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스틸러》
네이버 시리즈온 랭킹 1위 BL웹드 '블루밍' 주인공
"사랑의 다양한 형태 중 하나를 보여주는 작품"
"실루엣 베드신, 어떨지 궁금했다"
"실제 연인에게 애교·앙탈 많은 스타일"
"닮고 싶은 배우는 이병헌·라이언 고슬링"
네이버 시리즈온 랭킹 1위 BL웹드 '블루밍' 주인공
"사랑의 다양한 형태 중 하나를 보여주는 작품"
"실루엣 베드신, 어떨지 궁금했다"
"실제 연인에게 애교·앙탈 많은 스타일"
"닮고 싶은 배우는 이병헌·라이언 고슬링"
《웹드스틸러》
웹드라마를 통해 사랑받고 있는 예비스타를 집중 조명합니다. 연기에 대한 열정, 자신만의 소신을 갖고 '꿈'을 향해 달리는 신인 배우를 소개합니다.
남자도 설레게 하는 애정신이 담긴 웹드라마. 공개되자 마자 네이버 시리즈온 방송 부문 실시간, 일간, 그리고 주간 1위까지 차지하며 '사내맞선',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을 제친 작품. 스무 살 대학 신입생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블루밍'이다. 다른 캠퍼스 로맨스와 차이점이 있다면 남자와 여자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남자와 남자의 사랑 이야기라는 것. '블루밍'의 주인공 조혁준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BL(Boy's love)물을 시청자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연기를 펼쳤다.
조혁준이 연기한 다운은 영화과 1학년생이자 타고난 인기남으로, 철저한 자기 관리로 남들에게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는 시원(강은빈 분)에게는 질투의 대상이자 선망의 대상. 시원은 서글서글 웃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다운을 경계하지만,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지고 서로를 향한 끌림을 감출 수 없게 된다.
2020년 KBS 드라마 '어서와'로 데뷔한 3년 차 신인 조혁준에게 BL물이 연기하기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 풋풋한 감정을 담은 키스신부터 애틋하고 간절한 감정의 베드신까지 애정신에서는 듬직하고 다정한 매력으로 남녀 시청자 모두를 빠져들게 했다. 또한 풍족한 가정 환경에서 자랐지만 외로움으로 인한 결핍을 가진 다운의 모습을 연기할 땐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릿하게 했다.
1990년생인 조혁준은 28살이 돼서야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늦은 출발이었기에 지금의 하루를 더 신중하게 보내고 더 진중하게 연기한다. 그런 그는 영화 '라라랜드'를 '최애 영화'로 꼽았다. 그는 "'라라랜드'는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면서도 꿈을 향한 성장 이야기지 않나. 어찌 보면 '블루밍'과도 비슷하다"며 "그런 성장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제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성장 이야기를 써내려갈 조혁준을 만났다. INTERVIEW-배우 조혁준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대답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 전 임창정 선배님이 가수 겸 배우 겸 개그맨인 줄 알았어요. 연기, 노래 다 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시잖아요. 뭐든 잘하는 사람이 매력적이었던 거죠. 연기 도전을 좀 망설였던 건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자신감이 부족했던 탓이에요. 군 생활 중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면서 연기를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고 더 늦게 전에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제대 후 혼자 알아보다가 28살 쯤에 연기 선생님을 만나게 됐고, 이후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고 시작하게 됐어요.
남들에 비해 늦게 연기를 시작한 만큼 고민이 많았겠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신감이 있었어요. 근거 없지만 '나는 잘될 거야!' 생각했었죠. 하하. 그런데 이상하게 올해 들어 좀 자책하게 되더라고요. 나이에 비해 이뤄놓은 게 없는 건 아닌가, 너무 늦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작품도 많이 못 찍은 것 같은데 이대로 괜찮을까 싶고. 이런저런 생각에 심란하고 우울해졌죠. 원래라면 극복하려고 일부러 더 긍정적으로 굴었을 텐데…. 그런데 이런 시기도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놔두고 받아들이고, 또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인 거죠. 이 시기를 지나면 스스로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기도 해요. 그런 상황이라 '블루밍'의 화제가 더 반갑겠네요.
