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정, '애비규환'으로 스크린 데뷔
"다이어트? 생각 안 했다"
"노래·연기 다 할 수 있는 건 축복"
"다이어트? 생각 안 했다"
"노래·연기 다 할 수 있는 건 축복"
"새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런 말 자주 들어요. '차가워 보이는데 생각보다 안 그렇네'라고요. 하하."
도도하고 차가워 보이는 배우 정수정(크리스탈)에게 대중들은 '냉미녀'라고 말한다. 실제로 도회적 외모와 세련된 스타일은 정수정의 이 같은 면모를 배가시킨다. 하지만 그가 쌓아온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통통 튀는 매력이 있고 인간적이다.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는 엉뚱한 면모로 웃음을 선사했고 드라마 '상속자들'로는 허당 재벌가 상속녀로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한의대생 역할도 소화해냈다. 그런 정수정이 영화 데뷔작이자 주연작 '애비규환'에서는 임산부 김토일로 변신했다. 손으로 배를 부여잡거나 허리를 받치는 등 임산부 자세도 자연스러웠다.
"처음에 임산부 역할이라고 했을 때 자세나 걸음걸이 연습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주변에서 임산부인 언니들도 많이 봐왔는데, 언니들이 별로 다른 건 없다고 하더라고요. (분장용 복대를) 차니까 진짜 임신한 것 마냥 자세가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배를 잡고 일어난다거나 하는 행동들은 제 스스로도 신기했죠." 극 중 김토일은 고등학생 연하 남친과 불꽃 사랑으로 혼전임신을 하게 된다. 당차고 주관이 뚜렷한 김토일은 임신 5개월 차가 됐을 때 부모님께 사실을 털어놓으며 출산 후 5개년 계획에 대해 브리핑한다. 엄마와 새아빠의 호통에 김토일은 자신을 이해해줄지도 모를 친아빠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기대와 달랐던 친아빠를 보고 실망하기도 한다.
"뻔하지 않은 성장통을 겪는 캐릭터죠. 강단 있고 자기 자신을 100% 믿는 건 저와 비슷하면서도 달라요. 토일은 저질러놓고 '알아서 할 거야'라는 대범한 면모가 더 큰 것 같아요. 그래서 토일 같은 인물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부럽기도 했죠."
정수정은 임산부 역할을 위해 살을 찌우고 화려한 메이크업은 잠시 내려놓았다. 머리는 질끈 묶고 옷은 편안한 티셔츠와 넉넉한 치마, 바지로 입었다.
"감독님과 처음 미팅했을 때 다른 작품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는데 임산부 역할이라고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볼살도 없었는데 있어야 한다고 하셨죠. 그날부터 걱정 없이 편하게 먹었어요. 운동도 안 하고 필라테스도 안 하고 다 안했죠. 안하니까 좋던걸요. 하하." '애비규환'은 최하나 감독의 장편 데뷔작. 정수정은 1994년생, 최 감독은 1992년생으로 두 사람은 또래다. 정수정은 "또래라 대화도 쉽게 할 수 있었고 공통점도 많았다. 좋아하는 영화, 음악, 드라마 등 취향이 비슷했다. 좋은 친구가 생긴 것 같다"며 "서로 돕고 투닥거리면서 촬영했다"고 전했다.
"사전에 감독님과 일주일에 네다섯 번 일대일로 미팅을 했어요. 영화 관련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수다를 떨다가 감독님이 제 어떤 한 포인트를 보고 '이걸 토일에게 쓰면 된다'고 하셨죠. 토일의 톤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돈가스를 생각해라'고 했어요. 뜬금없죠? 하하. '임신했어' 같은 큰 일도 '돈가스 먹었어'처럼 평범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게 토일이기 때문이었어요. 현장에서 제가 감을 못 잡거나 생각한 톤이 나오지 않을 때면 어김없이 '수정 씨, 돈가스~'라고 외치셨죠. 그럼 저도 '네, 돈가스'라고 했어요. 하하. 왜 돈가스인지 의아하면서도 이해되지 않나요?" 2010년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으로 시작해 꾸준히 연기 생활을 이어온 정수정. 아이돌 그룹 에프엑스 멤버로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기에 여전히 화려하고 멋진 가수로도 대중들에게 각인돼있다. 그를 무대에서 보길 고대하는 팬들도 많다.
"하나에 묶여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굳이 (노래하는 걸) 버릴 이유도 없고 제가 좋아해요. 둘 다 할 수 있는 건 축복이고 흔치 않은 거라고 생각해요. 음악도 하고 연기도 하고, 저도 저 같은 사람들을 응원합니다. 하하. 아직 (가수 활동의)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뭐든 재밌는 거면 하고 싶어요. 저는 연기든 노래든 다 타이밍이라고 봐요. 타이밍과 기회가 오면 언제든 할 생각입니다."
