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 '한다다' 종영 인터뷰
"이번 작품은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
"완급조절 배울 수 있었다"
"♥이병헌, 매의 눈으로 모니터링"
"이번 작품은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
"완급조절 배울 수 있었다"
"♥이병헌, 매의 눈으로 모니터링"
"예전 작품이 트리오, 관현악 4중주였다면 이번 드라마는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이었어요. 내가 치고 나와야할 때, 내가 쉬어줘야 할 때가 명확한 작품이었죠. 그 완급조절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많은 인물들과 맞춰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배우 이민정이 최근 텐아시아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인생작이라고 평가 받는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13일 종영한 '한다다'는 부모와 자식 간 이혼에 대한 간극과 위기를 헤쳐 나가는 과정을 통해 각자의 행복을 찾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극 중 이민정은 송가네 둘째딸 소아 내과의사 송나희 역을 맡았다.
대장정을 마친 소감을 묻자 이민정은 "미니시리즈와 달리 여러 사람과 함께 만드는 것들이 많아서 재밌었다"며 "아직 끝난 것 같지 않고 다시 세트장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가 연기한 송나희는 꽉 막히고 까칠한 성격이라 자칫하면 밉상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민정은 알고 보면 속 깊은 아내이자 딸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처음엔 자존심이 세고 자기가 맡은 일은 완벽하게 하려는 게 강해서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똑똑하지만 여우는 아닌 친구 같더라. 안 어울리는 애교도 어색하게 부리고 다짜고짜 밀어붙여서 상대를 도망가게 만드는 어설픈 모습이 흥미롭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께선 나희의 초반 캐릭터 느낌을 직설적이고 막 나갔으면 좋겠다고 얘기해 주셨고, 작가님은 나희가 사고뭉치 자식들로 마음 고생하는 부모를 생각해 이혼을 말할 때 혼자 끙끙 앓을 정도로 첫째 같은 중압감을 갖고 있는 둘째딸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두 분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잡아 나갔다"고 설명했다.
싱크로율에 대해선 "나도 자신을 타이트하게 만드는 면이 있긴 하다"며 "이왕 시작했으면 끝까지 잘해내고 싶고 굳이 일을 만드는 스타일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민정은 같은 유부녀이자 엄마로서 "육아와 일을 다 해내야 되는 상황에서 부부가 서로 존중하며 철저히 분담하는 게 공감됐다"고 덧붙였다.
"공감이 안 된 점도 있어요. 시어머니가 옷을 선물해 주셨을 때 어머니한테 상처를 주는 부분이었어요. 저라면 '잘 입을게요' 하고 잘 받았을 것 같아요." 이민정은 극 중 남편이었던 이상엽(윤규진 역)과 티격태격 케미부터 재결합을 그린 로맨스까지 현실감 있는 연기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극 중 이름을 딴 '나규 커플'이라는 애칭을 붙여주는 등 뜨거운 사랑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극 초반부터 너무 싸운 장면이 많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민정은 "모든 연기가 어렵지만 싸우는 연기는 감정이 올라가고 목소리가 커지기 때문에 합을 많이 맞춰봐야 더 편하게 나온다"면서 "감정이 쌓이는 과정 없이 처음부터 싸우는 클라이맥스로 시작해서 어려웠는데 지나보니 기억에도 남고, 어려운 연기로 첫 스타트를 끊어서인지 그 이후의 연기 호흡이 한결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상엽 씨와 가장 많은 장면을 함께 연기해야 했기에 서로 의지를 많이 했어요. 상엽 씨가 평상시나 연기할 때나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아서 로맨스 연기할 때 둘의 합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나규커플'이라는 애칭도 생기고, 저희 둘의 얼굴이 많이 닮아 함께 나오는 모습이 보기 편안하다는 얘기도 들어서 기분 좋았죠"
두 사람의 로맨스가 더욱 응원 받았던 이유는 이혼 후 재결합 과정을 극적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규진과 헤어진 뒤 나희는 의대 선배 이정록(알렉스 분)과 잠시 연애를 하려 했다. 이민정도 "정록이 나규 커플 재결합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록이 둘을 제대로 이어주고 떠났다고 말했잖아요. 나희와 규진은 같은 병원에서 함께 있다 보니 이혼을 했지만 제대로 헤어진 것이 아니었어요. 그러다 나희가 미국에 간다고 하니까 규진이가 비로소 절실함을 느끼고 붙잡은 거죠. 나희도 그때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게 된 거고, 결론은 두 사람의 사랑이 다시 만나게 한 거죠"
하지만 이민정은 한 번 헤어진 사람과 다시 만나는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단다. 그는 "이혼을 했던 상대에게 다시 감정을 갖는다는 게 처음엔 쉽게 공감이 되지 않았다"며 "규진이 힘들 때마다 챙기는 모습에서 자신도 느끼지 못한 규진에 대한 사랑이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것 같다. 자존심 강한 나희라 애써 부정했던 감정이 나중에 폭발하게 됐고, 그래서 재결합을 결심하게 된 거라고 이해했다"고 털어놨다.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인 만큼 남편인 배우 이병헌도 그의 연기를 지켜봤다고 한다. 이민정은 "디테일하게 매의 눈으로 잘 봐줬다"며 "좋았던 장면이나 '이렇게 하면 어땠을까'라는 의견을 주고 함께 공감하며 봤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아들 역시 '한다다' 애청자였다. 이민정은 "애정신에 대해 (이병헌의) 특별한 반응은 없었는데 아들이 '큰일났다'고 했다"며 "아빠는 괜찮은데 아들이 '아빠 화내겠다'며 눈치를 봤다더라"고 말했다.