극 중 다운이는 말을 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걸 더 편하게 여겨요. 저도 제 얘기를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이거든요. 그런 제가 시청자들께 칭찬과 응원을 받으니 감동이 배로 느껴져요. 누군가 나를 응원해주고 좋은 말들을 해준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감사하죠.
BL물에 도전을 결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굳이 BL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사랑의 다양한 형태 중에 하나를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점에서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운이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고 다운이가 어떤 친구일지 관심을 가지며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캐릭터에 몰입했어요. 사람 이야기, 그리고 청춘들의 성장 이야기라고 느꼈어요.
다운은 과묵하고 서글서글한 캐릭터인데, 연기할 때 어떤 점에 유념했나요.
다운이는 언어 외적인 요소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해요. 시청자들이 다운이의 감정을 따라가지 못하고, 다운의 감정을 이해받길 강요받는다거나 모호하다고 느끼지 않도록 적정 지점을 찾는 데 집중했어요. 풋풋한 첫키스부터 농도 짙은 키스까지, 여러 번의 키스신이 어렵지 않았나요.
다들 키스신이 어렵지 않았냐고 하시는데 전혀 어려움을 못 느낄 정도로 저와 은빈 씨 모두 캐릭터의 감정에 몰입해 있었어요. 캐릭터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키스신의 감정까지 올 수 있었죠. 현장에서 스태프분들이 저희가 집중할 수 있게 가려주고 현장 세팅을 해주시기도 했죠.
베드신 촬영 때는 어땠나요.
감독님께서 뒤에서 조명을 비춰서 실루엣으로 처리할 거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선정적인 느낌이 아니라 예쁘게 담길 테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하셔서 궁금했죠. 리허설하고 모니터링을 해보니 예쁘게 나가겠다, 감이 왔어요. 그래서 저나 은빈이나 오로지 상황에 몰입하면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나올지 감독님, 은빈 씨와 상의하기도 했고요.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반영된 게 있나요.
다운이와 시원이가 마지막에 침대에 나란히 누워요. 누가 누구 위에 눕는 게 아니라 옆으로 같이 눕죠. 그렇게 하면 더 예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고 그 장면들이 드라마에 담겼어요.
다운이는 연인에게 은근히 다정한 스타일인데, 혁준 씨의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요.
주변에선 제가 연애하는 모습을 보곤 아빠 아니냐고 하던데…. 하하. 상대방을 이해하고 맞춰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또 다른 한 가지 모습은, 예상을 잘 못 하시던데 제가 애교가 많아져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앙탈과 애교를 많이 부리는 편입니다. 학창 시절은 어떻게 보냈나요.
예고에서 미술을 전공했어요. 실습 시간에 땡땡이치고 친구들과 노래방도 자주 갔죠. 하하. 대학 때는 성악을 전공했는데, 연습실에서 살았어요. 20대를 돌이켜보면 먼저 떠오르는 게 악보와 피아노일 정도로 연습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죠.
성악 전공이 연기의 발음, 발성에도 도움이 됐겠네요.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성악과 연기 발성이 좀 다르더라고요. '말하는 것'이 어려울 게 있을까 자신 있었는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노래할 때와 또 다른 발성과 발음, 그리고 섬세한 감정 표현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요즘은 발성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어요.
연기자로서 자신만의 장점은.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이 도움이 될 때가 많아요. 그런데 그런 점이 과해지거나 너무 완벽하게 하려다 실수를 두려워해서 조금 망설이게 될 때가 있어요. 그런 제 성격이 장점이기도 단점이기도 한 것 같아요. 닮고 싶은 배우가 있나요.
외국 배우로는 라이언 고슬링. 영화 '라라랜드'를 좋아해서 서른 번 가까이 봤는데 세 번 빼고는 다 울었어요. 국내 배우로는 이병헌 선배님을 존경해요. 저는 특히 두 분의 눈빛에 감명받곤 해요.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눈빛이라고 생각해요. 눈빛만으로도 많은 걸 전달하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작품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브래들리 쿠퍼의 연기도 요즘 신선하게 다가와요.
