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고인이 된 할리우드 배우 커크 더글러스.
고인이 된 할리우드 배우 커크 더글러스.
할리우드 배우 커크 더글러스가 미국 현지시간으로 5일 별세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고인의 아들이자 할리우드 스타인 마이클 더글러스(76)는 이날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부친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사인은 전해지지 않았다.

마이클 더글러스는 아버지에 대해 “영화의 황금기를 경험하고 인생의 황금기까지 보낸 배우이자 정의와 자신이 믿었던 대의에 헌신해 모두가 우러러볼 기준을 세운 박애주의자”라고 추모했다. 이어 “커크는 좋은 인생을 살았고, 영화계에 많은 후세대로도 지속할 유산을 남겼으며, 지구 평화를 이룩하고 대중을 지원하려고 노력한 자선가로서의 역사도 남겼다”고 애도했다.

1916년 미국 뉴욕에서 러시아 유대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더글러스는 ‘아메리칸 드림’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드라마 예술아카데미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1946년 영화 ‘마사 아이버스의 위험한 사랑’으로 데뷔했다.

1949년 영화 ‘챔피언’으로 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후 영화 ‘열정의 랩소디’ ‘해저 2만리’ ‘OK 목장의 결투’ ‘스파르타쿠스’ 등에 출연하며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았다.

할리우드 배우 커크 더글러스의 젊은 시절 모습.
할리우드 배우 커크 더글러스의 젊은 시절 모습.
약 70년간 활동하며 9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한 더글러스는 1991년 미국영화연구소(AFI)에서, 1999년 미국영화배우조합(SAG)에서 각각 평생 공로상을 수상했다. 1996년에는 아들 마이클이 시상자로 나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명예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1950년대 미국에서 매카시즘 광풍이 불 때 공산주의와 연루된 의혹으로 할리우드에서 배척된 영화인들이 일터로 복귀하는 데 공헌했고, 세계 분쟁 지역에 학교와 공원을 세우는 등 자선활동도 펼쳤다.

1991년 헬기 사고로 척추수술을 받았고, 1995년 뇌졸중에 걸린 이후에는 언어장애를 앓았지만 장수했다.

1943년 배우 다이애나 웹스터와 결혼했다가 1951년 이혼했다. 1954년에는 3살 연하의 앤 바이든스와 결혼해 60년 넘게 해로했다. 며느리는 할리우드 스타인 캐서린 제타 존스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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