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택조, 여성국극단 배우 김혜리 씨와 만남
월북한 어머니 회상 "동료 꾐에 넘어가"
월북한 어머니 회상 "동료 꾐에 넘어가"

그는 이날 여성국극단 진경의 세 자매 중 셋째인 김혜리 씨를 찾는다고 했다. 양택조는 진경의 연출을 맡았었던 아버지와 함께 수많은 공연을 한 김혜리 씨가 아버지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녀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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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시대에 유명 배우이자 극단 대표, 극작가, 연출가로 활동하셨던 아버지는 배우가 되겠다고 극단을 찾은 어머니와 인연을 맺고 결혼을 했다고. 그러나 해방 후 동료 배우의 꾐에 넘어간 어머니는 양택조를 두고 월북을 했고 이후 어머니는 북에서 인민배우가 돼 북한 돈에 초상화까지 남았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가 북으로 떠나기 전 학교로 자신을 찾아왔으나 앞에 나타나지는 않고 멀리서 쳐다만 보고 간 것 같다며 짙은 그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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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이별을 보며 절대로 배우가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양택조는 대구 피난 시절 기거했던 극장에서 황해, 박노식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의 연기를 바로 앞에서 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연기를 접하게 됐다고. 이후 연극 무대에 올랐던 그는 1997년 국민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 출연하면서 연기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양택조는 여성국극단 배우 김혜리 씨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22살 때 군에서 외출을 나왔던 그는 진경의 작품을 연출했던 아버지를 따라 갔다가 그녀를 처음 만났다면서 그녀가 똑똑하고 매력적이었다고 회상했다. 호기심이 발동한 김원희가 “(극단 진경의) 세 자매 중 누가 제일 예뻤나요?”라 묻자 양택조는 망설임 없이 “김혜리”라면서 그 당시는 수줍음이 많아 예쁜 여자는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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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일행은 최종 장소로 이동하며 추적 과정을 영상으로 지켜봤다. 추적실장 서태훈은 여성국극협회의 소개로 당시 진경의 단원을 만났고, 그녀는 김혜리 씨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전했다. 서태훈은 그녀에게서 김혜리 씨의 연락처를 받아 통화를 시도했지만 신호만 갈 뿐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에 그 단원에게 다시 도움을 요청한 서태훈은 김혜리 씨의 딸이 혜화동에서 액세서리 가게를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는 그녀의 말에 혜화동 액세서리 가게를 찾아다녔으나 이 역시 실패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긴 추적 끝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단서를 찾을 수 있었고, 그 가게를 찾아가 딸을 만날 수 있었다. 딸은 어머니가 건강이 좋지 않고 거동도 불편하다고 해 재회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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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허리를 다쳐 일어서지를 못했고 지난 4년간 외출을 하지 못했지만 양택조가 찾는다고 해 무리를 해서 나왔다고 했다. 양택조는 과거 김혜리 씨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했고 김혜리 씨도 양택조가 괜찮았다고 하자 양택조가 “진작 얘기하지, 그때”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김원희는 양택조의 아버지가 어떤 연출가였는지 물었고, 김혜리 씨는 단원들 한 명 한 명 살갑게 챙길 만큼 인정 많고 따뜻한 분이었다며 칭찬을 이어갔다. 양택조는 처음 듣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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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사랑을 싣고’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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