평소 자기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중고생 때 매일 축구를 했더니 다리가 굵어져서, 굵은 다리가 콤플렉스였어요. 시간 날 때마다 조깅하면서 다리를 날씬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상체는 웨이트 위주로 운동하고 있고요. 예쁘게 가꾸고 있습니다. 하하.
김우빈 닮은꼴이라는 이야기, 들어본 적 있나요.
영광스럽게도…. 들어본 적 있어요. 하하.
외모에 불만이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외모 콤플렉스가 심해요. 거울 보면 슬프기도 해요. 제가 연기 도전을 망설였던 이유 중 하나가 외모 때문인데요. 당시 저는 연기자는 잘생기고 예뻐야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던 거죠. 그러다가 연기는 외모로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연기력, 매력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제가 잘생겼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제가 연기하는 인물의 감정, 생각의 변화를 보는 분들이 무리 없이 따라올 수 있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이게 연기의 기본인데,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쓰는 PROFILE-인간 조혁준에 대한 사적인 질문과 대답이름은?
조혁준입니다.
생년월일?
1990년 5월 4일입니다.
키는?
186cm입니다. 중학생 때 한 번에 컸어요. 1학년 때 9cm, 2학년 때 12cm, 3학년 4cm. 부모님 유전자 덕분인 것 같아요.
별명은?
골든 리트리버, 한우, 공룡. 한우라는 별명은 지인들이 제 눈이 소같이 생겼다면서 붙여줬어요. 하하. 공룡은 공룡상 같다는 의미도 있고 몸집이 좀 크다는 뜻도 있어요.
취미는?
운동, 음악 감상, 흥얼거리기. 활동적인 편이에요. 운동 중에는 축구를 좋아해요.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과 모이는 일에 제약이 있어서 최근에는 혼자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조깅을 즐겨 하고 있어요. 노래는 장르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듣는 편입니다. 흥얼거리기는, 제가 평소에 그렇게 많이 흥얼거리는지 잘 몰랐는데 지인들이 제 입이 쉬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촬영할 때도 계속 흥얼거렸더니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셨는지 OST도 맡겨주셨어요.
특기는?
그림. 예고를 다녔는데 미술과를 나왔어요. 지금은 특기라고 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그림을 손에서 놓은 지 오래돼서 조금 민망하네요. 하하.
MBTI는?
ENFP입니다. ENFP는 '벼락치기' 성향이 있다는데 제가 좀 그래요. 여행을 예로 들자면, 저는 계획적이라고 생각했는데 J 성향의 친구들은 저보고 '계획을 짠 게 맞냐'고 하더라고요. 하하. 좋아하는 것은?
운동, 음악, 식사, 수면. 가리는 음식이 거의 없고 맛있는 걸 먹을 때 행복감을 크게 느껴요. 운동하다 보니 생선, 고기, 두부, 콩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좋아해요.
싫어하는 것은?
멀티태스킹, 그리고 건조함. 피부가 건조한 편이고 날씨가 건조할 때 눈이 좀 뻑뻑해져요. 물도 많이 마시려고 하고 바깥 공기를 많이 쐬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제가 멀티태스킹이 정말 안 됩니다. 하하. 동시에 두세 가지를 못해요. 사람이 많은 장소를 좋아하지만 대화할 때는 1대 1로 할 때 좀 더 집중하게 되고 제 본연의 모습이 더 잘 나와요.
카페에서 자주 마시는 음료는?
커피를 잘 안 마셔서 커피를 꼭 마시게 되면 디카페인을 시켜요. 보통은 딸기 같은 과일이 들어가 있는 걸 먹습니다.
주량은?
그때그때 달라요. 컨디션이 좋거나 절대 취해서 안 될 자리에서는 꽤 마시는데 그 주량은 비밀입니다. 하하. 편한 자리에서는 소주 두 병 정도 마셔요.
최근 즐겨 듣는 음악은?