'한다다'는 이민정의 재발견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민정은 깊은 감정 연기로 임신, 유산, 고부 갈등 등 다사다난한 결혼 생활로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지인들이 편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었대요. 어린 10대 분들도 많이 사랑해주신 게 신기했어요. 그 분들이 같이 웃고 울고 공감했던 건 아무래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그러지 않았을까요? 6살인 제 아들도 다재커플을 보면서 '사돈'이라는 말이 좋아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냐고 묻더라고요"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던 '한다다'. 이민정이 꿈꾸는 가정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난 사회적인 관계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남편의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아이의 친구 엄마들과도 잘 지낸다. 기본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서 나희처럼 고집스럽지 않고 상대에게 감정을 표현할 때 둥글둥글하게 넘어가는 편안한 친구 같은 엄마이자 아내인것 같다"고 답했다.
"맨 마지막에 나온 차화연 선생님의 내레이션 내용이 우리 드라마의 주제인 배려와 존중이에요. 가족일수록, 부부일수록 배려하고 존중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잘 보이는 건 쉽지만 가족이 좋게 보는 건 더 어렵잖아요. 결혼할 때 주례를 봐주신 신영균 선생님 부부가 60여년 결혼생활을 하시면서도 지금까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시는 모습을 보며 느낀점이 많았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자 이민정은 "사건을 해결하는 스릴러 같은 장르물도 해보고 싶고, 사극도 해보고 싶다"며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다.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작품 수 자체가 많지 않아서 힘든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대신 여배우의 영화가 잘되면 그만큼 임팩트가 크다는 것도 안다. 늘 마음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달은 좀 쉬어야 될 것 같다. 체력이 거의 고갈된 느낌이라 내 몸에 투자를 해야 할 것 같다. 요가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배우로서 작품 활동은 물론 엄마로서, 아내로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배우 이민정이 최근 텐아시아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인생작이라고 평가 받는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13일 종영한 '한다다'는 부모와 자식 간 이혼에 대한 간극과 위기를 헤쳐 나가는 과정을 통해 각자의 행복을 찾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극 중 이민정은 송가네 둘째딸 소아 내과의사 송나희 역을 맡았다.
대장정을 마친 소감을 묻자 이민정은 "미니시리즈와 달리 여러 사람과 함께 만드는 것들이 많아서 재밌었다"며 "아직 끝난 것 같지 않고 다시 세트장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가 연기한 송나희는 꽉 막히고 까칠한 성격이라 자칫하면 밉상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민정은 알고 보면 속 깊은 아내이자 딸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처음엔 자존심이 세고 자기가 맡은 일은 완벽하게 하려는 게 강해서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똑똑하지만 여우는 아닌 친구 같더라. 안 어울리는 애교도 어색하게 부리고 다짜고짜 밀어붙여서 상대를 도망가게 만드는 어설픈 모습이 흥미롭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께선 나희의 초반 캐릭터 느낌을 직설적이고 막 나갔으면 좋겠다고 얘기해 주셨고, 작가님은 나희가 사고뭉치 자식들로 마음 고생하는 부모를 생각해 이혼을 말할 때 혼자 끙끙 앓을 정도로 첫째 같은 중압감을 갖고 있는 둘째딸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두 분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잡아 나갔다"고 설명했다.
싱크로율에 대해선 "나도 자신을 타이트하게 만드는 면이 있긴 하다"며 "이왕 시작했으면 끝까지 잘해내고 싶고 굳이 일을 만드는 스타일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민정은 같은 유부녀이자 엄마로서 "육아와 일을 다 해내야 되는 상황에서 부부가 서로 존중하며 철저히 분담하는 게 공감됐다"고 덧붙였다.
