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킹덤'
시즌1 이어 시즌2까지 호평

왜 '킹덤'인가…주역들이 꼽은 인기 비결
'킹덤2'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킹덤2'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전 세계를 뒤흔든 'K-좀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는 조선시대에 좀비가 나타났다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을 집중시킨 작품. 특히 지난 3월 13일에 시즌2가 공개된 후 한 달여가 지났지만 여전한 인기를 과시 중이다.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킹덤앓이'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좀비떼를 척결하는 조선의 왕세자 이야기에 해외 시청자들까지 공감하고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엄하고도 충격적인 영상미, 예측 불가능한 장르적인 쾌감, 동서양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역대급 비주얼 등 '킹덤'의 인기 요인으로는 여러 요소가 꼽히는 상황. '킹덤'을 직접 집필한 김은희 작가와 열연을 선보인 배우들의 생각은 어떨까. '킹덤'의 인기 비결과 관전 포인트를 직접 물었다.

김은희 작가 "다른 좀비물과 다르길 바랐죠."

'킹덤'에서 특히 눈길을 끈 포인트는 '생사초'였다. 이전까지 좀비물은 좀비가 퍼져나가면서 펼쳐지는 아비규환에 집중했다면, '킹덤'은 좀비가 왜 탄생하게 됐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킹덤'이 다른 좀비물과 달랐으면 했어요. 제가 평소에도 기생충에 관심이 많아요. 바이러스, 세균 이런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도 좋아하고요.(웃음) 그런걸 참고해 생사초를 만들었어요. 기생충의 특성을 좀비와 결합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킹덤'에서 좀비가 탄생하게 된 물리적인 원인은 생사초였지만, 근원적인 배경은 '배고픔'이었다. 배고픔에 지친 사람들이 생사초로 감염된 자에게 물려 죽은자의 인육을 먹으면서 '좀비'라는 역병이 시작되게 된 것. 특히 생사초로 살아난 좀비들은 타인을 감염시키지 않지만, 배고픔으로 인육을 먹었던 좀비들은 감염 능력이 있다는 게 큰 차별점이다.

그럼에도 역병에 걸린 사람들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운다는 '킹덤'의 메시지는 희망적이다.

"우리의 선한 의지가 있다면 미래는 바뀔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그널'에서도 무전기라는 판타지를 넣었어요. '킹덤'에서도 좀비 자체는 탐욕을 더 처절하게 보여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럼에도 희망이 있다는 걸 전하고 싶었죠."

주지훈 "'킹덤'에 대한 다채로운 해석, 재밌어"
'킹덤2' 주지훈 / 사진제공=넷플릭스
'킹덤2' 주지훈 / 사진제공=넷플릭스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러 '킹덤' 시리즈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확대됐다. 좀비라는 '역병'으로 부터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창(주지훈)의 활약에 더욱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하지만 주시훈은 이런 시선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며 "우리 작품은 과유불급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해석들이 공존하는 현상에 대해 "일부러 찾아보기도 한다"며 "재밌다"고 말하기도 했다.

"'킹덤' 그 자체로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2년 전부터 기획을 했던 시나리오였어요. (코로나19에 대한 해석은)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시점이고, 힘들어하는 상황이라 그런 반응이 나온 거 같아요. '킹덤', 특히 이번 시즌2의 메시지는 과유불급이에요. 권력이든, 애정이든, 돈이든 그런 욕망들이 타인은 물론 스스로를 파괴하죠. 이런 욕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소소하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모여서 힘든 일을 도와야 한다는 메시지요."

화려한 액션 장면들에 대해선 "다 힘들고 어렵게 찍었다"면서 후일담을 전했다. 특히 압도적인 스케일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지붕 액션에 대해 "산소 부족이 올 정도였다"고 고난도 촬영이었음을 소개했다.

"보기엔 경사가 커 보이지만, 배우들이 움직이고 균형을 잡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실제 각도보다 평평하게 지붕을 새로 제작했어요. 완성본에선 편집으로 컷을 나눴지만, 저희 원래 목표는 '원 신, 원 테이크'(One Scene One Take)였죠. 40명의 좀비들을 뚫고 나가는 장면을 찍고 나면 숨쉬기가 힘들 정도였어요. 안전장치를 했어도, 저는 손에 칼을 들고 있고 좀비들이 지붕에 매달려 있어서 다치지 않을까 긴장을 많이 했고요."

