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이작가, 구혜선·솔비 작품 혹평
구혜선·솔비, 전시회 통해 기부
창작의 자유는 어디로?
구혜선·솔비, 전시회 통해 기부
창작의 자유는 어디로?
≪박창기의 핫키워드≫
한 주간 있었던 방송계 이슈 가운데 '키워드'를 꼽아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의 시선을 더해 분석합니다. 방송의 내용을 넘어 이슈가 터지는 구조적인 문제를 다루겠습니다.
최근 연예인들의 미술 활동에 대한 혹평이 등장해 포털사이트를 뜨겁게 달궜다. 그러나 혹평도 혹평 나름이다. 무조건적으로 까기 바쁜 비난을 과연 '평'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지난 6일 팟캐스트 방송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는 '홍대 이작가'로 활동 중인 미술 작가 겸 기획자 이규원이 출연해 연예인들의 예술 작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규원은 "구혜선은 솔직히 말할 가치도 없다. 미술 하나만 봤을 때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며 "개인적인 바람은 배우나 했으면 좋겠다. 감독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미술은 즐기면 좋겠다. 예술적인 재능이 있는 거 같긴 하다. 하지만 백화점에 전시할 수준도 안 되고 취미 미술 학원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솔비에 대해서는 "2008년에 악플 때문에 괴로워서 치유 목적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림을 보면 배운 사람이 이렇게 할 수는 없다"며 "장르를 모르겠다. 물감을 많이 쓰는데 굳이 이야기하자면 추상 표현주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솔비가) 최근 제프 쿤스의 작품을 따라서 케이크 만든 건 팝아트다. 프랑스에 갔다 모네 영감을 받아 비슷하게 그린 게 있다. 이건 인상파로 시대를 아울렀다. 2021년 3월에 전시한 걸 제외하고 2020년까지는 중고등학교 수준이다. 솔비의 장르는 미대에 가고 싶은 입시생 같다"고 강조했다. 헌법 제22조 제1항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 물론 비평도 하나의 장르로 표현할 자유가 있다. 전문 지식과 근거로 무장한 날이 선 비판은 존중 받을 만 하다.
하지만, 감정에 치우친 비난은 비평은커녕 방종에 가깝다. 이규원은 "이우환 등 미술계 거장들의 기사보다 솔비의 미술 기사가 많이 나오는 걸 보면 질투가 난다"고 했다. 본인 스스로가 객관적인 비판이 아님을 시인한 셈.
더 큰 문제는 그의 비난에는 왜 구혜선이 취미 미술인지, 솔비의 작품이 미대 지망생 수준인지에 대한 근거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규원은 홍대에서 땄다는 박사 학위에 기대 비평을 가장한 감정의 배출을 이어갈 뿐이다. 기본이 안 된 비평에 그간 두 사람의 미술 작품을 사랑했던 팬들은 안목이 없는 형편없는 사람으로 전락했다.
미술계의 권력으로 자리한 홍익대 미대 출신인 이규원의 눈에는 연예인들의 작품 활동이 유명세를 앞세운 철없는 작품처럼 보일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구혜선과 솔비는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대중들과 만나왔다. 작품 자체보다도 대중과 만나는 소통의 창구의 역할도 수행하는 셈. 두 사람은 전시회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을 기부하며 선한 영향력을 펼치기도 했다.
구혜선은 섬세화의 판매 수익 2억 4000만 원을 소아암 병동, 백혈병 환우회, 코로나19 희망브릿지 등에 기부했다. 솔비 역시 중앙대병원, 보육원 등에 나눔 활동을 이어오며 연예계 대표 기부 천사로 자리매김했다.
미술의 가치는 상대적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길이 아니거든 가지 말고 말이 아니거든 듣지 마라"라는 속담이 있다. 이규원은 말의 무게에 책임감을 갖고 내뱉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이규원은 비난을 쏟아내기 전에 진행자인 최욱에게 "이렇게 해야 조회 수가 나오겠죠?"라고 물었다고 한다. 조회 수가 나와야 고정 패널로 출연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세를 얻기 위한 비판이 적절한 것인지 궁금할 뿐이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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