평소 승부욕이 강하다는 정수정은 "음악과 연기는 승부욕이라기보다 잘해내고 싶은 욕심이 크다"며 "내 것이 아닌 건 미련도 후회도 없고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내게 주어졌고 하기로 결심했다면 잘해내겠다는 욕심과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도도하고 차가워 보이는 배우 정수정(크리스탈)에게 대중들은 '냉미녀'라고 말한다. 실제로 도회적 외모와 세련된 스타일은 정수정의 이 같은 면모를 배가시킨다. 하지만 그가 쌓아온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통통 튀는 매력이 있고 인간적이다.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는 엉뚱한 면모로 웃음을 선사했고 드라마 '상속자들'로는 허당 재벌가 상속녀로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한의대생 역할도 소화해냈다. 그런 정수정이 영화 데뷔작이자 주연작 '애비규환'에서는 임산부 김토일로 변신했다. 손으로 배를 부여잡거나 허리를 받치는 등 임산부 자세도 자연스러웠다.
"처음에 임산부 역할이라고 했을 때 자세나 걸음걸이 연습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주변에서 임산부인 언니들도 많이 봐왔는데, 언니들이 별로 다른 건 없다고 하더라고요. (분장용 복대를) 차니까 진짜 임신한 것 마냥 자세가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배를 잡고 일어난다거나 하는 행동들은 제 스스로도 신기했죠." 극 중 김토일은 고등학생 연하 남친과 불꽃 사랑으로 혼전임신을 하게 된다. 당차고 주관이 뚜렷한 김토일은 임신 5개월 차가 됐을 때 부모님께 사실을 털어놓으며 출산 후 5개년 계획에 대해 브리핑한다. 엄마와 새아빠의 호통에 김토일은 자신을 이해해줄지도 모를 친아빠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기대와 달랐던 친아빠를 보고 실망하기도 한다.
"뻔하지 않은 성장통을 겪는 캐릭터죠. 강단 있고 자기 자신을 100% 믿는 건 저와 비슷하면서도 달라요. 토일은 저질러놓고 '알아서 할 거야'라는 대범한 면모가 더 큰 것 같아요. 그래서 토일 같은 인물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부럽기도 했죠."
정수정은 임산부 역할을 위해 살을 찌우고 화려한 메이크업은 잠시 내려놓았다. 머리는 질끈 묶고 옷은 편안한 티셔츠와 넉넉한 치마, 바지로 입었다.
"감독님과 처음 미팅했을 때 다른 작품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는데 임산부 역할이라고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볼살도 없었는데 있어야 한다고 하셨죠. 그날부터 걱정 없이 편하게 먹었어요. 운동도 안 하고 필라테스도 안 하고 다 안했죠. 안하니까 좋던걸요. 하하." '애비규환'은 최하나 감독의 장편 데뷔작. 정수정은 1994년생, 최 감독은 1992년생으로 두 사람은 또래다. 정수정은 "또래라 대화도 쉽게 할 수 있었고 공통점도 많았다. 좋아하는 영화, 음악, 드라마 등 취향이 비슷했다. 좋은 친구가 생긴 것 같다"며 "서로 돕고 투닥거리면서 촬영했다"고 전했다.
"사전에 감독님과 일주일에 네다섯 번 일대일로 미팅을 했어요. 영화 관련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수다를 떨다가 감독님이 제 어떤 한 포인트를 보고 '이걸 토일에게 쓰면 된다'고 하셨죠. 토일의 톤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돈가스를 생각해라'고 했어요. 뜬금없죠? 하하. '임신했어' 같은 큰 일도 '돈가스 먹었어'처럼 평범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게 토일이기 때문이었어요. 현장에서 제가 감을 못 잡거나 생각한 톤이 나오지 않을 때면 어김없이 '수정 씨, 돈가스~'라고 외치셨죠. 그럼 저도 '네, 돈가스'라고 했어요. 하하. 왜 돈가스인지 의아하면서도 이해되지 않나요?" 2010년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으로 시작해 꾸준히 연기 생활을 이어온 정수정. 아이돌 그룹 에프엑스 멤버로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기에 여전히 화려하고 멋진 가수로도 대중들에게 각인돼있다. 그를 무대에서 보길 고대하는 팬들도 많다.
"하나에 묶여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굳이 (노래하는 걸) 버릴 이유도 없고 제가 좋아해요. 둘 다 할 수 있는 건 축복이고 흔치 않은 거라고 생각해요. 음악도 하고 연기도 하고, 저도 저 같은 사람들을 응원합니다. 하하. 아직 (가수 활동의)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뭐든 재밌는 거면 하고 싶어요. 저는 연기든 노래든 다 타이밍이라고 봐요. 타이밍과 기회가 오면 언제든 할 생각입니다."
평소 승부욕이 강하다는 정수정은 "음악과 연기는 승부욕이라기보다 잘해내고 싶은 욕심이 크다"며 "내 것이 아닌 건 미련도 후회도 없고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내게 주어졌고 하기로 결심했다면 잘해내겠다는 욕심과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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