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현, 2014년 데뷔…올해 7년 차
'천태만상'부터 '꽃길'까지, 음악적 역량 'UP'
"뜨거워진 트로트 열풍에 그저 감사할 따름"
트로트 가수 윤수현. /이승현 기자 lsh87@
트로트 가수 윤수현. /이승현 기자 lsh87@
“천태만상~인간세상 사는 것도 가지가지…”

이 노래를 안 들어 본 사람이 있을까? 이젠 ‘국민 트로트’가 된 ‘천태만상’의 주인공 윤수현은 특유의 시원한 가창력과 흥 넘치는 퍼포먼스로 꾸준히 사랑받았다. 고달팠던 무명 시절을 거쳐 데뷔 7년 차에 접어든 윤수현. 어느 상황에 부닥치든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그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윤수현은 ‘천태만상’, ‘사치기사치기’, ‘꽃길’ 등을 발표하며 음악적 역량을 쌓았다. ‘라디오스타’, ‘놀면 뭐하니?’, ‘나는 트로트 가수다’, ‘내게 ON 트롯’, ‘백종원의 골목식당’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재치 있는 입담을 뽐내기도 했다. 지난달 3일에는 한국전쟁과 관련해 ‘어머니의 일기’를 발표하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예전과 비교했을 때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무엇보다 제 노래를 안다는 것에 감사했죠. 얼마 전에 휴게소를 갔는데 사람들이 엄청 환대해줬어요. 반갑다고 서비스도 주고 그래서 감동받았죠. 정말 행복한 나날의 연속이에요.”
윤수현이 텐아시아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파이팅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승현 기자 lsh87@
윤수현이 텐아시아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파이팅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승현 기자 lsh87@
트로트 열풍의 서막을 알린 것은 바로 TV조선 예능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부터다. 이를 시작으로 예능 ‘뽕 따러 가세’,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 ‘나는 트로트 가수다’, ‘트로트퀸’, ‘트롯신이 떴다’, ‘보이스트롯’ 등이 나오며 열풍에 화력을 더했다. 현재 ‘미스트롯’ 시즌2가 방영을 앞두고 있다.

윤수현은 “’미스트롯’에서 ‘미스터트롯’에 이르기까지 내가 뛰어놀 수 있는 마당도 넓어지고 기회도 많아졌다. 이처럼 트로트 열풍이 거세진 것에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면서 “그 덕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예전에는 ‘트로트 하면 비주류’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이 알아주고 좋아해 줘서 감사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간혹 (트로트를) 쉬운 장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트로트 가수들을 보면 다른 장르도 엄청 잘한다”며 “트로트가 꽤 어렵고 힘든 장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윤수현이 생각하는 트로트 열풍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의 시너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요즘 젊은 세대는 모바일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지만,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은 TV를 본다”면서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방송들을 보면 특정 세대들이 원하는 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젊은 층이 더해지면서 좋은 시너지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예전부터 국내 정서에 트로트가 제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많은 사람이 사랑해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런 상황이 오니까 너무 좋다”고 털어놓았다.
윤수현은 지난달 3일 발표한 싱글 '어머니의 일기'에 관해 "한국전쟁으로 인해 아들을 전쟁터로 보낸 엄마의 그리움이 담긴 노래"라고 설명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윤수현은 지난달 3일 발표한 싱글 '어머니의 일기'에 관해 "한국전쟁으로 인해 아들을 전쟁터로 보낸 엄마의 그리움이 담긴 노래"라고 설명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이전까지만 해도 트로트로 성공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았다. 대중들이 선호하는 장르가 아니었기 때문. 윤수현에게 있어 그동안의 활동을 돌이켜봤을 때 어떤 마음일까.

“20대에는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가수가 너무 하고 싶었지만 직업으로 삼기에는 하늘의 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가수라는 꿈을 마음 한편에 둔 채로 제약 회사부터 코러스 알바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일했어요. 그러던 중 현 회사에서 오디션 보게 됐고 합격해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죠. 모든 걸 다 버릴 정도로 열정을 불살랐어요. 어렵게 꿈을 찾은 만큼 무조건 잘될 거라는 긍정적인 마음이 있었죠. 무명 시절에는 못 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내 이름과 노래를 알려줄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웠어요. 앞으로도 해내야 할 과제들이 많아서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트로트 열풍 덕에 다양한 방송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가수에게 있어 본업이 무대인 만큼 코로나19는 큰 타격으로 다가왔다. 이로 인해 제대로 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윤수현은 “사실상 주 수입원이 끊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행사가 없어진 것이 다음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래도 방송에서 많이 찾아주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바빠서 못했을 방송도 지금은 열심히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어르신, 아이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심리상담 자격증을 땄다. 나에게는 여러모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윤수현은 "후배 가수들이 앞으로 잘 나아갈 수 있도록 트로트계를 잘 이끌어줬다"며 선배 가수 장윤정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윤수현은 "후배 가수들이 앞으로 잘 나아갈 수 있도록 트로트계를 잘 이끌어줬다"며 선배 가수 장윤정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일용직에 근무하는 분께서 ‘천태만상’이라는 노래를 통해 자신의 직업을 이야기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노래를 들으면 힘이 났다고 했죠. 내가 부르는 노래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고 생각하니까 되게 감사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위로를 받았죠.”

윤수현이 생각하는 트로트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소재의 다양성이 아닐까 싶다. 감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트로트라는 장르를 통해 담아내는 깊이가 다르다”면서 “그 안에 희로애락이 다 담겨있다. 신날 땐 정말 신나고 슬플 때 정말 슬픈 걸 잘 담아낼 수 있는 장르로는 트로트만 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후배 가수로는 정동원을 꼽았다. 그는 “그 나이대만 가질 수 있는 순수함이 있다. 그게 트로트에 잘 가미돼서 나오는 것 같다. 그런 게 중장년층이나 젊은 친구들에게 통하는 것 같다. 나 같아도 빠져들 것”이라며 “세월이 흐를수록 노래를 부를 때 감정의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에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트로트를 먼저 시작한 사람으로서 건강을 잘 챙겼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자기 자신을 잘 돌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예요. 그러다 보면 눈 깜짝할 새 성장해있더라고요. 윤수현이라는 사람을 좋아해 주는 분들에게 너무 감사할 따름이죠. 제가 노래를 못 하게 되는 그날까지 함께 손잡고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제 노래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보자고요!”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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