이 아닌 타 프로그램을 참고했다. 방심위는 재허가·재승인으로 규제하는 데다, 심의 규정을 근거로 위원들이 자의적으로 심의하기 때문에 그 기준이 까다롭고 모호하다.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 환경 등의 균형을 갖추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자율'이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발목이 붙들린 방송사는 구체적이지 않은 심의 규정을 따를 바엔 유사 프로그램의 심의를 참고함으로써 '안전'을 챙긴 셈이다.
하지만 타 프로그램을 참고해 제작했다고 해도 방심위 측의 자의적 심의는 어떻게 판가름 날 지 예상할 수 없다. '에덴' 제작진이 최대한 안전한 방향으로 심의를 규정하고도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콘텐츠를 위한 '방송 등급 자율 제도'가 유명무실하다. 방심위 제도 안에 있는 방송국은 OTT와 유튜브에 밀려 제자리걸음 중이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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