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11│[미리보기] 폐막작 <내 어머니의 연대기>,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1101310540823448_1.jpg)
브리핑: 이가미 코사쿠(아쿠쇼 코지)는 성공한 작가다. “가족을 위해 소설가가 되었으니 소설에 가족을 등장시켜도 된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셋째 딸 코토코(미야자키 아오이)는 반발심을 갖고 있다. 어느 날 시골에 살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키키 키린)에게 치매가 찾아온다. 혼자 남은 어머니를 잘 보살피고 싶지만 사실 코사쿠의 마음 깊은 곳에는 어린 시절 자신을 할아버지의 애첩에게 보낸 어머니에 대한 원망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코사쿠는 코토코와의 갈등을 통해 자신이 어머니에 대해 갖고 있는 복잡한 감정과 마주한다. 그 과정에서 어머니는 점점 기억을 잃어가고, 반면 코사쿠는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린다. 밤마다 집을 헤매며 무언가를 찾는 어머니를 보며 결국 코사쿠는 그녀가 자신을 할머니에게 보낸 진짜 이유를 알게 된다.
관람 포인트: 일본의 저명한 작가 고(故) 이노우에 야스시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했다. 야쿠쇼 코지와 키키 키린이라는, 일본 영화의 산 증인이자 일본 영화 그 자체인 배우들이 함께 했다. 감독 스스로 영화의 주역 중 하나라고 밝힌 영화 속 집은 실제 이노우에 야스시의 집을 촬영했는데, 집을 비롯하여 1960년대 일본의 풍경을 담담하게 포착한 화면과 정서는 오즈 야스지로로 대표되는 정통 일본 영화의 감성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킨다.
영화관을 나서며 어머니에게 전화 걸 확률 지수 ★★★★
부모는 자식을 키우지만 다 알 수 없고, 자식은 부모를 보며 자라지만 다 이해할 수 없다. 어린 시절의 사소한 오해는 세월을 거치며 커다란 상처가 되어 가슴 속에 자리 잡고, 어른이 되었기에 그 원망은 더욱 드러내 말 할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가고 어머니와 자식은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전화기를 들자. 우리 모두에겐 어머니와 나눠야 할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글. 부산=김희주 기자 fif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