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대박날 것 같다”" />
박희본: 어젯밤에 도착했는데 빡빡한 일정 때문에 다른 영화를 못볼 것 같아 너무 아쉽다. 대신 점심 때 (김)꽃비 씨랑 맛있는 냉면을 먹었다. (웃음) 작년에 왔을 때는 해운대를 혼자 막 거닐고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에서 홍어 드시던 분 아니세요? 홍어 진짜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보셔서 그냥 “아…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먹긴 하지만, 사실 그 정도로 마니아는 아닌데. (웃음)
더빙은 어떻게 하게 됐나.
박희본: 내가 출연한 이 개막작이었던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에 참석했을 때, 조영각 책임 프로듀서님과 인연이 닿아서 하게 됐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당연히 여자고등학생들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연상호 감독님이 중학생 남자아이라고 하셔서 “제 목소리가 이렇게 높은데 괜찮을까요?”라고 걱정을 많이 했다.
“너무 센 작품? 재밌기만 하다” 은 대박날 것 같다”" />
연상호 감독은 왜 본인을 캐스팅했다고 하던가.
박희본: 자세한 건 기억이 안 나는데 (웃음) 감독님께서 “희본 씨는 경민이라는 캐릭터에 딱이야!”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경민이 순수하고 여리기만 한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어리바리하기도 하고 박쥐같이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좀… (웃음)
종석과 경민은 소위 ‘잘 나가는 애들’에게 시달리지만 반항하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잔인한 복수를 꿈꾼다. 디테일한 감정표현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힘든 점은 없었나.
박희본: 경민은 아이들 중에서 가장 순진한 아이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았다. 그렇다고 내가 순진하다는 건 아니지만. (웃음) 특별히 힘들었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신나는 작업을 했다는 느낌? 딱히 활발하게 활동한 건 아니고 부스 안에서 녹음하면서 감독님이랑 이야기한 정도지만, 뭔가 역동적인 일을 한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녹음할 때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나.
박희본: 연상호 감독님이 가이드 녹음을 해놓으신 게 있었다. 종석이 누나가 부모님께 게스 청바지를 사달라고 하는 장면이었는데, 감독님이 목소리를 바꿔가면서 종석이 엄마, 아빠, 누나, 종석이 이렇게 네 가족을 다 녹음하신 거다. 여자애 목소리로 “엄마, 나 게스 바지 하나만 사줘” 하셨다가 다시 아줌마 목소리로 “야, 이 계집애야!” 이렇게. (웃음) 남자분인데 여자목소리를 내시니까 엄청 웃겼다. 그래서 “아, 이거 도저히 감정이입이 안 돼요. (감독님 목소리) 뮤트 시키고 그냥 할게요”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한테도 들려주고 싶은데 다 지우셨으려나? (웃음)
작업할 때 분위기가 좋았나 보다.
박희본: 일단 감독님이 굉장히 재미있으신 분이다. 어제 부산에 도착해서 밤에 같이 술을 마셨는데, 신경정신과 이야기 같은 것도 막 재미있게 해주셔서 엄청 즐거웠다. 그리고 꽃비 씨는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람이다. 나는 생각하는 게 이만~큼인 반면 실제로는 게을러서 요만큼 밖에 못하는데, 꽃비 씨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을 다 해낸다. 음, 양익준 감독님과 오정세 선배님은 아직 한 번도 실제로 뵌 적이 없어서… (웃음)
관객들이 을 낯설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부담감은 없나.
박희본: 작품을 할 때는 ‘이게 얼마나 인기를 끌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은 하지 않고, 연기하는 데만 집중한다.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 그런데 은 대박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웃음) 지금까지 잔혹 스릴러 애니메이션이라는 게 거의 없었으니까, 이 작품이 선구자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내용 자체가 무거워서인지 인터뷰 때마다 많은 분들이 “너무 센 작품 아닌가요?”라고 하시는데, 나는 전혀 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게 뭐가 세? 재미있기만 한데?’ 그런 느낌. 이토 준지 만화를 좋아해서 그런가? (웃음)
글. 부산=황효진 기자 seventeen@
사진. 부산=채기원 기자
‘잔혹 스릴러’ 애니메이션.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된 연상호 감독의 이 표방하는 장르다. 중학교 동창인 두 남자, 정종석과 황경민이 떠올리는 끔찍했던 학창시절의 기억. 깜짝 놀랄 정도로 잔인한 몇몇 장면들과 작품 전반에 흐르는 음습한 기운은 보는 이를 충분히 오싹하게 만들고, 나아가 국내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한다. 성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그 때의 악몽에 시달리는 종석과 경민은 양익준 감독과 배우 오정세, 거칠고 불안하며 잔인하기까지 했던 중학교 시절의 그들은 김꽃비와 박희본의 목소리로 표현됐다. 이들 중 가장 큰 변신을 보여주는 건 영화 , 등을 통해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역할을 주로 맡아왔던 박희본이다. 자연스레 형성되는 남자아이들의 먹이사슬에서 “가장 연약한” 경민의 목소리가 되어 준 그녀를 만났다.지난해 윤성호 감독의 에 이은 두 번째 BIFF 방문인데, 소감이 어떤가.