"공감이 안 된 점도 있어요. 시어머니가 옷을 선물해 주셨을 때 어머니한테 상처를 주는 부분이었어요. 저라면 '잘 입을게요' 하고 잘 받았을 것 같아요." 이민정은 극 중 남편이었던 이상엽(윤규진 역)과 티격태격 케미부터 재결합을 그린 로맨스까지 현실감 있는 연기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극 중 이름을 딴 '나규 커플'이라는 애칭을 붙여주는 등 뜨거운 사랑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극 초반부터 너무 싸운 장면이 많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민정은 "모든 연기가 어렵지만 싸우는 연기는 감정이 올라가고 목소리가 커지기 때문에 합을 많이 맞춰봐야 더 편하게 나온다"면서 "감정이 쌓이는 과정 없이 처음부터 싸우는 클라이맥스로 시작해서 어려웠는데 지나보니 기억에도 남고, 어려운 연기로 첫 스타트를 끊어서인지 그 이후의 연기 호흡이 한결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상엽 씨와 가장 많은 장면을 함께 연기해야 했기에 서로 의지를 많이 했어요. 상엽 씨가 평상시나 연기할 때나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아서 로맨스 연기할 때 둘의 합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나규커플'이라는 애칭도 생기고, 저희 둘의 얼굴이 많이 닮아 함께 나오는 모습이 보기 편안하다는 얘기도 들어서 기분 좋았죠"
두 사람의 로맨스가 더욱 응원 받았던 이유는 이혼 후 재결합 과정을 극적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규진과 헤어진 뒤 나희는 의대 선배 이정록(알렉스 분)과 잠시 연애를 하려 했다. 이민정도 "정록이 나규 커플 재결합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록이 둘을 제대로 이어주고 떠났다고 말했잖아요. 나희와 규진은 같은 병원에서 함께 있다 보니 이혼을 했지만 제대로 헤어진 것이 아니었어요. 그러다 나희가 미국에 간다고 하니까 규진이가 비로소 절실함을 느끼고 붙잡은 거죠. 나희도 그때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게 된 거고, 결론은 두 사람의 사랑이 다시 만나게 한 거죠"
하지만 이민정은 한 번 헤어진 사람과 다시 만나는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단다. 그는 "이혼을 했던 상대에게 다시 감정을 갖는다는 게 처음엔 쉽게 공감이 되지 않았다"며 "규진이 힘들 때마다 챙기는 모습에서 자신도 느끼지 못한 규진에 대한 사랑이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것 같다. 자존심 강한 나희라 애써 부정했던 감정이 나중에 폭발하게 됐고, 그래서 재결합을 결심하게 된 거라고 이해했다"고 털어놨다.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인 만큼 남편인 배우 이병헌도 그의 연기를 지켜봤다고 한다. 이민정은 "디테일하게 매의 눈으로 잘 봐줬다"며 "좋았던 장면이나 '이렇게 하면 어땠을까'라는 의견을 주고 함께 공감하며 봤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아들 역시 '한다다' 애청자였다. 이민정은 "애정신에 대해 (이병헌의) 특별한 반응은 없었는데 아들이 '큰일났다'고 했다"며 "아빠는 괜찮은데 아들이 '아빠 화내겠다'며 눈치를 봤다더라"고 말했다.
'한다다'는 이민정의 재발견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민정은 깊은 감정 연기로 임신, 유산, 고부 갈등 등 다사다난한 결혼 생활로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지인들이 편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었대요. 어린 10대 분들도 많이 사랑해주신 게 신기했어요. 그 분들이 같이 웃고 울고 공감했던 건 아무래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그러지 않았을까요? 6살인 제 아들도 다재커플을 보면서 '사돈'이라는 말이 좋아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냐고 묻더라고요"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던 '한다다'. 이민정이 꿈꾸는 가정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난 사회적인 관계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남편의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아이의 친구 엄마들과도 잘 지낸다. 기본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서 나희처럼 고집스럽지 않고 상대에게 감정을 표현할 때 둥글둥글하게 넘어가는 편안한 친구 같은 엄마이자 아내인것 같다"고 답했다.
"맨 마지막에 나온 차화연 선생님의 내레이션 내용이 우리 드라마의 주제인 배려와 존중이에요. 가족일수록, 부부일수록 배려하고 존중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잘 보이는 건 쉽지만 가족이 좋게 보는 건 더 어렵잖아요. 결혼할 때 주례를 봐주신 신영균 선생님 부부가 60여년 결혼생활을 하시면서도 지금까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시는 모습을 보며 느낀점이 많았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자 이민정은 "사건을 해결하는 스릴러 같은 장르물도 해보고 싶고, 사극도 해보고 싶다"며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다.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작품 수 자체가 많지 않아서 힘든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대신 여배우의 영화가 잘되면 그만큼 임팩트가 크다는 것도 안다. 늘 마음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달은 좀 쉬어야 될 것 같다. 체력이 거의 고갈된 느낌이라 내 몸에 투자를 해야 할 것 같다. 요가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배우로서 작품 활동은 물론 엄마로서, 아내로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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