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미 /사진=채널S '진격의 할매' 방송화면 캡처
박해미 /사진=채널S '진격의 할매' 방송화면 캡처
배우 박해미가 아들들에게 유산이 아닌 빚을 남겼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방송된 채널S 예능 '진격의 할매'에서는 박해미가 김영옥, 나문희, 박정수에게 고민을 의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박해미는 "어머님"이라고 말하며 등장했다. 박해미를 본 할머니들은 반가움을 표했다. 박해미는 등장과 함께 할머니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박해미는 "세 분이 여기 계신다는 말을 듣고 무조건 달려왔어요. 이렇게 세 분이 함께 있을 수 있는 자리는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나문희는 "사이좋게 잘 있어"라고 했다. 박정수는 "겉으로만 사이좋아. 내분은 또 굉장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박해미는 "인생 살다 보면 고민은 다 있죠. 이런저런 큰 거, 작은 거 다 있잖아요. 저는 고민에 치이면서 살지는 않아요. 굳이 가져가지 않을 것들은 털어버리고 이제는 저를 들볶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주변에서 제게 철이 없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저는 사실 정말 꿈은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유학을 하려고 했었다. 이탈리아로 유학을 하러 가서 좋아하는 오페라의 프리마돈나였다. 발목을 잡히면서 활동을 못 했다"고 밝혔다.
박해미 /사진=채널S '진격의 할매' 방송화면 캡처
박해미 /사진=채널S '진격의 할매' 방송화면 캡처
박해미가 말한 발목은 바로 결혼이었다. 박해미는 "제가 원하는 인생이 아닌 다른 인생을 살게 된 것"이라며 "어느 날 열심히 제가 달리다가 혼자가 되니까 기분이 묘하더라. 자유라는 걸 알게 됐다. 그전에는 자유를 잘 몰랐다. 다들 제가 자유로운 걸로 아는 데 아니다. 아들들도 다 컸다. 이제 저 혼자 있다. 그거에 대한 희열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너무 좋더라"고 설명했다.

박해미는 "대학교 때 꿈이었던 해외에 가서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더라. 어떻게 보면 집시처럼 말이다. 저는 공연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공연을 가지고 보따리장수처럼 딱 가서 무대도 하고 공연도 하면서 그 지역 예술가들과 어울리며 춤도 추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박해미 주변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철이 없는 거 아니니?'라고 한다고.

또한 박해미는 하고 싶은 일들이 교육 사업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에서 예술종합대학의 교육 코스를 가지고 오고, 대안 예술 고등학교를 만들었다. 청소년들 뮤지컬단을 구성했다. 이 팀이 전국 투어를 다니면서 준비하고 있다. 그런 자체가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꿈을 꾸고 살고 있는데 콘텐츠를 만들려면 돈이 필요하다. 돈을 벌면 거기다 투자하고 있다. 그전에도 그랬었다"고 덧붙였다.

박해미의 지인들은 무대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고 멋있는 데라며 뻘짓으로 본다고 하더라. 박해미는 "그렇게 하다 보니까 빚이 남더라. 지금 또 돈을 열심히 벌어서 빚을 갚느냐. 아니면 나를 위해서 사느냐"라고 말했다. 박정수는 "너를 위해 살아"라고 했다. 박해미는 "그 빚은 아들에게 유산을 남기면 되는 건가요. 얼마 전에 아들들한테 내가 빚이 있다고 말했다. 최선을 다해서 이자는 갚으마. 원금을 청산해달라고 했다. 빚은 유산으로 남겨주는 걸로 했다"고 말했다.

김영옥은 "궤변이네"라고 말했다. 이에 박해미는 "빚이 없어도 아이들에게 삶의 동기를 못 준다고 생각한다. 저는 정말 기본이라고 생각해서 집보다 빚이라고 이야기했다. 지금은 투자 단계고 코로나 때문에 활성화가 안 됐다. 버거워서 사실 그만두고 싶었었다"고 했다. 이어 "이 시점에서 여쭤보고 싶은 게 선생님들도 원하는 꿈을 이루고 사시는 거죠?"라고 물었다. 세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박해미 /사진=채널S '진격의 할매' 방송화면 캡처
박해미 /사진=채널S '진격의 할매' 방송화면 캡처
박해미는 "저라는 사람을 내려놨다. 많은 사람은 '네 마음대로 했을 것 같다'고 하지만 저는 아니었다. 살기 위해서 지금까지 달려왔고, 자식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기에 절대 후회는 안 한다. 이제부터 달려야 한다. 아직 50이 남았다. 멋지게 달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나문희는 "나는 해미가 지금 시작하는 게 너무 좋을 것 같다. 이제는 자기 기준이 확실하잖아"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작하는 게 실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나문희는 "지금 외롭지는 않아?"라고 물었다. 박해미는 "1년 전까지는 잠깐 외로웠다. 외롭지 않으려고 일에 더 매진하는 것 같다. 요즘 뮤지컬 공연을 연습 중이다. 그 공연 준비하고, 드라마 들어간다. 일 때문에 외로울 틈이 없다. 어떻게 보면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박해미는 "이 나이에도 아직 로맨틱한 게 좋다. 그래서 제가 철이 없을 수도 있다. 제가 동반자를 언젠가 만날 수 있지 않나. 그 기준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박정수는 "사람이 진실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박해미는 "진실한 사람이어도 다 변하던데"라고 말해 세 할머니를 당황하게 했다. 김영옥은 "그건 모르는 거다. 누가 조언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박해미는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정수는 박해미의 아들인 성재가 박해미의 자유연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박해미는 "안 좋아한다. 걔도 굉장히 보수적인 아이다. 한 번은 TV를 보다가 키스신을 봤는데 '와 부럽다'고 하더라. 보면서 '넌 여자친구 있잖아? 엄마는 없는데 나도 부럽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안되지'라고 했다"며 아들이 자신의 연애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해미가 연애한다고 하면 얼굴이 갑자기 바뀐다는 아들이라고. 박해미는 "아들이 제가 늙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속상하다. 그게 답답하다"고 했다.

박정수는 "아들이 너를 인정하는 거다. 우리 엄마는 늙어도 멋있는 여자, 할머니라고 생각하는 거다"고 설명했다. 김영옥은 "이제 여러 가지로 뭐든 게 다 단단하게 준비된 사람 같다"고 말했다. 나문희 역시 "단단히 준비된 사람이다. 걱정하지 말라. 남의 눈치만 보지 마"라고 조언했다. 박해미는 "제가 생각한 대로 가면 되겠구나 싶다"며 감동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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