사촌동생이 박봄의 '꽃'이라는 노래를 작곡했어요. 열심히 홍보해주느라 '꽃'을 많이 들었어요.
매력 포인트는?
눈. 매력 포인트가 뭐냐고 물었을 때 '이거다'고 말하긴 좀 부끄러워요. 제가 가장 많이 칭찬받았던 걸 생각해보니 눈이었던 것 같아서 눈을 꼽았습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웹드라마를 통해 사랑받고 있는 예비스타를 집중 조명합니다. 연기에 대한 열정, 자신만의 소신을 갖고 '꿈'을 향해 달리는 신인 배우를 소개합니다.
남자도 설레게 하는 애정신이 담긴 웹드라마. 공개되자 마자 네이버 시리즈온 방송 부문 실시간, 일간, 그리고 주간 1위까지 차지하며 '사내맞선',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을 제친 작품. 스무 살 대학 신입생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블루밍'이다. 다른 캠퍼스 로맨스와 차이점이 있다면 남자와 여자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남자와 남자의 사랑 이야기라는 것. '블루밍'의 주인공 조혁준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BL(Boy's love)물을 시청자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연기를 펼쳤다.
조혁준이 연기한 다운은 영화과 1학년생이자 타고난 인기남으로, 철저한 자기 관리로 남들에게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는 시원(강은빈 분)에게는 질투의 대상이자 선망의 대상. 시원은 서글서글 웃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다운을 경계하지만,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지고 서로를 향한 끌림을 감출 수 없게 된다.
2020년 KBS 드라마 '어서와'로 데뷔한 3년 차 신인 조혁준에게 BL물이 연기하기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 풋풋한 감정을 담은 키스신부터 애틋하고 간절한 감정의 베드신까지 애정신에서는 듬직하고 다정한 매력으로 남녀 시청자 모두를 빠져들게 했다. 또한 풍족한 가정 환경에서 자랐지만 외로움으로 인한 결핍을 가진 다운의 모습을 연기할 땐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릿하게 했다.
1990년생인 조혁준은 28살이 돼서야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늦은 출발이었기에 지금의 하루를 더 신중하게 보내고 더 진중하게 연기한다. 그런 그는 영화 '라라랜드'를 '최애 영화'로 꼽았다. 그는 "'라라랜드'는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면서도 꿈을 향한 성장 이야기지 않나. 어찌 보면 '블루밍'과도 비슷하다"며 "그런 성장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제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성장 이야기를 써내려갈 조혁준을 만났다. INTERVIEW-배우 조혁준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대답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 전 임창정 선배님이 가수 겸 배우 겸 개그맨인 줄 알았어요. 연기, 노래 다 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시잖아요. 뭐든 잘하는 사람이 매력적이었던 거죠. 연기 도전을 좀 망설였던 건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자신감이 부족했던 탓이에요. 군 생활 중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면서 연기를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고 더 늦게 전에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제대 후 혼자 알아보다가 28살 쯤에 연기 선생님을 만나게 됐고, 이후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고 시작하게 됐어요.
남들에 비해 늦게 연기를 시작한 만큼 고민이 많았겠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신감이 있었어요. 근거 없지만 '나는 잘될 거야!' 생각했었죠. 하하. 그런데 이상하게 올해 들어 좀 자책하게 되더라고요. 나이에 비해 이뤄놓은 게 없는 건 아닌가, 너무 늦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작품도 많이 못 찍은 것 같은데 이대로 괜찮을까 싶고. 이런저런 생각에 심란하고 우울해졌죠. 원래라면 극복하려고 일부러 더 긍정적으로 굴었을 텐데…. 그런데 이런 시기도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놔두고 받아들이고, 또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인 거죠. 이 시기를 지나면 스스로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기도 해요. 그런 상황이라 '블루밍'의 화제가 더 반갑겠네요.
극 중 다운이는 말을 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걸 더 편하게 여겨요. 저도 제 얘기를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이거든요. 그런 제가 시청자들께 칭찬과 응원을 받으니 감동이 배로 느껴져요. 누군가 나를 응원해주고 좋은 말들을 해준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감사하죠.