박희본: 어젯밤에 도착했는데 빡빡한 일정 때문에 다른 영화를 못볼 것 같아 너무 아쉽다. 대신 점심 때 (김)꽃비 씨랑 맛있는 냉면을 먹었다. (웃음) 작년에 왔을 때는 해운대를 혼자 막 거닐고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에서 홍어 드시던 분 아니세요? 홍어 진짜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보셔서 그냥 “아…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먹긴 하지만, 사실 그 정도로 마니아는 아닌데. (웃음)
더빙은 어떻게 하게 됐나.
박희본: 내가 출연한 이 개막작이었던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에 참석했을 때, 조영각 책임 프로듀서님과 인연이 닿아서 하게 됐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당연히 여자고등학생들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연상호 감독님이 중학생 남자아이라고 하셔서 “제 목소리가 이렇게 높은데 괜찮을까요?”라고 걱정을 많이 했다.
“너무 센 작품? 재밌기만 하다” 은 대박날 것 같다”" />
연상호 감독은 왜 본인을 캐스팅했다고 하던가.
박희본: 자세한 건 기억이 안 나는데 (웃음) 감독님께서 “희본 씨는 경민이라는 캐릭터에 딱이야!”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경민이 순수하고 여리기만 한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어리바리하기도 하고 박쥐같이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좀… (웃음)
종석과 경민은 소위 ‘잘 나가는 애들’에게 시달리지만 반항하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잔인한 복수를 꿈꾼다. 디테일한 감정표현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힘든 점은 없었나.
박희본: 경민은 아이들 중에서 가장 순진한 아이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았다. 그렇다고 내가 순진하다는 건 아니지만. (웃음) 특별히 힘들었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신나는 작업을 했다는 느낌? 딱히 활발하게 활동한 건 아니고 부스 안에서 녹음하면서 감독님이랑 이야기한 정도지만, 뭔가 역동적인 일을 한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녹음할 때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나.
박희본: 연상호 감독님이 가이드 녹음을 해놓으신 게 있었다. 종석이 누나가 부모님께 게스 청바지를 사달라고 하는 장면이었는데, 감독님이 목소리를 바꿔가면서 종석이 엄마, 아빠, 누나, 종석이 이렇게 네 가족을 다 녹음하신 거다. 여자애 목소리로 “엄마, 나 게스 바지 하나만 사줘” 하셨다가 다시 아줌마 목소리로 “야, 이 계집애야!” 이렇게. (웃음) 남자분인데 여자목소리를 내시니까 엄청 웃겼다. 그래서 “아, 이거 도저히 감정이입이 안 돼요. (감독님 목소리) 뮤트 시키고 그냥 할게요”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한테도 들려주고 싶은데 다 지우셨으려나? (웃음)
작업할 때 분위기가 좋았나 보다.
박희본: 일단 감독님이 굉장히 재미있으신 분이다. 어제 부산에 도착해서 밤에 같이 술을 마셨는데, 신경정신과 이야기 같은 것도 막 재미있게 해주셔서 엄청 즐거웠다. 그리고 꽃비 씨는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람이다. 나는 생각하는 게 이만~큼인 반면 실제로는 게을러서 요만큼 밖에 못하는데, 꽃비 씨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을 다 해낸다. 음, 양익준 감독님과 오정세 선배님은 아직 한 번도 실제로 뵌 적이 없어서… (웃음)
관객들이 을 낯설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부담감은 없나.
박희본: 작품을 할 때는 ‘이게 얼마나 인기를 끌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은 하지 않고, 연기하는 데만 집중한다.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 그런데 은 대박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웃음) 지금까지 잔혹 스릴러 애니메이션이라는 게 거의 없었으니까, 이 작품이 선구자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내용 자체가 무거워서인지 인터뷰 때마다 많은 분들이 “너무 센 작품 아닌가요?”라고 하시는데, 나는 전혀 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게 뭐가 세? 재미있기만 한데?’ 그런 느낌. 이토 준지 만화를 좋아해서 그런가? (웃음)
글. 부산=황효진 기자 seventeen@
사진. 부산=채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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