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폐지 위기까지 갔던 '아형'
이번에도 극복해낼까
폐지 위기까지 갔던 '아형'
이번에도 극복해낼까
≪정태건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매주 화요일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아는 형님'의 위기, '무한도전'처럼 극복될까
JTBC 간판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이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 휘청거리는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살펴보면서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아는 형님'에는 위기에 놓인 학교의 모습이 그려졌다. 엉망이 된 기숙사를 본 강호동은 "최근에 우리 성적 좀 떨어졌다고 기숙사를 없애려고 한 것 아니냐"고 말했고, 이상민은 "이 정도면 압류를 당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날 기숙사 사감 선생님으로 등장한 데프콘은 "이사장님이 새로 오셨는데 너희를 별로 안 좋아한다. 졸업도 안하고 6년째 밥만 축 내고 있다"며 "다들 밥값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사장님 생각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후 멤버들은 프로그램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 등에 토로했고, 민경훈은 "('아는 형님'이) 없어질 뻔한 것 우리가 다 해서 안 없어진 것"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아는 형님'은 요즘 다소 힘이 빠졌지만 한때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 시작은 어느 프로그램보다 미약했기에 기사회생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2015년 12월 첫 방송된 '아는 형님'은 '국민 MC' 강호동의 종편 채널 첫 출연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이수근, 서장훈, 김희철, 민경훈 등 신선한 라인업을 선보였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반 년도 채 되지 않아 폐지 위기에 휩싸였고, 그 사이 포맷을 두 번이나 변경했다.
궁지에 몰린 제작진과 출연진의 절실함이 통했던 걸까. '형님학교' 콘셉트가 빛을 발하며 반전을 만들어냈다. 콩트에 강한 멤버들의 활약을 앞세워 환골탈태했다.
멤버들은 전학생으로 등장하는 게스트들을 홀대하고, 근거 없는 루머 공격으로 당황하게 하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MBC '라디오스타'만큼 독하고, 케이블 채널만큼 높은 수위의 개그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5년째 반복되고 있는 '형님학교' 콘셉트는 지금의 '아는 형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됏다. 어느새 280회를 넘어선 '아는 형님'에게 참신한 구성은 사라진지 오래. 멤버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며 매너리즘에 빠진 듯 하다. 지난달에는 대세 걸그룹 있지(ITZY)를 불러놓고도 시청률 2.4%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진부해진 웃음 패턴이다. 지난 4월 걸그룹 브레이브걸스 출연분에서 이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당시 한 팬이 브레이브걸스가 출연한 '아는 형님'의 대본을 가상으로 만들어 냈는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를 본 멤버들도 "이대로 (녹화)했어도 됐을 것 같다"며 감탄했다. 아는 형님'의 패턴이 뻔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꼴.
'아는 형님'은 철저히 멤버들의 능력과 게스트들의 케미로 웃음을 만들어낸다. 5년여 동안 멤버들간 호흡은 두터워졌지만 '형님 학교' 콘셉트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그림이 한정적이다. 아무리 날고 기는 MC들을 모아놨대도 예상 가능한 웃음 패턴을 극복할 장사는 없다. 오히려 5년이나 버틴 멤버들의 노력이 가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는 형님'이 부진에 빠졌다는 걸 스스로 자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국민 예능'으로 불리던 '무한도전'은 위기론, 시청률 부진 등에 휩싸이자 '연말정산 특집으로 자신들의 문제점에 대해 살펴본 바 있다. 이때 한 출연자는 "진짜 문제는 자신들이 문제인지 모르는 것"이라며 '무한도전'의 밝은 미래를 예상했다. 이후 '무한도전'은 7년이나 최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무한도전'은 자신들의 문제를 아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변화를 이뤄냈기에 시청자들에게 많은 웃음과 감동을 안길 수 있었다. '아는 형님' 역시 문제 의식에 그치지 않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현재의 위기론을 불식시킬 수 있다. 변화가 필요하지만 출연자 한 두명의 교체 카드만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떨쳐낼 수 없다. 제작진이 꺼낼 위기 탈출 카드는 무엇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매주 화요일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아는 형님'의 위기, '무한도전'처럼 극복될까