BL물에 도전을 결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굳이 BL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사랑의 다양한 형태 중에 하나를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점에서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운이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고 다운이가 어떤 친구일지 관심을 가지며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캐릭터에 몰입했어요. 사람 이야기, 그리고 청춘들의 성장 이야기라고 느꼈어요.
다운은 과묵하고 서글서글한 캐릭터인데, 연기할 때 어떤 점에 유념했나요.
다운이는 언어 외적인 요소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해요. 시청자들이 다운이의 감정을 따라가지 못하고, 다운의 감정을 이해받길 강요받는다거나 모호하다고 느끼지 않도록 적정 지점을 찾는 데 집중했어요. 풋풋한 첫키스부터 농도 짙은 키스까지, 여러 번의 키스신이 어렵지 않았나요.
다들 키스신이 어렵지 않았냐고 하시는데 전혀 어려움을 못 느낄 정도로 저와 은빈 씨 모두 캐릭터의 감정에 몰입해 있었어요. 캐릭터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키스신의 감정까지 올 수 있었죠. 현장에서 스태프분들이 저희가 집중할 수 있게 가려주고 현장 세팅을 해주시기도 했죠.
베드신 촬영 때는 어땠나요.
감독님께서 뒤에서 조명을 비춰서 실루엣으로 처리할 거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선정적인 느낌이 아니라 예쁘게 담길 테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하셔서 궁금했죠. 리허설하고 모니터링을 해보니 예쁘게 나가겠다, 감이 왔어요. 그래서 저나 은빈이나 오로지 상황에 몰입하면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나올지 감독님, 은빈 씨와 상의하기도 했고요.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반영된 게 있나요.
다운이와 시원이가 마지막에 침대에 나란히 누워요. 누가 누구 위에 눕는 게 아니라 옆으로 같이 눕죠. 그렇게 하면 더 예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고 그 장면들이 드라마에 담겼어요.
다운이는 연인에게 은근히 다정한 스타일인데, 혁준 씨의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요.
주변에선 제가 연애하는 모습을 보곤 아빠 아니냐고 하던데…. 하하. 상대방을 이해하고 맞춰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또 다른 한 가지 모습은, 예상을 잘 못 하시던데 제가 애교가 많아져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앙탈과 애교를 많이 부리는 편입니다. 학창 시절은 어떻게 보냈나요.
예고에서 미술을 전공했어요. 실습 시간에 땡땡이치고 친구들과 노래방도 자주 갔죠. 하하. 대학 때는 성악을 전공했는데, 연습실에서 살았어요. 20대를 돌이켜보면 먼저 떠오르는 게 악보와 피아노일 정도로 연습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죠.
성악 전공이 연기의 발음, 발성에도 도움이 됐겠네요.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성악과 연기 발성이 좀 다르더라고요. '말하는 것'이 어려울 게 있을까 자신 있었는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노래할 때와 또 다른 발성과 발음, 그리고 섬세한 감정 표현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요즘은 발성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어요.
연기자로서 자신만의 장점은.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이 도움이 될 때가 많아요. 그런데 그런 점이 과해지거나 너무 완벽하게 하려다 실수를 두려워해서 조금 망설이게 될 때가 있어요. 그런 제 성격이 장점이기도 단점이기도 한 것 같아요. 닮고 싶은 배우가 있나요.
외국 배우로는 라이언 고슬링. 영화 '라라랜드'를 좋아해서 서른 번 가까이 봤는데 세 번 빼고는 다 울었어요. 국내 배우로는 이병헌 선배님을 존경해요. 저는 특히 두 분의 눈빛에 감명받곤 해요.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눈빛이라고 생각해요. 눈빛만으로도 많은 걸 전달하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작품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브래들리 쿠퍼의 연기도 요즘 신선하게 다가와요.
평소 자기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중고생 때 매일 축구를 했더니 다리가 굵어져서, 굵은 다리가 콤플렉스였어요. 시간 날 때마다 조깅하면서 다리를 날씬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상체는 웨이트 위주로 운동하고 있고요. 예쁘게 가꾸고 있습니다. 하하.
