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와카남'의 방송 장면 / 사진제공=TV조선, 방송 캡처
TV조선 '와카남'의 방송 장면 / 사진제공=TV조선, 방송 캡처
조작 방송으로 논란이 된 '아내의 맛'과 동일한 포맷이었다. TV CHOSUN이 새 부부 예능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이하 '와카남')로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눈살을 찌푸렸다.

지난 29일 첫 방송된 TV CHOSUN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이하 '와카남')에는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김창홍 변호사 부부, 여에스더·홍혜걸 부부, 홍현희·제이쓴 부부, 오종혁·박혜수 부부가 출연했다.

이수영 회장은 카이스트에 766억 원의 통 큰 기부를 한 인물로 유명하다. 이날 방송에서도 이 회장의 재력이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선물에 방문해 이곳저곳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건물에 소유 지분이 100개 된다"고 밝혔다. 이후 이 회장은 임영웅이 나오는 프로그램를 보며 "미남들이 많이 나왔다. 잘생긴 애들이 고생한다"며 TV 시청에 몰두했다. 쌓인 서류를 검토할 떄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회장은 남편과 백신을 접종했고 미국으로 향했다. 이 회장은 휴양도시 팜데저트에 있는 자신의 별장을 소개했다. 대저택 테라스에 앉아 이 회장은 "힐링 타임"이라며 자연 풍광을 구경했다.

홍현희·제이쓴 부부는 가상화폐 스터디 그룹에 참석했다. 제이쓴은 한때 400%의 수익률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70%에 가까운 수익률이라고 밝혀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홍현희는 스터디에 온 동국대 블록체인 연구센터장 박성준 교수에게 '코인'에 대해 설명을 들을수록 가상화폐에 빠져들었다. 홍현희는 투자를 시도했지만 구매하자마자 차트는 떨어졌다. 현재는 -45% 수익률이라고 밝혀 또 한 번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연매출 500억 원대 사업가가 된 여에스더·홍혜걸 부부의 이야기도 공개됐다. 부부는 홍혜걸의 간유리음영 투병으로 인해 제주도에서 요양 겸 힐링 생활을 하고 있었다. 간유리음영은 폐암 전 단계로, 홍혜걸은 SNS 올린 근황글로 인해 폐암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홍혜껄은 "CT 사진을 보면 왼쪽 폐에 뿌옇게 보이는 게 있는데 저 안을 들여다 보면 10명 중 9명은 암세포가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암은 아니다. 예후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부부는 농장에 가서 직접 채소를 따기도 했다. 홍혜걸 아버지, 어머니도 제주도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여에스더가 시부모님의 거처를 마련해준 것. 부부는 부모님과 농장에서 딴 채소를 곁들여 고기를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여에스더는 애교 넘치는 며느리의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신혼 4개월 차의 오종혁·박혜수 부부는 방송 최초로 결혼 생활을 공개했다. 첫 만남에 대해 오종혁은 "친구와 카페를 갔는데 박혜수도 친구와 카페를 왔다. 제 친구와 지인이었고 우연히 합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스튜디오에도 함께한 두 사람은 달달한 스킨십 요청에 즉석에서 입맞춤 했고 MC들을 환호했다.

두 사람은 눈 뜨자마자 달달한 모닝키스로 깨가 쏟아지는 모습을 자랑했다. 오종혁은 아내 앞에서는 한없이 다정한 남편의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박혜수를 괴롭히는 게 있었다. 오종혁이 키우는 파충류가 그 이유. 도마뱀, 뱀과 동거 생활을 하는 박혜수는 오종혁이 도마뱀과 뱀을 사랑스러워하는 모습에 기겁했다.

'와카남'은 변화된 시대에 따라 경제력이 높은 아내가 늘어나고 있는 생활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전 세대를 아우르는 '뉴노멀 가족 리얼리티'라는 콘셉트로 시작했지만, 실상은 함소원 조작 방송 논란이 됐던 '아내의 맛'과 다르지 않았다. 출연진이나 패널뿐만 아니라 방송 내용 및 구성 면에서도 '아내의 맛'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이미 '아내의 맛' 복사판, '아내의 맛' 복붙, '아내의 맛' 재탕, '아내의 맛2' 등으로 불리고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