류승룡 "조선의 '갓'에 열광하는 해외 반응, 인상적"
'킹덤2' 류승룡 / 사진제공=넷플릭스
'킹덤2' 류승룡 / 사진제공=넷플릭스
류승룡은 '킹덤' 시리즈의 절대 빌런이었다. 조선을 제 손아귀에 넣으려는 영의정 조학주 역을 맡아 이창과 팽팽한 대립각을 형성했다. 조학주는 조선을 집어삼킨 최악의 역병이 나타났지만 이 역시 권력을 탐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탐욕적인 인물이었다.

시즌2에서 장렬하게 퇴장한 류승룡은 "지난 2년 동안 진행된 '킹덤' 프로젝트는 배우로서 자부심을 갖게 해준 작품"이라고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영화와 드라마의 장점만 모아 방대한 서사를 양질로 담아내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참 감사했어요. 특히 생사(좀비) 역에 참여해주신 배우분들의 공이 가장 크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해외 팬분들이 조선의 '갓'에 열광하시는 것이 인상적이었고요."

'극한직업'의 유쾌한 고반장에서 조학주로 단숨에 돌아올 수 있었던 비법으로 "흡입력 있는 대본"으로 꼽은 류승룡은 앞으로 이어질 시즌3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생사초'에 주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생사초가 지닌 비밀이 무궁무진 할 것 같아요. 작가님은 시청자들에게 보석함을 열어보듯 생사초의 비밀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를 주실 것 같고요. 조학주 뒤를 잇는 빌런의 활약도 너무 기대가 됩니다."

김성규 "'킹덤'의 매력은 한국적인 맛"
'킹덤2' 김선규/사진=넷플릭스
'킹덤2' 김선규/사진=넷플릭스
사연이 담긴 눈빛에 백발백중 사격 실력으로 활약했던 영신 역의 김성규는 '킹덤'의 매력으로 '한국적인 멋'을 꼽았다.

"다른 나라 분들에겐 한국이라는 배경은 생소할 수 있는데,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엔 또 공감이 되니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거 같아요. 작가님의 힘이 크시죠. 배우가 보이는 것도 좋은 이야기 안에서 펼쳐지는 거니까. 그리고 그걸 영상으로 만들고 연출하는 감독님의 힘도 있었고요."

시즌1에서는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헷갈리던 영신은 시즌2에서 완벽하게 이창의 오른팔로 등극했다. 특히 이창과 범팔(전석호)을 오가며 영신이 선보인 브로맨스는 '킹덤2'의 긴장감을 쥐락펴락하며 극의 몰입도록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영신의 활약과 더불어 김은희 작가도 "시즌3에서는 영신의 비중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성규는 "영신이 아닌 작품 전체를 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의 만족감이 커요. 대본을 처음 봤을 때엔 영신이란 캐릭터의 비중을 늘려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었고, 했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속도감이나 리듬이 나올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작가님께서 저를 떠나서 영신이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 부분을 전하신 거 같아요. 저 역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요."

김혜준 "중전의 죽음, 가장 적절하고 강렬했어요."
'킹덤2' 김혜준/사진=넷플릭스
'킹덤2' 김혜준/사진=넷플릭스
시즌1에서 '민폐'라며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김혜준은 시즌2에서 놀라울 정도로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시즌2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했다고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악역임에도 불구, 아버지와 오빠에 대항해 주체적으로 극을 이끄는 모습으로 "가장 세련된 여성 캐릭터"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김혜준은 "'킹덤2'에 영혼을 갈아 넣었다"면서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특히 중전의 퇴장에 대해선 "가장 적절한 시기, 가장 강렬한 죽음이었다"고 평했다.

"제가 출연한 걸 떠나서 제 스스로가 '킹덤'의 팬이기도 해요. 무서운 걸 보지 못하는 편인데, '킹덤' 시리즈를 보면서 지금껏 보지 못한 속도감과 화려한 액션, 탄탄한 관계성과 서사에 빠져들었어요.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봤어요. 시즌2에 전지현 선배, 안재홍 선배, 김강훈 배우 등이 등장을 했는데요. 이분들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풀어갈 지 궁금해요."

'킹덤' 시리즈가 나오기까지 함께 고생한 선배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특히 연기력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시절 "선배들이 저를 잘 잡아줬다"고 말했다.

"어린 신인배우로 보는 게 아니라 동료로서 하나의 작품을 함께 만드는 사람으로 인정해주고,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줬어요. 저에 대한 평가를 다른 분들도 다 신경쓰고 계셨나 봐요. '괜찮다'면서 '다 해보라'고 같은 장면도 여러 번 촬영을 하면서 도전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어요."

김소연 기자 kims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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