김우빈 닮은꼴이라는 이야기, 들어본 적 있나요.
영광스럽게도…. 들어본 적 있어요. 하하.
외모에 불만이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외모 콤플렉스가 심해요. 거울 보면 슬프기도 해요. 제가 연기 도전을 망설였던 이유 중 하나가 외모 때문인데요. 당시 저는 연기자는 잘생기고 예뻐야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던 거죠. 그러다가 연기는 외모로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연기력, 매력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제가 잘생겼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제가 연기하는 인물의 감정, 생각의 변화를 보는 분들이 무리 없이 따라올 수 있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이게 연기의 기본인데,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쓰는 PROFILE-인간 조혁준에 대한 사적인 질문과 대답이름은?
조혁준입니다.
생년월일?
1990년 5월 4일입니다.
키는?
186cm입니다. 중학생 때 한 번에 컸어요. 1학년 때 9cm, 2학년 때 12cm, 3학년 4cm. 부모님 유전자 덕분인 것 같아요.
별명은?
골든 리트리버, 한우, 공룡. 한우라는 별명은 지인들이 제 눈이 소같이 생겼다면서 붙여줬어요. 하하. 공룡은 공룡상 같다는 의미도 있고 몸집이 좀 크다는 뜻도 있어요.
취미는?
운동, 음악 감상, 흥얼거리기. 활동적인 편이에요. 운동 중에는 축구를 좋아해요.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과 모이는 일에 제약이 있어서 최근에는 혼자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조깅을 즐겨 하고 있어요. 노래는 장르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듣는 편입니다. 흥얼거리기는, 제가 평소에 그렇게 많이 흥얼거리는지 잘 몰랐는데 지인들이 제 입이 쉬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촬영할 때도 계속 흥얼거렸더니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셨는지 OST도 맡겨주셨어요.
특기는?
그림. 예고를 다녔는데 미술과를 나왔어요. 지금은 특기라고 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그림을 손에서 놓은 지 오래돼서 조금 민망하네요. 하하.
MBTI는?
ENFP입니다. ENFP는 '벼락치기' 성향이 있다는데 제가 좀 그래요. 여행을 예로 들자면, 저는 계획적이라고 생각했는데 J 성향의 친구들은 저보고 '계획을 짠 게 맞냐'고 하더라고요. 하하. 좋아하는 것은?
운동, 음악, 식사, 수면. 가리는 음식이 거의 없고 맛있는 걸 먹을 때 행복감을 크게 느껴요. 운동하다 보니 생선, 고기, 두부, 콩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좋아해요.
싫어하는 것은?
멀티태스킹, 그리고 건조함. 피부가 건조한 편이고 날씨가 건조할 때 눈이 좀 뻑뻑해져요. 물도 많이 마시려고 하고 바깥 공기를 많이 쐬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제가 멀티태스킹이 정말 안 됩니다. 하하. 동시에 두세 가지를 못해요. 사람이 많은 장소를 좋아하지만 대화할 때는 1대 1로 할 때 좀 더 집중하게 되고 제 본연의 모습이 더 잘 나와요.
카페에서 자주 마시는 음료는?
커피를 잘 안 마셔서 커피를 꼭 마시게 되면 디카페인을 시켜요. 보통은 딸기 같은 과일이 들어가 있는 걸 먹습니다.
주량은?
그때그때 달라요. 컨디션이 좋거나 절대 취해서 안 될 자리에서는 꽤 마시는데 그 주량은 비밀입니다. 하하. 편한 자리에서는 소주 두 병 정도 마셔요.
최근 즐겨 듣는 음악은?
사촌동생이 박봄의 '꽃'이라는 노래를 작곡했어요. 열심히 홍보해주느라 '꽃'을 많이 들었어요.
매력 포인트는?
눈. 매력 포인트가 뭐냐고 물었을 때 '이거다'고 말하긴 좀 부끄러워요. 제가 가장 많이 칭찬받았던 걸 생각해보니 눈이었던 것 같아서 눈을 꼽았습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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