JTBC 간판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이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 휘청거리는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살펴보면서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아는 형님'에는 위기에 놓인 학교의 모습이 그려졌다. 엉망이 된 기숙사를 본 강호동은 "최근에 우리 성적 좀 떨어졌다고 기숙사를 없애려고 한 것 아니냐"고 말했고, 이상민은 "이 정도면 압류를 당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날 기숙사 사감 선생님으로 등장한 데프콘은 "이사장님이 새로 오셨는데 너희를 별로 안 좋아한다. 졸업도 안하고 6년째 밥만 축 내고 있다"며 "다들 밥값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사장님 생각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후 멤버들은 프로그램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 등에 토로했고, 민경훈은 "('아는 형님'이) 없어질 뻔한 것 우리가 다 해서 안 없어진 것"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아는 형님'은 요즘 다소 힘이 빠졌지만 한때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 시작은 어느 프로그램보다 미약했기에 기사회생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2015년 12월 첫 방송된 '아는 형님'은 '국민 MC' 강호동의 종편 채널 첫 출연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이수근, 서장훈, 김희철, 민경훈 등 신선한 라인업을 선보였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반 년도 채 되지 않아 폐지 위기에 휩싸였고, 그 사이 포맷을 두 번이나 변경했다.
궁지에 몰린 제작진과 출연진의 절실함이 통했던 걸까. '형님학교' 콘셉트가 빛을 발하며 반전을 만들어냈다. 콩트에 강한 멤버들의 활약을 앞세워 환골탈태했다.
멤버들은 전학생으로 등장하는 게스트들을 홀대하고, 근거 없는 루머 공격으로 당황하게 하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MBC '라디오스타'만큼 독하고, 케이블 채널만큼 높은 수위의 개그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5년째 반복되고 있는 '형님학교' 콘셉트는 지금의 '아는 형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됏다. 어느새 280회를 넘어선 '아는 형님'에게 참신한 구성은 사라진지 오래. 멤버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며 매너리즘에 빠진 듯 하다. 지난달에는 대세 걸그룹 있지(ITZY)를 불러놓고도 시청률 2.4%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진부해진 웃음 패턴이다. 지난 4월 걸그룹 브레이브걸스 출연분에서 이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당시 한 팬이 브레이브걸스가 출연한 '아는 형님'의 대본을 가상으로 만들어 냈는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를 본 멤버들도 "이대로 (녹화)했어도 됐을 것 같다"며 감탄했다. 아는 형님'의 패턴이 뻔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꼴.
'아는 형님'은 철저히 멤버들의 능력과 게스트들의 케미로 웃음을 만들어낸다. 5년여 동안 멤버들간 호흡은 두터워졌지만 '형님 학교' 콘셉트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그림이 한정적이다. 아무리 날고 기는 MC들을 모아놨대도 예상 가능한 웃음 패턴을 극복할 장사는 없다. 오히려 5년이나 버틴 멤버들의 노력이 가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는 형님'이 부진에 빠졌다는 걸 스스로 자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국민 예능'으로 불리던 '무한도전'은 위기론, 시청률 부진 등에 휩싸이자 '연말정산 특집으로 자신들의 문제점에 대해 살펴본 바 있다. 이때 한 출연자는 "진짜 문제는 자신들이 문제인지 모르는 것"이라며 '무한도전'의 밝은 미래를 예상했다. 이후 '무한도전'은 7년이나 최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무한도전'은 자신들의 문제를 아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변화를 이뤄냈기에 시청자들에게 많은 웃음과 감동을 안길 수 있었다. '아는 형님' 역시 문제 의식에 그치지 않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현재의 위기론을 불식시킬 수 있다. 변화가 필요하지만 출연자 한 두명의 교체 카드만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떨쳐낼 수 없다. 제작진이 꺼낼 위기 탈출 카드는 무엇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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